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압박 당원게시판 논란, 反특검 단일대오 흔들 수도
"친한계 일각, 퇴출 꾀하는 세력과 한배타기 어렵다 분위기"
민주, 재의결 28일서 12월10일로 연기…與 분열 고려한 듯
정부는 26일 국무회의를 열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의요구 안건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재가해 특검법은 국회에서 재의결 절차를 밟게 됐다. 여야는 다음달 10일 재표결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특검법은 더불어민주당이 세 번째로 발의해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방 처리한 법안이다. 앞선 1, 2차 특검법은 재표결에서 부결돼 폐기됐다.
이번에는 '도돌이표 정쟁'이 계속될까, 아니면 끝날까. 얼마전까진 법안 폐기 시나리오가 유력했다. 여당의 특검 반대 단일대오에 빈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내분이 격화하면서 상황이 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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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6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자료를 보는 중 윤석열 대통령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뉴시스] |
또 더불어민주당이 전열을 재정비했다.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무죄 선고로 특검법 관철을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여당 이탈표를 최대한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재의결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재적의원 300명 전원 투표 시 야당 전원 찬성이 최소한 필요하다. 여기에 국민의힘 의원 8명이 찬성하면 특검법은 통과된다.
지난달 4일 국회 재표결에서 2차 특검법이 부결됐을 땐 반대가 104표에 불과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얘기다. 4명이 추가 이탈한다면 대통령 거부권도 무력화된다.
이번 특검법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 관련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한다. 특검 후보를 대법원장이 추천하되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을 담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야당이 그 위헌성이 조금도 해소되지 않은 특검법안을 또다시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삼자 추천의 형식적 외관만 갖췄을 뿐, 실질적으로는 야당이 특검 후보자 추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헌성'은 여당도 공감하는 특검 거부 논거다. 그러나 특검법 지지 국민이 과반수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이 많아 진상규명 여론이 높다. 한동훈 대표가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과 인적 쇄신 등을 공개 요구한 배경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후속조치를 약속하면서 여당은 반특검 단일대오를 갖췄다. 특별감찰관 임명 당론 추진은 첫 작품이었다.
그러나 당원게시판 논란이 친한·친윤계 간 전면전으로 번지면서 또 다른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한 대표는 전날 '당대표 죽이기' 의혹을 제기했다. 제3차 '김옥균 프로젝트' 주장도 나온다. 이런 마당에 친한계가 '한배'를 타고 특검의 강을 건너겠느냐는 의문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와 친한계는 당원게시판 논란의 배후에 용산이 있다고 본다"며 "없는 분란을 만들어 퇴출을 꾀하는 세력과 협력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친한계 일각에서 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친한계가 특검법 찬성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적다. '특검법 이후 정국'에 대한 책임을 덮어써야 하기 때문이다. 임기 2년 이상 남은 대통령과 결별을 각오해야하는 게 무엇보다 부담이다. 이탈표가 나와도 일부에 그칠 개연성이 점쳐진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당원게시판 논란을 놓고 치고받았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없는 분란을 불필요하게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이 한 대표와 전날 회의석상에서 공개 충돌한 것에 대해 "당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싸움이 시작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 최고위원은 "한 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해, 한 대표 리더십을 끌어내리기 위해 지금 이런 일련의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중도 성향 김용태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가족한테 사실 여부를 확인해 당원들에게 사실 여부를 말하고 넘어가면 될 일"이라며 한 대표를 압박했다. 비한계 나경원 의원은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여당 이탈표를 끌어내기 좋은 시점이라고 판단해 내분 부채질에 주력했다. 김 여사 특검법의 재의결 본회의 시점을 당초 예정했던 28일보다 늦추는 방안을 추진한 건 그 일환이다. 국민의힘도 합의해 결국 재표결 시점이 열흘 이상 미뤄졌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여권 내부 분열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조직적 이탈표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사는 길도 한 대표가 사는 길도 김 여사 특검 수용 외에는 없다"고 몰아세웠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한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 당게시판 댓글 공작 게이트로 대표 자리에서 쫓아내려는 속셈을 모르는 것이냐,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이냐"며 "겨우 지지율 20%에 만족하는 20점짜리 대통령을 보위하다 함께 몰락할 생각이 아니라면 제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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