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대구…김부겸 우세 속 판세 흔들 시나리오들

허범구 기자 / 2026-03-31 17:14:18
리얼미터…金, 국힘 후보 6명과 가상 양자대결서 낙승
주호영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결과, 중요 변수될 듯
기각시 朱 무소속 출마…인용시 朱·이진숙도 경선 예상
다자대결, 金에 크게 유리…朱, 국힘과 단일화하면 반전

'보수 심장' 대구가 격랑에 휩싸였다. 6·3 지방선거에서 정치지형이 바뀔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공천 갈등으로 자중지란이다. 반면 단일대오 더불어민주당 공세는 거세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선두에 섰다. 

 

김 전 총리는 대구에서 지역구 의원을 지내는 등 지지세가 두텁다. 민주당 기초단체장·지방의회 선거 출마자들도 '김부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들의 선거 현수막과 SNS 등에 김 전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이 확산 중이다. 60여일 남은 선거 판이 요동치고 있다.

 

▲ 김부겸 전 국무총리(왼쪽부터)와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KPI뉴스 자료사진]

 

30, 31일 대구를 찾은 한 정치 평론가는 "민심이 예전과 확 다르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 의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 발전을 위해 예산을 많이 가져오는 인물이면 여당도 괜찮다는 게 유권자들 인식"이라며 "국민의힘만 된다는 건 오판"이라고 강조했다.

 

리얼미터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TBC 의뢰로 28, 29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804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대구시장 적합도 다자대결에서 49.5%로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세 배 이상 앞섰다. 추 의원과 함께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한 유영하(5.8%), 윤재옥 의원(5.6%) 등 나머지 5명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김 전 총리는 6명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모두 여유있게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 의원과는 52.3% 대 36.6%였고  의원과는 57.2%대 31.1%로 격차를 벌렸다.

 

민주당 허소 대구시당 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경험적으로 여론조사에선 15% 정도는 빼고 본다"며 "박빙 열세에서 박빙으로 변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에게 최선의 시나리오는 다자 대결 구도가 짜이는 것이다. 국민의힘 주자들의 무소속 출마로 보수 표가 분열되는 경우다. 컷오프(공천 배제)에 강하게 반발하는 주호영 의원이 일순위로 지목된다. 주 의원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을 본 뒤 대응 수위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결과가 중요 변수인 셈이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컷오프에 저항하는 행보다. 흰색 어깨띠를 두르고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라고 적힌 명함을 돌리는 등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공천 갈등이 새 국면을 맞을 수 있다. 컷오프 효력이 정지되면서 주 의원은 물론 이 전 위원장도 경선에 참여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마침 이날 공관위 이정현 위원장과 위원들은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일괄 사퇴했다. 이 위원장은 "공관위 결정은 그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당 지도부가 법원 판단을 외면하는 건 적절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남은 지방선거와 보선 공천은 별도 공관위를 꾸려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 의원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공천을 바로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숙고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알렸다.

 

이 전 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대구시장 경선을 다시 하라"고 장 대표 등에 촉구했다. 

 

가처분이 기각되면 주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불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 의원과 만난 야권 인사는 "6선까지 했으니 남은 임기 2년을 더 하면 뭐하겠느냐는 생각이 강했다"고 전했다. 그는 "되든, 안되든 승부를 제대로 걸어보겠다는 의견이 확고했다"며 "지역구(수성갑)에 보선이 치러지면 한동훈 전 대표가 출마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여겼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당한 한 전 대표와 손잡는 '주한연대설'이 회자되는 배경이다. 무소속 신분의 두 사람이 보수 재건을 기치로 선거 바람을 일으킨다는 게 연대설 골자다. 

 

하지만 성공 확률이 낮은 게 문제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양당 지지층이 결집하는 경향이 강한 게 그간 통례였다. 특히 대구는 강경 보수 지지자가 많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8차례 대구시장 선거에서 진보 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은 전무하다.

 

이번 선거에선 국민의힘 후보와 김 전 총리가 양강으로 치열한 접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런데 주 의원이 보수 표를 가져가 김 전 총리 당선에 일조하면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그는 물론 한 전 대표에게도 책임론의 화살이 쏠릴 것이 명약관화하다. 배신자 낙인을 비롯해 감당해야할 부담이 상당한 것도 연대의 걸림돌이다. 대권 주자로 꼽히는 한 전 대표로선 정치 생명을 걸어야할 수도 있다. 현재로선 "무소속 출마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내에선 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결국 후보 단일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판세가 양당 후보 박빙으로 흐르면 주 의원이 단일화 압력을 피하기는 어렵다.

 

일각에선 주 의원의 무소속 출마가 보수 후보 단일화를 겨냥한 노림수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선거 막판 극적인 단일화는 반전을 만드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이 경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친한계 의원은 "주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며 김 전 총리 당선을 저지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 전 대표가 주 의원 지역구에 출마했을 경우 주 의원이 단일화하는 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모든 걸 다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통화에서 "주 의원이 장 대표와 '윤 어게인' 인사들에 대한 반감이 워낙 강해 단일화 없이 끝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전화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오차범위는 95%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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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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