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김지용 임명 수순…리더십 위한 정면돌파

허범구 기자 / 2026-10-01 16:30:05
靑 "중수청장 후보자 금명간 청문요청…친윤 검사 아냐"
李 "檢 출신이라 金 쓰지 말라면 중수청 망치자는 것"
인사권 흔들리면 안된다 판단…선례 생기면 국정 불안
지지층 이탈 가능성…"추가 하락 트리거 될 수도" 관측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임명 수순에 들어갔다. 여권 내 강경파 반발에 장고를 거듭하다 '초읽기'에 몰려 결단을 내린 것이다. 오는 2일이면 검찰청이 없어지고 중수청·공소청이 신설된다. 

 

청와대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 결과 당초 검증했던 결과와 달라진 것이 없다"며 "금명간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 수석은 "김 후보자가 친윤 검사라는 주장은 전혀 맞지 않다"며 관련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어 "현 단계에서 소명 기회를 박탈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7일 김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3주가 지나도록 청문요청안을 보내지 않았다. 범여권에서 강경파가 주도하는 '김지용 불가론'이 수그러들지 않아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추미애 경기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김용민·이성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등은 김 후보자에 대해 "친윤 검사", "검찰주의자"라고 주장하며 지명 철회를 압박해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더 이상 인사권이 흔들려선 안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수청 사령탑 문제를 해소하지 않는다면 이번 정부의 검찰개혁 톱니바퀴가 어긋나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사권에 대한 권위·신뢰가 훼손되면 국정 불안은 확산된다. 강경파와 강성 지지층의 등쌀에 굴복하는 선례가 생기면 재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사권은 대통령 파워, 국정 동력의 근간이다. 결국 리더십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정면돌파 승부수를 던졌다는 의미도 적잖다.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일 공소청·중수청 출범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수사 역량과 공정성, 피해자 보호에 작은 빈틈도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이 대통령이 고민을 거듭한 건 그만큼 김 후보자 인사를 관철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내홍이 격화할 공산이 크다. 당장 지지층 분열이 우려된다. 친노·친문 진영과 '뉴이재명' 그룹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빅스피커' 유시민 작가와 김어준씨는 연일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문제 삼으며 지지층을 자극하고 있다. 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며 30%대 박스권에 갇힌 이유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 몸을 낮추며 연임 개헌 논란 등을 정리해 국면 전환을 꾀했다. 하락세를 멈춰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지지율이 직전 조사와 동일하거나 소폭 상승한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이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서(NBS, 지난달 28∼30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 실시, 응답률 18.8%)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43%로 나타났다. 직전인 3주전 조사와 비교해 같았다. 부정 평가는 50%로 전주 대비 2%포인트(p) 올랐다.

 

리서치뷰가 공개한 정기여론조사(지난달 28~30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 응답률 2.8%)에선 지지율이 37.6%를 기록했다. 8월 조사 대비 1.4%p 상승했다. 부정 평가는 0.8%p 하락해 60.3%였다. 안일원 대표는 "하락세에 제동을 거는데는 성공했다"며 "추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반등 여부는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타이밍에 임명동의안 제출은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대통령도 그래서 망설였던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인사청문회 등 김 후보자 임명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지지율이 분열, 이탈할 개연성이 적잖다"며 "이럴 경우 지지율 추가 하락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이 연이틀 김 후보자를 적극 감싼 건 호의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여겨진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는 반윤 검사"라고 못박으며 강경파의 비토론을 정면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중요 수사기구 책임자에 수사전문가인 전직 검사를 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로 쓰지 말라고 하면 이것은 중수청을 망치자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엑스(X·옛 트위터)에 김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한 누리꾼의 글을 공유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검사 출신이라고 다 버리자면 박은정 의원도 임은정 검사장도 이성윤 의원도 다 검사 또는 검사 출신인데 그분들은 어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검찰개혁의 목표가 검찰에 대한 복수를 하자거나 검찰을 망가뜨리자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도 했다.

전날 밤에도 엑스를 통해 김 후보자를 엄호했다. '중수청장으로 친윤계 김지용 검사는 쓰지 말아달라'는 한 이용자의 글에 답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김지용 검사의 친윤 아닌, 굳이 말해 반윤 행적은 이미 언론 보도로 다 확인되는 사실"이라며 "이런 사람을 '친윤 검사'라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에 대한 비판이나 조언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사실에 기초해야 의미가 있다"며 "허위임을 알면서도 흠집을 내고 공격하기 위해 하는 억지 주장이라면 비판이 아닌 비방이고 국정 조언이 아닌 국정 방해"라고 질타했다. 이 대목은 강경파를 겨냥해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읽힌다. 특히 추 지사는 최근 김 후보자 지명에 대해 "내란 세력을 징벌해야 하는데 왜 내란 세력에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것인가"라고 이 대통령을 직격한 바 있다. 

 

민주당도 거들었다. 김민석 대표는 당 공식 유튜브에 나와 "(사실이) 전혀 아닌 것을 계속하거나, 아니라고 설명했는데도 계속 그걸 프레이밍하는 것에 대해선 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이 대통령 엑스 글 의도를 풀이됐다.

 

친명계 핵심이자 국회 행안위원장인 김영진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후보자에 대한 비판과 평가가 좀 과하지 않나"라며 "행안위에 중수청장 후보자를 보내 (인사청문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경파 대응과 강성 지지층 반응이 주목된다. 일단 추 지사는 김 후보자 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맛집'을 소재로 한 비유를 들어 이 대통령을 또 저격했다. 그는 "맛집이라기에 추천받아 찾아갔다. 하지만 막상 들여다보니 위생은 엉망이었고 직원들도 불친절했다"며 "다른 이들에게 권할 수는 없었다"고 썼다. 이어 "적어도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만큼은 내가 본 사실을 알려주고 같은 실망을 겪지 않도록 말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라며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거듭 두둔하자 곧바로 받아친 것으로 비친다. 

 

조국혁신당에선 김 후보자 사퇴론이 이어졌다. 김준형 원내대표는 KBS라디오에서 "친윤 검사가 아니었다고 얘기하지만 그 당시 항명 사건에서도 동참했다"며 "여러 가지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BS와 리서치뷰 조사는 각각 전화면접,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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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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