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유치원3법' 막으려 국회의원 불법 후원"
한유총 "정치권 후원 한유총 차원에서 한 것 아냐"
서울시교육청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에 대해 정치자금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공금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12일부터 28일까지 한유총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불법 쪼개기 후원'으로 정치자금법을 위반하는 등 4가지 불법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이같이 조치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사립유치원 비리의혹 사태가 불거진 이후 한유총의 임원관리와 정관관리, 회계관리, 목적사업 수행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였다.
실태조사 결과 한유총 일부 지회장을 포함한 회원들이 국가회계관리시스템 에듀파인의 사립유치원 의무 도입 등을 담은 이른바 '유치원 3법' 개정 저지를 목적으로 한유총 단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특정 국회의원의 계좌번호를 제시하고 후원금 입금을 독려한 사실이 확인됐다.
실제 회원들이 후원금을 입금했다가 특정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후원금을 돌려준 정황도 발견됐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현행 정치자금법 31조와 32조는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인과의 계약이나 처분에 의해 재산상 권리, 이익, 직위를 취득하거나 알선하는 일도 금지하고 있다.
앞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한표·곽상도·김현아·전희경 의원 등은 유치원 3법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한유총으로부터 불법 쪼개기 정치자금 후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 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던 총궐기대회에서 인원차출에 강제성이 있었는지 여부도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에는 공무원의 집단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당시 국가공무원법을 준용받는 사립학교 교원 신분인 유치원 원장과 교사들이 집단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당시 한유총 한 지역지회가 광화문집회에 유치원별로 학부모를 포함해 4명을 데려오지 못하면 부족한 인원당 10만원씩 회비를 더 내기로 하는 등 압박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또 한유총이 집단휴원·폐원을 위협한 것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금지된 담합행위로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로 했다. 온라인 유치원 입학관리시스템인 '처음학교로' 불참을 담합했다고도 봤다.
시교육청은 한유총 전 이사장과 집행부에 대해서는 공금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실태조사 결과 한유총은 2016~2017년 지원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지회육성비 7000만원을 일부 지회에 지급한 것이 적발됐다. 이 중 서울과 인천지역 육성비는 개인계좌로 입금한 것이 확인됐다.
한유총은 최근 3년간 연평균 6억1646만원의 일반회비를 조성했으나 정관에 명시된 목적사업을 수행하는데 직접 사용한 금액은 연평균 4898만원에 불과한 것도 조사 결과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추가 자료 정리와 고발장 작성 등을 거쳐 2월 중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과 수사의뢰를 할 예정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위법성이 입증되면 한유총의 사단법인 승인 허가도 취소할 방침이다.
한유총은 정관을 개정하며 절차를 어기고, 개정 후 교육청 허가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미허가정관'에 따라 선임된 이사들이 정한 대의원들이 뽑은 이덕선 현 이사장은 대표로서 자격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이사장뿐 아니라 다른 이사들도 등기는 돼 있지만 법적으로 자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한유총에 미허가 정관을 폐기하고 이사장을 재선출하라고 명령하기로 했다.
조희연 시교육감은 "마땅히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할 유아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노력은 제쳐두고 법인 설립의 목적에 해당하는 사업이 아닌 다른 사업을 매년 반복하는 법인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유총은 입장 자료를 내고 "정치원 후원은 한유총 차원에서 한 게 아니다"면서 "미승인 정관은 우리가 수차례 변경을 요청했지만 교육청이 승인해주지 않았으며,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이 없을 뿐 적법한 절차를 거쳐 선출한 이사장과 이사는 문제 없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지원선 기자 president5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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