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방전'만 보이는 與 무비전 전대…입거친 훈수꾼도 한몫

박지은 / 2024-06-27 11:36:40
원희룡 "韓 되면 모두 불행…어설픈 측근들이 부추겨"
홍준표는 '애' '망나니' 빗대…안철수 "인신공격 그만"
윤상현·나경원, 러닝메이트 쟁점화…연일 진흙탕 싸움
韓, 대구 찾아 元·洪 향해 "인신공격 수위 날로 높아져"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이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하고 있다. 당 개혁 방안이나 미래 비전은 안 보이고 비방전만 난무하는 양상이다. 

 

당·민심에서 우위인 한동훈 후보가 타깃이 되고 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를 꺾으려고 경쟁자들이 연일 협공을 벌여서다. 

 

▲ 국민의힘 윤상현(아랫줄 왼쪽부터), 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당 대표 후보가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7·23 전당대회는 총선 참패로 인한 위기를 수습하는 전환점이 돼야한다는 게 지지층 바람이다. 이를 위해선 국민 신뢰를 되찾아 수권정당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지도부가 뽑혀야한다. 

 

그러나 당권주자들이 선의의 경쟁 대신 권력투쟁으로 일관해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전대 후 계파 간 분열과 갈등이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윤계 지원을 받는 원희룡 후보는 하루도 빠짐없이 한 후보를 때리고 있다. 원 후보는 27일 CBS라디오에서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되는 것은) 본인도 불행해지고 우리가 모두 정말 불행해지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말싸움만 하던 수사 검사가 갑자기 당 대표를 해서 대선에 직행하겠다고 한다"고도 했다.

 

원 후보는 이날 한 후보 측근들도 비판했다. "어설픈 정치권에 드나들던 컨설턴트들, 지금 국민 여론조사가 나오니까 이거를 활용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조급함 때문에 옆 사람들이 부추기는 게 아닌가 싶다"는 것이다.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들린다.


그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 후보 만남 제안을 거절한 데 대해선 "홍 시장을 배신하고 간 사람들을 시켜서 전화로 틱틱 거려가지고 이거 무슨 검찰에서 소환하듯이"라고 꼬집었다.

 

원 후보는 '10초 통화설' 등을 제기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 후보의 관계 악화를 부각하는데 주력 중이다. 그는 이날도 "비대위원장을 하면서도 대통령이나 대통령실과 사전에 제대로 토론 한 번 안 하고 자기 뜻대로 하려고 하다 충돌한 것"이라며 틈벌리기를 시도했다.

 

거친 입의 '훈수꾼' 홍 시장은 '한동훈 저격수'를 자처하며 7·23 전대를 희화화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한 후보를 향해 '이상한 애'라는 막말성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홍 시장은 이날 한 후보를 '망나니'로 빗댔다. 그는 페이스북에 "국정농단 정치 수사로 한국 보수우파 진영을 궤멸시키기 위해 무자비하게 망나니 칼날을 휘두르던 그 시절을 '화양연화'라고 막말하는 사람이 이 당의 대표하겠다고 억지 부리는 건 희대의 정치 코미디"라고 썼다. 그러면서 "혹자는 대선 경쟁자 비판 운운하면서 견강부회하고 있지만 나는 이런 자를 용납하지 못한다"고 했다.

 

당내에선 "지나치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채널A '정치 시그널'에서 "우리의 적은 바깥에 있고 우리나라 내에서도 거대 야당과 싸워야 하는데, 소수 여당이 내부에서 이렇게 서로 싸우는 게 맞냐. 저는 거기에 의문을 품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도한 편 가르기를 하는 것도 막아야 되지만 심한 인신공격성 발언, 이런 것들도 조금 자제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홍 시장을 겨냥해 말조심을 당부한 셈이다.

김용태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홍 시장이)모든 사안마다 코멘트할 필요는 없다"며 "이성 찾고 계시겠죠"라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 후보는 SBS라디오에서 "(홍 시장은)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 대통령에 이어 2위를 했는데, 자신 앞에 갑자기 어린애가 있으니까 얼마나 밉겠는가"라며 "한 후보가 당 대표에 당선되지 않게 하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상현 후보도 한동훈 때리기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그는 "윤 대통령과 한 후보 관계는 바닥"이라며 "한 후보가 대표가 된다면 대통령 탈당도 배제할 수가 없다"고 경고했다. 

 

윤 의원은 한 후보가 최고위원 후보와 러닝메이트 진용을 구성한 것을 쟁점화하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러닝메이트나 보좌진 파견 등이 당의 오랜 역사이자 관례라며 얼렁뚱땅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원 후보 모두를 문제 삼은 것이다. 두 후보가 현역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한 것은 당규 위반이라는 게 윤 후보 입장이다. 

 

러닝메이트가 없는 나경원 후보도 한·원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나 후보는 KBS라디오에서 러닝메이트 논란과 관련해 "아주 나쁜 전당대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줄 세우는 모습"이라고 못박았다.

 

한 후보는 이날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 후보와 홍 시장을 향해 "저를 상대로 해서 여러 가지 인신공격성 발언들을 많이 하고 그 수위가 점점 높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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