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인요한·김민전 불러 8일 만찬…친한계 모두 불참
韓 "모르는 내용" 불쾌한 반응…대통령실 "만남 자주"
尹 '선택적 소통', 오판 불러…"속좁은 정치 안돼" 경고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민의힘 일부 최고위원과 수도권 중진 의원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초청해 비공개 만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한동훈 대표와 친한계 김종혁·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 모두 참석하지 못했다. 김 최고위원은 9일 MBC라디오에서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비공개로 했는데 바로 아침에 (보도가) 나오는 것도 참 특이하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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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 언론사 행사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만찬에는 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 윤상현 의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김 최고위원은 친윤계다. 윤 의원은 당대표를 뽑는 7·23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에게 날을 세운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 대표 등 여당 신임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을 할 예정이었지만 추석 이후로 미뤘다. 대통령실은 '민생 우선'을 이유로 들었으나 한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대통령실에 건의한 당정 갈등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당시 대통령실이 한 대표가 아닌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먼저 만찬 연기를 통보했다는 '패싱' 논란도 불거졌다.
전날 만찬은 윤 대통령이 친윤계는 부르고 친한계를 배제한 모양새여서 '당정 갈등 원인설'을 뒷받침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의대 증원 문제와 의정 갈등, 지역 민심 동향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이날 지구당 부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만찬에 대해 "모르는 내용이라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이어 '대표 패싱 논란이 있다', '대통령 초청 신임 지도부 만찬 일정은 잡혔느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불쾌감이 담긴 반응으로 읽힌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한 대표를 안 불렀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조금 삐딱하게 본다면 추석 이전에 하는 걸 추석 이후로 옮겨 놓고서 추석 이전에 그러면 왜 하는 것이냐는 식으로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그러나 "대통령과 정치인, 단체장들과의 만남은 그동안에도 자주 이뤄져 왔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치권에선 "싫으면 안본다"는 윤 대통령 스타일이 제 발등을 찍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자기 마음에 안 드는 걸 보고하거나 쓴소리하는 사람들에게 대놓고 싫은 티를 낸다"며 "심하면 격노하고 다시는 만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시해 수석, 비서관 상당수가 '심기보필'에 주력한다고 들었다"며 "찍히면 그날로 아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언하는 참모는 버티기 힘든 게 대통령실 분위기"라고 개탄했다.
추석 의료 대란 경고에도 윤 대통령이 '마이웨이'를 고수하는데는 참모진 책임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개원식 불참 1호 대통령' 불명예를 기록한 것도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 스타일에 대해선 최근 경고의 목소리가 잇달았다. 보수 우파 논객인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 5일 YTN라디오에서 "대통령 문제점은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보수 언론조차 '밴댕이 정치한다' 즉, 속 좁은 정치를 한다고 비판하고 야당은 '벌거벗은 임금님' 소리까지 했다"면서다.
전 변호사는 "한동훈의 말을, 이재명의 말을 들으라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보통 사람들의 생각에 왜 귀를 열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제일 미워하는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한동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CBS라디오에선 윤 대통령 만찬 연기에 대해 "윤 대통령은 '기분 나쁘니까 너 하고 밥 안 먹어'한 것과 같다. 이런 밴댕이 정치가 이 나라를 이렇게 만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의 '선택적 소통'은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 인식을 자초한다는 비판이 적잖다. 객관적 여론과 밑바닥 민심을 멀리해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추후에도 오판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지지율)가 몇달째 저조한 것은 그 결과물로 여겨진다. 부정 평가는 70%가까이 달해 윤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광범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9.9%로 나타났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0.3%포인트(p) 올라 하락세는 멈췄으나 20%대는 2주 연속 이어졌다. 부정평가는 66.1%였다.
리얼미터 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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