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결국 출마…국힘, 파국 피했으나 내분은 최악

허범구 기자 / 2026-03-17 16:52:59
吳 "보수 일으켜 세울 것…장동혁 지도부 무능·무책임"
張 변화 없자 공천 신청…불출마 부담 너무 크다 판단
칼자루 쥔 이정현 공관위發 내홍 겹쳐…텃밭 공천 논란
李 하루 만에 입장 바꿔 부산시장 후보 경선 진행키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결국 6·3 지방선거 출마를 선택했다. 오 시장은 17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민에 대한 책임감과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장동혁 지도부가 혁신 의지를 포기한 채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서울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겠다"며 "서울에서 보수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공천을 신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오 시장은 장동혁 대표의 '윤 어게인' 노선 변화를 요구하며 지난 8일과 12일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장 대표에게 '혁신 선대위' 조기 구성과 윤 어게인 인사 청산 등을 후속 조치로 주문했지만 이날까지 진전이 없었다.

 

오 시장은 회견에 앞서 영등포 일대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 몇 가지 요청 사항을 전달했는데 만족할 만한 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진행되는 걸 봐가며 입장을 말하겠다"고 했는데,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은 출마였다.

 

두 차례 공천 신청 보이콧 배수진에도 장 대표에게 얻어낼 게 없자 오 시장이 물러선 모양새다. 불출마를 하게 되면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이 나서지 않으면 서울시장 선거는 승산이 희박하다는 게 중평이다. 

 

아울러 서울 25개 자치구 선거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17곳에 승리해 자치구 지형을 확 뒤집었다. 이들 구청장들은 오 시장이 정치적 도약을 노릴 때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오 시장이 출마를 접으면 이들의 선거가 어려워진다. 자칫하면 낙선한 구청장들의 원성을 오 시장이 한 몸에 받아야 할 처지가 될 수 있다. 오 시장이 회견에서 "말로 다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낀다"는 심경을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 서울시장은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다. 수도권을 넘어 전국의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민의힘이 참패하면 장 대표는 물론 오 시장에게 책임론의 화살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오 시장이 차기 당권, 나아가 대권을 노린다면 불출마는 큰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 안팎에선 오 시장이 벼랑 끝 승부수를 던졌으나 장 대표의 버티기에 막혀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 시장이 불만을 쏟아내며 압박 공세를 예고한 이유다. 그는 "지도부의 모습은 최전선에서 싸워야 할 수많은 후보들과 당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무능을 넘어 무책임"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당의 혁신을 추동하고 비대위에 버금가는 혁신 선대위를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각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파국을 피했으나 70여일 남은 선거 전망은 어둡다. 최악의 내분으로 위기감이 확산 중이다. 17개 광역단체 중 대구·경북을 빼곤 전패한 '2018년 악몽'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가장 큰 문제는 장 대표가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결의문'에 이어 '윤 어게인 청산'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외면하고 있는 점이다. 오 시장이 후보 등록 후 지도부와 각을 세우면서 서울시장 경선이 당내 노선 투쟁의 최전선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장 경선은 오 시장과 윤희숙 전 의원, 이상규 성북을 당협위원장 등이 참여하는 5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이날 경제 관료 출신의 초선 박수민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박 의원이 당권파 진영에서 '플랜B'로 거론돼 오 시장 출마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권파 김민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오 시장을 향해 "이것은 전투가 아닌 자해"라고 즉각 반격했다. 김 최고위원은 "어떤 장수가 자신의 성벽을 향해 칼을 겨누고 포를 쏘느냐"며 "이것이야말로 무능을 넘어 무책임"이라고 쏘아붙였다. 오 시장과 장동혁 지도부의 무한 갈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광역단체장 공천 갈등이 맞물려 자중지란이 절정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충북과 부산·대구 텃밭에서 현역단체장·중진의원 컷오프(공천 배제)를 추진해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컷오프 대상자와 일부 공관위원 등이 반발해 후폭풍이 거세다. 당내에선 "선거 폭망이 확실한데, 장동혁·이정현이 1·2등 공신"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공천관리위는 이날 경선을 통해 부산시장 후보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박형준 시장과 주진우 의원이 맞붙는다.

 

이 위원장은 전날 공관위 회의에서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주 의원을 단수 공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는데, 이 소식이 알려지자 당은 발칵 뒤집어졌다. 박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을 망하게 하는 행위이자 망나니 칼춤"이라며 이 위원장을 직격했다. 그는 물론 주 의원도 "진심으로 원한다"며 경선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들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장동혁 대표와 만나 부산시장 경선 진행을 요청했다. 내홍이 커지자 이 위원장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공천관리위는 김두겸 울산시장과 김진태 강원지사, 박완수 경남지사를 해당 지자체 후보자로 각각 단수공천했다.

 

컷오프 통보를 받은 김영환 충북지사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불복'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가처분신청을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의원 5명을 포함해 9명이 몰린 대구시장 공천 방식을 놓고선 중진 컷오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예비후보인 초선 유영하 의원은 채널A 유튜브에서 "이 위원장이 심장이 멈췄을 때 전기충격기를 써야 한다고 말하는데 만약 전압이 너무 높으면 전기 충격을 가해서 감전사로 죽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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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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