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위 통과, 중앙위 내달초 표결…치열한 여론전 예상
정청래 "1인1표제, 전체 당원 이익"…친명 의구심 일축
'檢개혁 당정 잡음과 함께 지지율 자충수 될 수도' 관측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청 세력 사이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정청래 대표가 또 꺼내든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화근이다. 핵심인 공천권을 놓고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1인 1표제는 당 대표·최고위원 선거 시 적용하던 '대의원 가중치'를 폐지하는 제도다. 정 대표는 '당원 주권 정당' 공약 이행을 이유로 내세운다. 하지만 "당대표 연임 포석"이라는 게 친명계 시각이다. 지난해 말 1인 1표제 추진이 내홍을 부른 배경이다. '명청 대전' 우려도 나왔다. 결국 최종 관문인 중앙위가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을 표결로 부결해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정 대표가 포기하지 않고 재추진에 나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차전에선 친청계가 유리해 보인다. 최고위원 보선에서 3명 중 2명을 차지해 영향력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 |
|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운데)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개정안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발이 있었으나 1차 관문인 당무위를 통과했다. 표결 참여 61명 중 2명이 서면으로 반대했다. 개정안은 22∼24일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거쳐 다음 달 2, 3일 중앙위 투표로 확정된다.
당 지도부는 타협 없이 1인 1표제를 관철한다는 방침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취재진과 만나 "이미 안건은 정해졌고 그럴(수정)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친명계는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류다. 1인 1표제 자체보다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는 적용하지 말자며 '시점'을 문제삼고 있다. 공격 포인트를 달리하며 연임을 노리는 정 대표에 대한 견제 고삐를 조이는 모습이다. 중앙위 표결 때까지 당심을 잡으려는 계파 간 치열한 여론전이 예상된다.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공개 설전을 벌인 건 격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친명계 황명선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1인 1표제를 도입하되 다음 전대 이후에 적용하는 것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하면 된다"며 "내용이 아무리 옳더라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정당성과 신뢰가 손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최고위원 간 의견이 분분하고 활발한 것처럼 당원 간에도 당원 주권주의를 어떻게 잘 구현할 것인가에 대해 숙고와 토론이 굉장히 활발한 것 같다"고 거들었다.
친청계는 즉각 반박했다. 문정복, 이성윤 최고위원은 각각 "1인 1표제에 대해 총의가 모아졌다", "당원들의 요구에 따라 당원주권 정당으로 반드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전날 "조금 더 가면 '해당 행위'라고 비난받아도 할 말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발언한 건 계파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1인 1표제의 차기 전대 적용 여부를 당원에게 묻자'고 요구한 친명계 강득구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으로 비쳐서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해당 행위 운운하면서 '입틀막'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박 수석대변인을 비판했다. 강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해당 행위 규정은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며 "박 수석대변인이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전대 출마설이 도는 김민석 국무총리 측근이기도 하다. 박 수석대변인은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한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정 대표는 당무위 회의에서 "1인 1표를 하면 민주당 전체의 이익"이라며 "이것을 누구 개인의 이익으로 치환해 말하는 것은 대등·대칭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친명계 의구심을 일축한 것이다. 정 대표는 "높은 참여율로 통과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주문했다.
여권에선 잇단 악재로 민심이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1인 1표제가 지지율을 까먹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 16일 전국 유권자 1004명 대상)에 따르면 민주당은 42.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5.3%포인트(p) 떨어져 4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리얼미터는 "강선우·김병기 의원 공천헌금 의혹 수사 본격화로 도덕성 논란이 커진 데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법을 둘러싼 당내 강경파의 비판으로 당정 갈등이 겹치며 하락 폭을 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관 조사(12∼16일 전국 유권자 2516명 대상)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다. 전주 대비 3.7%p 내린 53.1%였다. 역시 검찰개혁 잡음과 도덕성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검찰개혁은 진행형이다. 정 대표는 지난 13일 "검찰개혁법은 국회에서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하다"며 강경파에 힘을 실어줬다. 당정 충돌이 불가피한 셈이다. 1인 1표제 문제와 맞물리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
그나마 김병기 의원이 이날 자진 탈당해 거취 논란이 일단락된 건 다행이다. 당 윤리심판원에서 제명 처분을 받은 지 일주일 만이다.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 조사는 모두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각각 ±2.0%p, ±3.1%p, 응답률은 4.5%, 3.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