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잔혹 동화' 실화였다…"팀킴, 상금 1억원 못 받아"

장기현 / 2019-02-21 11:25:21
문체부, 여자컬링 국가대표 특정감사 결과 발표
김경두 전 부회장 등 인권침해, 횡령 등 확인

전 여자컬링 국가대표 '팀 킴'(경북체육회) 선수들이 1억원 가까운 상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등 지도자들이 수사를 받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1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경상북도,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실시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국가대표선수 호소문 계기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 강정원 문화체육관광부 체육협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국가대표선수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팀 킴은 지난해 11월 김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그의 딸인 김민정 전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감독, 사위인 장반석 전 경북체육회 믹스더블 감독이 자신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했다는 호소문을 발표했고, 문체부 등은 지난해 11월 19일부터 12월 21일까지 합동 감사를 벌였다.

합동감사반은 선수들이 호소문에서 제기한 인권 침해 내용의 대부분이 사실이었으며, 지도자들이 선수단 지도에 충실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를 보면, 김 전 부회장 일가는 선수들에게 욕설, 인격 모독, 과도한 사생활 통제를 했다. 선수들의 소포를 개봉하거나 인터뷰 때 김 부회장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도록 강요했다. 특정 선수를 훈련에서 배제시키기도 했다.

김민정·장반석 감독은 훈련장에 출근하지 않고, 훈련 지도보다 행정업무에 치중하는 등 선수단 지도에 충실하지 않았던 것도 확인됐다. 경북체육회도 이를 관리·감독하지 않았다.

장 감독은 2015년 이후 대회에 출전해 획득한 상금을 축소해 선수들에게 입금하고, 다른 지원금 항목에서 이미 지출한 외국인 지도자 성과급을 중복 지출하는 등 상금 총 3080만원을 횡령한 정황이 포착됐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선수단에게 지원된 후원금과 격려금도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통장에 보관했다. 선수단 동의 없이 특별 보상금 5000만원을 경북 컬링협회 수입으로 계산하는 등 모두 9386만8000원을 선수들에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 지난 13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컬링장에서 열린 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여자일반부 결승전에서 여자컬링 전 국가대표인 경북체육회 '팀 킴'의 스킵인 김경애가 샷하고 있다. [뉴시스]

 

이 밖에 김 전 부회장 일가는 국고 보조금과 경북 보조금을 지원받아 해외 전지훈련에 참가한 이후 동일한 영수증으로 이중 정산 하는 등 약 1900만원의 보조금을 부적정하게 집행, 정산했다. 경북 남자 컬링팀이 사용한 숙박비를 여자팀이 지원받은 국가대표 촌외 훈련비로 집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장 감독은 숙소 관리비 일부를 선수들에게 부담시키거나, 선수들의 강의료를 자신의 통장에 입금하게 했다.

김 전 부회장은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으로 있으면서 친인척을 채용할 수 없게 돼있는 정관을 위반해 조카를 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채용했다. 또 건강상 이유로 군에서 조기전역한 장남을 경북체육회 남자컬링팀 선수로 계약하고, 재계약 때 과도한 연봉을 책정했다. 장남이 평창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수 있도록 출전신청서를 허위로 작성했으며, 국가대표에 선발되자 주전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남자대표팀 지도자에게 강요하기도 했다.

김 전 부회장 일가는 의성컬링센터도 사유화해 권한 없이 수익사업을 운영하고 조세를 포탈하는 등 부당하게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문체부는 △ 수사의뢰 6건(수사의뢰 대상자 3명, 2개 기관) △ 징계요구 28건(징계대상자 10명) △ 주의 1건 △ 환수 4건 △ 기관경고(주의) 4건 △ 개선 7건 △ 권고 11건 △ 통보 1건 등 총 62건의 감사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강정원 문체부 체육국장 직무대리는 "이번 감사를 통해 체육 현장에서의 선수들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감사 결과는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해 문체부가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혁신위원회'에 별도로 보고하고, 이후 위원회와 함께 선수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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