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1980년부터 2020년까지 40년 동안 지구 전역의 데이터 기반 연구
포스텍은 환경공학부 감종훈 교수 연구팀이 태풍이 사라진 상황을 가정하는 새로운 접근을 통해 태풍 강수가 전 세계 가뭄을 완화하는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2일 밝혔다.
| ▲ 포스텍 환경공학부 감종훈 교수. [포스텍 제공] |
이번 연구는 지구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지오피지컬 리서치 레터스(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태풍은 흔히 홍수와 피해를 가져오는 재난으로 인식되지만 태풍이 남기는 비는 가뭄을 늦추고 물 순환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태풍의 부재가 가뭄에 미치는 영향은 그동안 체계적으로 분석된 적이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1980년부터 2020년까지 40년 동안의 지구 전역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태풍 강수가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가정하고 수문 모델 실험을 진행했다.
쉽게 말해, '태풍이 존재하는 세계'와 '태풍이 사라진 세계'를 나란히 놓고, 토양 수분, 하천 유출, 가뭄 강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분석했다. 태풍 강수가 사라지는 경우 세계 곳곳에서 토양 수분이 급격히 줄어들고 가뭄이 훨씬 더 심각해지는 양상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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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0년부터 2020년까지 태풍 상륙으로 인한 극한 가뭄 변화율 지도. [포스텍 제공] |
특히, 태풍이 토양을 적시는 방식과 그 효과는 지역마다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오세아니아 같은 건조·반건조 지역에서는 태풍이 남긴 토양 수분이 1년 이내에 빠르게 사라졌으며 태풍이 오지 않을 경우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다.
반면, 동아시아 같은 습윤 지역에서는 태풍 강수가 없더라도 토양 수분이 완전히 고갈되지 않았다. 이는 태풍의 부재가 어떤 지역에서는 가뭄을 촉발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또 다른 지역에서는 가뭄을 악화시키는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 시대에 물 관리의 새로운 변수를 제시한다. 태풍 경로와 빈도가 변화하면 일부 지역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가뭄에 직면할 수 있다. 그 영향은 농업 생산을 넘어 수자원 관리, 도시 물 공급, 재난 대응 방식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감종훈 교수는 "태풍 상륙이 주로 홍수·피해의 관점에서만 논의됐지만 태풍이 가뭄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태풍과 가뭄을 다같이 잘 모사할 수 있는 기후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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