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에 한동훈 "금투세 폐지 초당적 논의"…이재명 대응은

박지은 / 2024-08-06 15:50:04
당정, 대야 압박 강화…韓 "李도 유연한 입장" 공식제안
"금투세 강행은 퍼펙트스톰 자초"…추경호 "당장 협상"
李 "주식 과세에 많은 분들 저항"…협상 가능성 열어놔
폐지 반대 진경준에 개미들 항의…민주 정리안돼 어정쩡

미국발(發) 경기 침체 공포로 전 세계 증시가 요동치는 사태가 터지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폐지 문제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한국 증시는 지난 5일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며 최악의 '블랙 먼데이'를 보냈다. 폭락 장세는 6일 하루 만에 진정됐으나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았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5000만 원 이상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소득의 20%(3억 원 이상 25%)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지만 정부·여당은 금투세 폐지 방침을 고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정대로 시행해야한다는 입장이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UPI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야당에 폐지 수용을 압박하며 대야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투세가 시장 불안정성을 부채질하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해 증시는 물론 국내 금융시장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게 폐지론 논리다.
 

한동훈 대표가 전면에 나섰다. 한 대표는 이날 당정회의에서 "세계 증시가 여러 가지로 불안한 상황으로 가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대한민국만 큰 주가 하락의 모멘텀이 되는 금투세를 유지하고 결국 강행한다면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러 우리가 퍼펙트스톰을 만들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여기(금투세)에 대해 다소 유연한 입장 밝히신 걸로 안다"며 "이런 상황을 감안해 우리가 타이밍 놓치지 않도록 금투세와 관련해 전향적인 초당적 논의를 하자고 공식 제안을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금투세 강행은 우리 스스로 퍼펙트스톰을 만드는 것"이라며 초당적 논의를 거듭 주문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금투세는 그냥 두면 5개월 뒤부터 시행되고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금투세 폐지 논의는 더 지체할 수 없다"며 "여야가 지금 당장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정부도 이날 당정협회의에서 '금투세 폐지가 당면 과제'라며 여당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금투세 시행이 대세이나 '일극'인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의견을 달리해 변수로 꼽힌다. 이 후보는 당대표 연임에 도전하며 '세금 완화' 필요성을 적극 부각했다. 금투세에 대해선 유예·완화를 주장했다. 

 

그는 이날 SBS 주관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좁게 보면 세금을 많이 걷는 게 국가 복지 정책 유지 운영에 더 도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지금 주식 시장이 폭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은 꿈을 먹고 사는데 5000만 원까지 과세하는 문제(금투세)에 대해 많은 분들이 저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집 한 채 가진 사람들의 조세 저항을 공연히 부추길 필요는 없다. 조세는 국가의 부담을 개인에게 부과시키는 것이지 징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함께 금투세 완화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읽힌다. 당대표 연임이 유력한 만큼 향후 여당과의 금투세 협의 가능성을 열어둔 걸로도 받아들여진다.

 

이 후보는 지난달 25일 TV 토론회에선 "(금융 투자로) 5년간 5억원 정도를 버는 것에 대해서는 세금 면제를 해줘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당 정책 파트를 총괄하는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폐지 반대를 줄곧 천명해왔다. 지난달 26일 MBC라디오에선 "이미 3년 전 입법이 돼서 한 번 유예까지 된 것인데,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유예론에 대해선 "이재명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우리 증시가 전날 파랗게 질리자 진 의장은 개미 투자자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이날 진 의장 블로그엔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금투세 폐지하라. 국민들이 준 표를 받고 왜 마음대로 하느냐", "금투세 폐지 안하면 민주당 지지철회하겠다"는 항의와 반발이 주를 이뤘다. 민주당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정부가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으나 금투세 폐지에 대해선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진행중인 상황이라 '교통정리'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진 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이런 비상시국에도 휴가를 떠났다"며 "1400만 개미 투자자들이 위급할 때 대통령이 대체 어디에 있나"라고 따졌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역대 여섯번째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주식시장이 패닉에 빠졌고 민생경제도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했다"며 정부 책임론을 부각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정부여당이 수용을 압박한 금투세 폐지에 대해선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세청 출신 임광현 의원 주관하는 7일 금투세 관련 토론회를 전격 취소했다. 증시 폭락 사태로 성난 개미 투자자들과 예민해진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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