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민심 진화 나선 與…내로남불 논란·보유세 인상 변수

장한별 기자 / 2025-10-22 16:10:57
구윤철·김용범·이상경·이억원, 강남 아파트 보유 논란
"돈모아 사라" 이상경 발언에 與 사과 "부적절, 죄송"
정부 강경 기조에 당도 정면돌파…4인방 대처가 관건
보유세 인상 주목…당정 간 이견, 시장에 악영향 우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의 부동산 발언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차관의 부적절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고위공직자는 한 마디가 국민 신뢰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여당은 더욱 겸허히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운데)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준호 최고위원. [뉴시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최고위원 사과가 당 지도부 공식 입장'이라는 점을 알렸다.

 

이 차관은 지난 19일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실수요자가 피해를 본다는 지적에 대해 "지금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돈 모아 집값 안정되면 그때 사라"고 말해 도마에 올랐다. 10·15 대책은 서울 전체와 경기지역 12곳을 '3중 규제'로 묶어 해당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금지돼 불이익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이 차관은 배우자가 갭투자를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내로남불' 비판과 함께 공분도 샀다. 교수 출신인 이 차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책사'로 불려왔다.


10·15 대책 발표 후 정청래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관련 언급을 삼가며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다. 후폭풍이 거세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 이번 대책을 주도한 정부와 대통령실의 고위직 인사들이 서울 강남 등에 수십억 원대 아파트를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기름을 부었다. 내로남불 시비가 번지며 성난 부동산 민심이 더 들끓고 있다. 

 

이 차관은 대표 인물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김용범 정책실장이 이 차관과 함께 '내로남불 4인방'으로 지목된다. 김 실장은 30억 원 안팎에 거래되는 서초구 서초래미안 아파트를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구 부총리와 이 위원장은 비슷한 시기 서울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를 사서 수십억 원대 시세 차익을 봤다.

 

한 최고위원을 통한 여당 사과는 뿔난 민심을 다독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한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차관 사과도 요구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국정감사 일일 브리핑에서 이 차관 발언에 대해 "본인은 수십억짜리 집이 있으면서 그렇게 얘기하면 집 없는 사람들, 국민은 열받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여론 악화에도 10·15 대책의 후폭풍을 정면돌파할 방침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당으로선 이번 대책이 악재라는 인식이 강하다. 중도층 이탈로 승부처인 서울과 수도권의 표심이 싸늘해질 공산이 커서다.

 

하지만 조속히 집값을 잡겠다는 대통령실과 정부의 의지가 강해 당은 마지못해 따라가는 눈치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가용한 정책 수단과 역량을 집중 투입해 경고등이 켜진 비생산적 투기 수요를 철저하게 억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러 부작용에도 부동산 강경 기조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읽힌다. 

 

서울·경기에 지역구가 있는 민주당 의원 일부가 불만을 토로하다 입을 다문 건 이런 배경에서다. 당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더라도 부동산 민심이 더 나빠지면 여권의 강경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적잖다. 민심 회복을 위해선 내로남불 논란이 잦아들어야 한다. '4인방' 대처가 관건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강남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논란에 "모두 실거주하고 있다"면서도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두 달 안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4인방이 이 원장을 뒤따르면 내로남불 논란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에선 이들이 집을 팔까, 버틸까 논쟁이 한창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의 대명사인 문재인 정부에선 버틴 경우가 많았다. 당시 강남에 집이 두 채였던 김조원 민정수석은 "매각하라"는 윗선 요구를 외면하고 청와대를 떠났다.

 

부동산 민심의 또 다른 변수는 보유세다. 보유세 인상은 집값을 잡을 가장 강력하고 마지막 수단으로 꼽힌다. 구 부총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보유세 인상'을 시사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공급 계획을 조속히 마련해 집값 안정화를 이루겠다는 게 당의 목표다. 당정 간 이견은 가뜩이나 혼란이 가중된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당내에서 고조되고 있다. 당 내부에서도 찬반이 갈린다.

 

정책위의장을 지낸 진성준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조금 더 용기를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보유세 인상을 포함한 세제 개편을 주문했다. 진 의원은 "1가구 1주택에 대해 세제상으로 보호하니까 똘똘한 한 채로 집중되고 있는 문제는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주민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보유세 인상이 직접적인 주택 안정 수단이 된다는 것에 의문점을 표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주택가격 안정은 수요와 공급, 유동성 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할 사안이기에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세제 개편론에 제동을 걸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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