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의원직 전격 사퇴…'쇄신 실종' 국힘 변화 계기될까

장한별 기자 / 2025-12-10 11:27:29
印 "희생 없이 변화 없다"…기득권 포기 앞장서
혁신위원장 맡았다 하차…인적 쇄신 시도 실패
국힘, 반탄·찬탄 대립으로 과거의 늪서 허우적
위기감 고조…장동혁 반성·계파갈등 지양 필요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이 10일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년 반 동안의 의정 활동을 마무리하고 국회의원직을 떠나 본업에 돌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오직 진영논리만을 따라가는 정치 행보가 국민을 힘들게 하고 국가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흑백 논리와 진영 논리를 벗어나야지만 국민 통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계엄 이후 지난 1년간 이어지고 있는 불행한 일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극복해야 할 일"이라며 "희생 없이는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본업에 복귀해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 의원은 준비해 온 발언을 마친 뒤 곧바로 회견장을 떠났다. "계엄 때문에 거취 표명을 한 것이냐", "지도부와 논의했느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인 의원은 이날 오전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에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는 만류했으나 뜻을 돌리기 어려웠다는 전언이다.

인 의원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서 비례대표 8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그가 물러나면 다음 순번인 이소희 변호사가 의원직을 승계하게 된다.

 

인 의원이 사퇴의 변에서 기득권 포기, 즉 희생을 통한 변화와 통합을 주문하면서 국민의힘에 새바람이 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 1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과거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와 찬성파가 대립하며 반목하고 있다. 특히 반탄파 간판인 장동혁 대표는 계엄 사과,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하며 극우 노선을 고수 중이다. 장동혁 지도부의 퇴행적 행보로 국민의힘에선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위한 전략과 미래를 대비한 쇄신이 실종된 지 오래다.

 

더구나 주류인 옛 친윤계와 친한계의 해묵은 계파 갈등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당원게시판 논란'이 재점화하면서 당은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적잖다.

 

거대 여당이 입법 독주를 거듭하는데도 국민의힘은 속수무책이다. 수권정당 희망이 보이지 않는 무력하고 무능한 제1야당의 현주소라는 자조가 내부에서 나온다. 그런데 인 의원이 변화를 위한 희생의 첫걸음을 한 셈이다. 

 

인 의원은 2023년 10월 윤석열 정부 당시 당 혁신위원장으로 위촉돼 혁신을 주도했으나 취임 42일 만에 물러났다. 그는 2024년 총선을 반년 정도 앞둔 당시 당 지도부, 중진·친윤계 의원들을 향해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제안했으나 호응을 받지 못했다. 물갈이 대상이 된 이들은 반발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해 혁신위의 인적 쇄신 시도는 결국 실패했다.

 

이번엔 그 어느때보다 위기의식이 강해 혁신의 불씨가 살아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각에서 엿보인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이 '계엄의 강'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여권의 대대적 공세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수 있다"며 "지방권력까지 넘어가면 당은 거의 해산되는 상황에 처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바뀌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며 "인 의원 사퇴로 국힘 지도부와 의원들이 자극받아야한다"고 말했다.

 

초·재선 의원 등 소장파를 중심으로 계엄을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과 관계를 단절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지는 건 위기감을 반영한 현상이다. 특히 윤한홍, 주호영 의원 등 영남권 중진들이 장 대표를 공개 비판하며 사과·절연 대열에 동참한 건 예사롭지 않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변화를 위해선 장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 등 극우 노선을 걷는 지도부의 반성이 선행돼야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당권을 강화하려는 '자기 정치'는 지양돼야한다는 지적이다.

 

장 대표가 '당성 강화'를 명분으로 추진 중인 지방선거 경선룰 변경을 중단하는 게 우선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현재 50%인 당원투표 반영 비율을 70%로 상향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민심 반영 비율이 50%에서 30%로 줄어들어 부정적 평가가 높다. 오세훈 서울시장 등은 "지방선거 필패의 길"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계파갈등을 최소화하는 일도 과제다. 김대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장동혁 체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내부 갈등을 멈추고 대여 전선에 집중하며 국민 민생을 최우선에 둬야한다"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최근 한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논란이 가족들의 실명까지 거론되는 상황으로 번지며 당 전체에 불필요한 소모전을 만들고 있다"며 "지금 우리 국민의힘이 집중해야 할 것은 내부 갈등이 아니라 국민 민생과 정부·여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책무"라고 못박았다.

앞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당원게시판 논란'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골자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자녀의 실명까지 다 냈다, 그런 인권 유린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고 반발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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