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韓 '임계점 도달' 판단, 심경 변화…우리도 영향"
'김여사 특검 찬성 선회' 관측…韓 "제가 한 말은 아냐"
친윤 사전 포석…"당원게시판·특검법 연계는 해당행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선택의 기로에 처한 모양새다. 앞으로 친윤계와 함께 가느냐, 마느냐를 결정해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일이다. 정치적 명운이 걸린 셈이다.
'당원게시판 논란=당대표 죽이기'라는 한 대표 인식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계의 집요한 공세에는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한 대표로선 결별 사인으로 여길 수 밖에 없다. 지라시에 떠돌던 '김옥균 프로젝트(한동훈 퇴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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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사이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왼쪽)이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에 귀엣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친한계 내부에선 관련 조짐으로 최근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 행보와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 발언이 지목된다. 정 실장은 지난 25일 추경호 원내대표 등 여당 의원 30여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세 과시와 함께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 표단속 성격이 다분했다. 한 대표는 배제됐다.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최고위원은 당원게시판 문제로 한 대표와 공개 충돌했다. 김 최고위원은 '강성 친윤'으로 변신해 배경이 주목됐다. 지난 9월 윤 대통령과의 만찬이 계기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정치 평론가는 28일 "한 대표를 내쫓으려는 친윤계와 용산의 의도가 노골화하고 있다"며 "한 대표가 가족 연루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는 건 이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한 대표가 인정, 사과하는 순간 조직적 퇴출작전이 진행될 것"이라며 "'제2의 이준석 사태'가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민주당 사정 때문에 국민의힘의 정치가 좌지우지되거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전과 달리 한 대표가 '독소조항'을 들어 특검법 부결 방침을 분명히 밝히지 않아 친윤계가 의구심을 표했다.
친한계 정성국 조직부총장은 MBC라디오에서 "표현을 그렇게 해 한 대표 심중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며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저희(친한계)도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며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샤이 한동훈'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 대표가 심경 변화로 '결단'하면 동조하는 의원들이 '친한계+알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결단은 '특검법 찬성으로의 선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법 재표결은 내달 10일 실시된다. '12월 한동훈 제거설'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상황과 맞물린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26일 "이(당원게시판 문제)를 빙자해 12월 안에 한 대표를 제거한다는 등 (한 대표를) 흔들려고 하는 그런 소리가 많이 들린다"고 했다.
정 부총장은 김민전 최고위원과 관련해 "한 대표를 그렇게까지 몰아치는 모습을 보면(친윤 내에서만) 이루어지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용산을 배후로 의심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나를 끌어내리려고 한다'는 등 할 말을 쏟아내며 신호를 보냈다. '나도 이제 임계점이 왔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한 대표의 고민은 '배신자 프레임'이다. 친한계가 찬성해 특검법이 재의결되면 뒷감당은 한 대표 몫이다. 여권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서 가장 큰 욕을 얻어먹은 정치인이 유승민 전 의원"이라며 "보수 텃밭 TK(대구·경북)에서 배신자로 낙인 찍혀 상당 기간 정치 재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친윤계는 미리 한자락을 깔았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당원게시판 문제를 김 여사 특검과 연계시킨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날 것"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특검법 찬성시 한 대표 퇴출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는 사퇴하라는 글에 대해선 고발하겠다'는 기사는 존재하지만 그 기사에 (오류) 대한 책임을 제가 질 수는 없다"고 했다.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 흔들기를 막기 위해 김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중대 결심을 검토할 수 있다. 특검법 처리를 고려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권 의원 발언에 대해 "그분 생각 같다"고 일축했다. 표단속과 관련해선 "따로 얘기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권 내분을 부채질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한 대표를 사냥감으로 만들고 있다"며 "한 대표가 김 여사에게 밉보여 린치를 가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박지원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김옥균 프로젝트'가 "작동 중"이라며 "성공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민희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김 여사에게 한 대표가 팽 당할 것"이라고 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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