자유한국당 중심 '야권연대' 성사될 수 있나

남궁소정 / 2019-09-13 13:51:18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야권 연대 탄력 붙을까
황교안 '조국 파면 국민연대' 결성 제안…손학규는 거부
"새로운 우파 빅텐트 구성" vs "탄핵 입장 정리 먼저"

자유한국당이 보수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7개월 앞두고 '보수분열은 총선 필패'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당 연찬회는 물론 장외집회에서까지 '보수 통합'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0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차례로 방문해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 결성을 제안했다. 문제는 방법이다. 통합의 범위와 방향, 주체를 놓고 당 지도부는 물론 당 내부에서 각기 다른 통합론이 빗발친다. 통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있다. 향후 보수통합을 둘러싼 해법은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관련 회동을 마친 뒤 헤어지고 있다. [뉴시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황교안 당 대표는 취임 일성부터 보수 대통합을 말했다. 그는 2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총선 시간표가 다가올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통합을 외치고 있다. 8월 14일 대국민 담화는 물론, 24일 광화문 집회, 27일~28일 연찬회에서 "우리당이 중심이 돼 우파대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무조건 총선 전에 (통합을) 해야 한다. 통합을 안하면 범 진보가 200석 이상을 가져간다. 총선에서 지면 대선은 없다"면서 "11월이 데드라인이다"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을 비판하면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를 방문해 조 장관 파면을 위한 국민연대를 결성하자고 제안했다.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함께 힘을 모아 현 정권의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다. 나아가 '反문재인, 反조국'을 기치로 한 보수 대통합을 통해 내년 총선 승리를 이루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이 보수통합을 이토록 강조하는 이유는 1987년 이후 선거역사가 보여 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경험 때문이다. 가령 1990년 3당 합당을 통합 보수대연합은 보수 입장에서 보면 정권재창출과 14, 15대 총선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경험이다. 또 이명박·박근혜가 극심한 당내 갈등에도 끝내 한 배를 탔던 2007년과 2012년의 두 차례 대선도 통합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문제는 한국당의 통합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11일 황 대표의 '국민연대'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손 대표는 "혹자는 조국 사태를 이유로 정권 퇴진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하고 대통령 탄핵까지도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사태와 같은 이유로 이미 국민의 심판을 받은 세력이 문재인 정권을 단죄한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정동영 대표도 당 회의에서 조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정한 만큼 공조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한국당 내 통합 논의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차로 제각기 다른 각도로 표출하고 있는 모양새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통합방법론은 가지각색…해결책은 요원


먼저 지도부들 사이에서 통합에 관한 시각차가 존재한다. 황교안 대표는 그간 모든 보수 세력이 합심해 반문재인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 황 대표는 한 토론회에서 "보수가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합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 원인은 분열된 자유우파 세력이 각자의 리더십을 내려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한국당 내 친박·비박계와 같이 갈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유승민계와 우리공화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나경원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발언에 공감대를 나타내면서도 우리공화당보다는 중도개혁 세력과 우선 통합하자는 쪽에 가깝다. 중도층 포섭을 위해선 개혁 보수로의 외연 확장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이 우선', '유승민 의원과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장제원 의원은 "당이 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제시한 '용기 있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진태 의원은 "당내 의견이 전혀 모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 의견을 던지는 건 도움이 안된다"고 반발했다.

당 내에선 이렇게 제각기로 분출되는 통합 논의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정진석 의원은 "황 대표 자신이 통합 논의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황 대표에게 그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래 한국당 출신으로 현재는 무소속인 원희룡 지사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야권 통합을 주도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빅텐드 상층부 교체" "vs "탄핵 입장 정리부터"

보수 정치권 전반에선 진정한 보수통합을 위해서는 황교안 대표가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확실한 통합의 명분이 부재한 상황에서 황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경쟁의 울타리를 열어야 통합이 진척이 있을 거란 조언이다. 실제로 황 대표는 광화문 장외집회에서 "우파 통합을 위해 저를 내려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형준 명지대 교수(교양인문학부)는 본지에 "어떤 기득권을 내려 놓겠다는 것인지 모호하다"며 "말로만 통합이지 실천하는 통합이 안 되고 있다"고 꼬집어 말했다. 그는 "대통합 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특정한 정당, 특정한 후보 중심의 통합은 안 된다는 것"이라며 "빅텐트를 만들고 빅텐트를 움직이는 사람은 기존 정당과는 상관없는 보수 원로 등으로 빅텐트 상층부를 구성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성수 한양대 교수(정치학)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당 중심의 빅텐트는 부정적인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보수연대의 개념으로 조합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총선만 겨냥한 정략적 통합은 민심을 설득할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정치학)는 <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통합에는 최소한의 명분과 당위가 있어야 한다"며 "박근혜 탄핵에 대해 책임지는 얘기를 안한다면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 이는 보수통합이 아닌 수구통합이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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