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흔드는 한동훈 제명 역풍…'민심·경선 룰' 변수

허범구 기자 / 2026-01-30 16:33:01
'張사퇴론' 이틀째 비등…친한계, 의총 요구로 압박
김용태 "張으로 선거 치르겠나…'재신임' 투표하자"
한국갤럽 지지율 3%p 상승…"제명 반향은 지켜봐야"
당심 70%, 서울 적용 주목…오세훈 격렬 반발 예상

국민의힘이 난리통이다. 내전의 풍경이다. '한동훈 제명'은 끝없는 계파전을 예고한다. 장동혁 대표의 '도박' 탓이다. 당권을 위해 정적을 내친 셈이다. 자기 정치를 하면서 당의 미래를 제물로 삼은 모양새다. '자폭·자해·뺄셈정치'라는 원성이 높다.

 

6·3 지방선거가 직격탄을 맞았다. 판세가 불리한데 당이 두동강 났다. 장 대표 사퇴론은 30일에도 비등했다. 거센 역풍이 장동혁 지도부의 숨통을 짓누르는 형국이다.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운데)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당직자 등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친한계는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장 대표 사퇴를 압박했다. 정성국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당장 의총을 요구할 생각"이라며 "의원들의 생각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투표를 통해 장 대표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방선거를 지금 이 체제로 치를 수 있냐, 없느냐를 당원에게 한번 여쭤보는 게 순리인 것 같다"고 밝혔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전 대표 제명안에 찬성한 송언석 원내대표도 타깃이 됐다. 박정훈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친윤계 핵심 의원들도 '제명은 너무 과한 거 아니야'라고 말한다. 그런데 원내대표가 찬성했다"며 송 원내대표 퇴진을 주문했다.

 

장 대표는 '8일 간 단식'으로 벗어난 리더십 위기에 다시 직면하게 됐다. 체제 안정은 일단 민심 향배에 달렸다. 비판 여론이 번지면 거취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27~29일 전국 유권자 1001명 대상)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5%를 기록했다. 전주 조사 대비 3%포인트(p) 올랐다. 장 대표 단식 중단과 당무 복귀에 힘입은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 전 대표 제명 영향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의미가 제한적이다. 갤럽은 "최고위의 제명 의결은 이번 조사 기간 마지막 날(29일) 이뤄졌다"며 "그 반향은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지도부는 의총 소집과 사퇴 요구를 모두 일축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전날 의총에서 의견을 수렴했고 제명 판결이 난 것"이라며 추가 의총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CBS라디오에서 "지도부는 해체될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지도부를 흔들 수 있는 또 다른 변수는 지방선거 경선 룰이다. 민심(일반 국민여론조사) 50%와 당심(당원 투표) 50%인 현행 룰을 바꾸는 게 골자다. 장 대표는 '당성'을 강조하며 '당심 70%' 반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구 인구·당원 숫자 등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는 개정안이 검토되고 있다. 당헌·당규 개정특위는 지난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개정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관심 지역은 서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경선에 당심 반영 비율을 70%로 올리면 필패"라며 수차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도층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오 시장이 한 전 대표 제명 직후 "당 대표 개인과 홍위병 세력을 위한 사당화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한 건 이런 배경에서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오 시장이 고전 중인데, 한 전 대표 제명은 중도층 이탈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판국에 장 대표가 '당심 70%'를 밀어붙이면 '정치 보복·정적 제거' 의구심을 다시 자초할 수 있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의 경쟁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에게 지도부가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비쳐 격렬한 반발이 예상된다. 나 의원은 지방선거총괄기획단장을 맡아 당심 70% 반영을 지도부에 권고한 바 있다. 나 의원은 통화에서 서울시장 경선 출마 여부에 대해 "검토중이나 아직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오 시장은 한 전 대표와 함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힌다. 야권 관계자는 "장 대표는 지금 지방선거 승리보다는 당권 강화에 더 큰 목적이 있는 듯하다"며 "자기를 비판하는 인사를 괴롭히고 길들인다라는 차원에서도 당심 70%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장 대표 측은 "사당화를 시도하는 세력은 오 시장과 친한계"라고 반격했다. 그러자 친한계 박상수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다음으로 오세훈 추방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했다"고 응수했다.

 

오 시장이 지도부와 각을 세워 공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임이자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방선거 성적표는 현 지도부 거취와 직결된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전날 YTN라디오에서 "장 대표 스스로 지방선거 결과를 책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참패면 사퇴가 불가피한데, 장동혁 지도부는 거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통화에서 "장 대표는 압도적 패배로 평가받을 수 있는 선거 결과에도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소장은 "그도 문제지만 그 체제를 지탱하는 친윤과 윤어게인 세력들은 당 주도권을 잃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1.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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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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