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이 시대 영웅" 환호하며 거액 성금 모금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흉악범과 맞서 싸운 호주의 '의인 노숙자'에게 온정과 격려의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BBC는 "호주 멜번에 살고 있는 노숙자 마이클 로저스(47)씨가 지난 9일 시내 중심가에서 흉기를 든 채 경찰을 위협하던 흉악범을 쇼핑 카트(트롤리)로 공격했다"고 12일 보도했다.
로저스씨는 호주 언론 '7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을 도와 범인을 제압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있는 힘을 다해 쇼핑카트를 밀었다. 그를 땅에 쓰러뜨리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무력화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로저스씨가 쇼핑카트를 밀고 범인에게 돌진하던 시간, 바로 옆에서는 가스를 가득 채운 승용차가 불길에 휩싸여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범인은 카페에서 1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 부상을 입힌 뒤 차량에 불을 붙이는 등 필사적으로 저항하던 중이었다.
하산 칼리프 알리로 신원이 밝혀진 범인은 로저스씨의 쇼핑 카트 공격 이후 경찰에 제압당해 현재 빅토리아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의 정황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자 시민들은 로저스씨를 '트롤리 맨'이라고 부르며 "그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칭찬하기 시작했다.
로저스씨의 용기 있는 행동에 감명을 받은 '멜번노숙자지원모임'의 설립자 도나 스톨젠버그 씨는 인터넷에 '고펀드미(GoFundMe)'라는 페이지를 개설, 성금모집을 제안했다.
이 제안에는 불과 이틀만에 3388명이 동참, 10만 호주달러(약 8136만원)가 넘는 성금이 모였다. 페이스북의 관련 글 공유 횟수도 1만1000회를 넘어섰다.
스톨젠버그씨는 이 돈을 로저스씨에게 전달해 그가 기거할 공간을 구하고 자신의 힘으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집이 없어 공원 벤치를 전전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불의를 보고 참지 않았던 '거리의 의인'에게 호주 시민들이 뜨거운 온정으로 화답한 셈이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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