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편은 지키고 아니면 버린다"…李대통령도 '코드 인사'?

장한별 기자 / 2025-07-22 15:20:55
강준욱 비서관, '계엄옹호' 논란 이틀 만에 자진사퇴
오광수·이진숙 이어 낙마 세번째…공통점은 '비진보'
강선우는 임명수순…24일까지 청문보고서 재송부요청
"문제 생기면 구제 기준은 '코드'…李도 유혹 빠질 듯"

대통령실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이 22일 자진 사퇴했다. 지난 20일 언론 보도를 통해 '비상계엄 옹호' 논란 등이 불거진 지 이틀만이다. 인사권자가 속전속결로 손절한 모양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통합비서관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도 넓게 포용하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따라 보수계 인사의 추천을 거쳐 임명했지만 국민주권정부의 국정 철학과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강 비서관은 자진 사퇴를 통해 자신의 과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국민께 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은 수용했다"고 전했다.


강 비서관은 동국대 교수로 재직하던 지난 3월 펴낸 '야만의 민주주의'라는 책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두둔하고 내란 규정은 '여론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관련 내용이 알려지자 입장문을 내고 "계엄으로 고통을 겪으신 국민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SNS 등에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옹호한 사실 등이 추가로 드러나며 여권 내부에서도 사퇴 요구가 잇달았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박찬대 의원도 이날 앞다퉈 사퇴를 촉구했다. 강 비서관 사퇴로 이재명 정부의 고위직 인사에서 낙마한 사례는 총 3건으로 늘었다. 

 

첫 번째는 오광수 전 민정수석이었다. 부동산 차명관리 문제가 터져 임명된 지 일주일 만에 사퇴했다. 오 전 수석은 주류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검사장까지 지내 임명 직후부터 여권 내부 반발이 거셌다. 민주당 강경파들은 오 전 수석의 검찰개혁 의지를 불신하며 사실상 낙마를 압박했다.

 

두 번째는 이 대통령이 지난 20일 지명을 철회한 이진숙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다. 이 전 후보자는 충남대 교수 시절 제자 논문 표절 의혹 등에 휩싸여 지명된 지 22일 만에 도중하차했다.

 

그는 '보좌관 갑질 의혹' 등을 받고 있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야당의 사퇴 타깃 2인방으로 꼽혔다. 하지만 강 후보자와 달리 구제받지 못했다.

 

낙마 3인의 공통점은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적극 도운 '개국공신'이거나 장시간 호흡을 맞춰온 친명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강성 지지층과 인식을 공유하는 진보 진영 출신들도 아니다. 그런 만큼 이 대통령의 '실용노선'과 외연확장을 위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강 비서관은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인사인 셈이다. 이 전 후보자 지명에는 비이념적·충청권 인사에 대한 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진영 논리로 봤을 때는 강 후보자가 공신, 친명으로 진짜 '내편'"이라며 "낙마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생겼을 때 구제 기준은 '코드'가 된다"며 "이 대통령도 '코드 인사' 유혹에 빠져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통합'을 명분으로 보수 인사도 발탁했으나 "내편은 지키고 아니면 버린다"는 쪽으로 스타일이 굳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 대변인은 잇단 낙마에도 "인사검증 시스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강 후보자 등 장관 후보자 4명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오는 24일까지 재송부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 여성계와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진보 세력도 강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데 이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가 기간 내 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대통령은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민주당은 강 후보자 엄호를 이어갔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CBS라디오에서 "일반적인 직장 내 갑질과 동지적 관점, 식구 같은 개념도 있는 보좌진과 의원 관계에 있어 갑질은 성격이 좀 다르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정신 빠진 소리"(주진우 의원), "2차 가해"(박민영 대변인)라고 질타했다. 민주당에서도 "노동 감수성을 강조해 온 우리 민주당에 걸맞지 않는다"(이소영 의원)는 비판이 나왔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한별 기자

장한별 / 편집부 기자

감동을 주는 뉴스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