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반문연대'로 단일대오 가능할까?

임혜련 / 2019-01-02 11:51:12
문재인 국정지지율 '데드 크로스' 기록한 지금이 보수 대통합의 적기
'반문연대' 이상의 가치와 방향성 없어 '통합전대'와 '단일대오' 회의적

자유한국당에선 올해 2월 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협위원장 교체 등 인적쇄신을 단행하면서 '보수대통합'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보수 진영에는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막고 다가올 총선에 대비해 보수 단일대오를 이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이언주 의원)도 공개적으로 "반문연대의 깃발을 들고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 입당한 이학재 의원이 이방 전인 지난해 12월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간담회를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범보수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네트워크 형성이 보수 정치권 인재영입 협력 강화로 비칠 수 있는데, '통합 보수 네트워크’의 중심에 한국당이 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이 범보수 진영의 재건을 이끌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당 중심의 네트워크라는 '느슨한 그물'에는 태극기부대도 포함된다.


지난해 12월 11일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나경원-김학용 의원도 '보수 통합'을 내세웠다. 신임 원내사령탑 나경원 의원의 일성은 "계파 종식을 통한 당내 통합을 이뤄야 보수 대통합을 말할 수 있고, 보수가 함께해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 거였다. '계파 종식→보수 대통합→총선 승리'라는 시간표이다.

"보수잠룡, 한국당으로 헤쳐모여"

네트워크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보수 재건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수시로 비공개 모임을 갖고 야권 연대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연결망이 탄탄한 보수 잠룡들이 최우선 영입 대상이다. 


김 위원장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같은 잠룡들에게 연달아 러브콜을 보내며 통합에 시동을 걸었다. 아직은 '반타작'에 머물고 있다. 원 지사는 김 위원장의 영입 제안을 고사했지만, 오 전 서울시장은 탈당 1년 10개월 만에 한국당으로 전격 복당했다.

 

▲ 지난해 12월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위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오세훈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오 전 시장은 복당 기자회견에서 "미력이나마 보수 단일대오 형성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다시 입당하게 됐다”며 "보수의 가치와 보수우파의 이념과 철학에 동의하는 모든 정파가 모여 치르는 통합전대가 되면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고 보수의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나아가 "자유시장경제 가치에 동의하는 보수우파 사람들은 용광로같이 어우러져 미래를 준비했으면 좋겠다. 가급적이면 모두 다 문호를 개방해서 단일대오를 형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가야 한다는 데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와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의 공개 구애를 받는 황교안 전 총리는 몸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황 전 총리는 UPI뉴스-리서치뷰 등 몇몇 여론조사에서 차기 범보수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차지한 만큼 보수의 구심점으로 당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황 전 총리가 입당을 결심하고 내년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면 보수의 중심 인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는 오 전 시장이 한국당에 입당한 바로 다음날, 서울대 특강에서 오 전 시장과 함께 할거냐는 질문에 "나라 발전을 위해 자유우파가 힘을 합치는 게 중요하다"며 보수통합의 필요성에 공감을 보였다.  

 

▲ 상승세를 탄 한국당 지지율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매주 최저치를 경신하며 '데드크로스'를 찍은 상황에서 보수 통합을 시도할 적기이기도 하다. [리얼미터]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이른바 ’데드 크로스'를 기록하며 43%대까지 하락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율 격차가 10%대로 좁혀진 것도 보수 대통합에 고무적이다. ([표] 참조).

"바른미래당 영입···보수의 외연 확장"

보수 대통합의 최종 관문은 바른미래당, 엄밀히 말하면 국민의당과 합당 이전의 ’바른정당'과의 ’통합 전대'다. 바른미래당은 지난해 10월 한국당의 당 대 당 통합 제의를 뿌리쳤다. 하지만 한국당은 올해 2월 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모든 보수세력을 아우르는 '통합 전대'로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바른미래당의 이학재 의원이 한국당으로 합류하며 야권연대에 다시 관심이 쏠렸다. 이 의원은 복당 기자회견에서 "2년여 동안 당을 떠나 무너진 보수를 되살리고자 했지만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봤듯 국민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한국당에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이 의원의 복당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 의원의 합류는 새로운 통합"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바른미래당 내부에 '연쇄 탈당설'이 도는 가운데 "새 인물을 영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당에 있는 분을 받아들이는 것 또한 통합의 길로 가는 길"이라며 노골적으로 복당 환영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반문연대라는 통합의 문을 활짝 여는 것부터가 시작"이라며 반겼다. 이 의원이 첫 탈당의 물꼬를 틈에 따라 이혜훈·이언주·지상욱 의원 등 당과 불협화음을 내던 바른미래당 현역의원과 원외인사의 추가 탈당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1월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경제성장과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당내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지난해 11월 28일 이화여대 강연에서 "한국의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느냐를 저에게 주어진 정치적 소명이라 생각한다. 그걸 위해선 어떤 희생이든 하겠다"고 밝혔다.

"반문연대 앞세운 통합 경계해야··· 대안 제시할 세력이 필요"

하지만 보수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데는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한국당은 보수 가치를 재정립하고 통합을 위한 정체성을 내세우기보다는 '문재인 때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보수 가치와 방향을 설정하지 못한 채 '반문재인 연대'로만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승민 전 대표는 반문연대에 대해 "야당이 힘을 합치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겠지만 반문이 보수의 목표가 될 순 없다"며 "반문보다 훨씬 중요한 보수의 비전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반문재인' 구호 일색인 한국당 내부에서도 불협화음이 나온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계파 갈등을 없애겠다고 선언했지만 비박계와 친박계의 갈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비박계와 친박계·잔류파는 극우로 분류되는 '태극기 부대'의 영입, 박근혜 탄핵 책임론 등을 두고 내홍을 겪었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의원들이 사과해야 한다며 '탄핵백서'까지 거론했다. 친박계인 김태흠, 홍문종 의원은 이학재 의원이 복당하자 당에 침을 뱉고 나갔던 사람이 사과 없이 돌아왔다며 불편한 심경을 보이기도 했다. 당내에서 '도로 친박당', '도로 새누리당'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2018년 12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정책위회의실에서 열린 초선의원-원내대표 후보 모임에 참석한 유기준 후보가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

 

이를테면 한국당 4선 중진의원인 유기준 의원은 보수대통합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이다. 유 의원은 "정부와 여당의 실정을 바로잡고 견제하며 자유 대한민국의 가치에 맞게 경제와 안보를 되살릴 수 있는 세력이 등장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는 명분이 약하며 지향하는 방향과 노선, 그리고 목표가 다른 때는 힘을 발휘할 수 없다”면서 "작금의 위기를 타개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세력들이 보수의 가치를 공유하며 대통합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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