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재고 안하면 그냥 안넘어가"…朱, 법적 대응 등 검토
"李, 국회의원 보선으로…한동훈 출마시 견제 카드" 관측
장동혁 "당위해 희생 필요"…이정현 "아픈 길 가야 산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선거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후보 공천 과정이 엉망인 탓이다.
공천관리위는 지난 22일 윤재옥·추경호 의원 등 6명으로 경선을 치른다고 전격 발표했다. 3명은 컷오프(공천 배제)됐는데, 유력 주자인 6선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포함됐다.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컷오프 결과가 황당해 역풍이 거세다. 의원들 반발이 번지면서 내홍이 최고조로 치닫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 출마를 공식 요청했다. 여당은 합세하는데 국민의힘은 자폭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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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알앤써치가 지난 20일 발표한 여론조사(대구경제신문 의뢰로 18, 19일 대구 거주 유권자 810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대구시장 적합도에서 이 전 위원장은 30.6%로 선두를 달렸다. 주 의원은 26.3%, 추 의원은 12.1%, 윤 의원은 5.6% 등으로 나타났다. 당 지지층에서도 이 전 위원장은 42.2%로 1위였다. 주, 추 의원은 각각 17.0%, 15.5%였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관위가 이번 결정을 재고하지 않으면 저뿐 아니라 대구 시민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 의원은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장동혁 대표를 향해 "이정현 공관위원장 뒤에 숨지 말라"며 공천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과 함께 무소속 출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컷오프 이유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이 위원장을 강하게 공격했던 주 의원은 '괘씸죄'를 산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주 의원은 전남 곡성 출신인 이 위원장을 향해 "호남 출신이 대구를 만만하게 봤다"고 쏘아붙였다. 이 위원장은 "꿩도 먹고 알도 먹고 털까지 다 가져가겠다는 거 아니냐"고 맞받았다.
이 전 위원장은 대구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생기면 투입하기 위해 남겨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한계 진영에선 한동훈 전 대표의 보선 출마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른바 '자격 공천' 카드라는 얘기다.
현역 의원이 대구시장 후보가 되면 그의 지역구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주 의원(수성갑)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 보선 지역은 2곳으로 는다. 이럴 경우 한 전 대표 선택이 주목된다. 친한계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아직 시간이 많이 있어 추가로 보선 지역이 나오는 걸 봐야한다"며 "한 전 대표 출마지는 최종 확정된 뒤 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보수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주 의원이 무소속 출마하면 주 의원 지역구에 한 전 대표가 무소속으로 입후보하고 주호영 후보와 손을 잡아 극우파 심판 전선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공천 분란은 이정현 위원장과 장 대표의 책임이 크다. 이 위원장은 애초 중진 의원 컷오프를 고집해 빌미를 제공했다. 대구 지역 의원들이 강하게 저항했고 '공천 내정설'이 불거졌다. 그러자 이 위원장이 '플랜 B'로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는 당초 전날 회의에서 서울시장 경선 규모와 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이 위원장이 대구시장 경선도 안건으로 제안하면서 주호영·이진숙 컷오프를 밀어붙였다. 그는 막판에 장 대표와 20분 통화를 했다고 한다. 장 대표도 '묵인'했다는 정황으로 비친다.
두 사람을 비토하는 분위기가 적잖다.
대구시장을 지낸 권영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나절도 지켜지지 않은 공정경선·시민공천 약속. 장 대표의 약속 위반인가, 이정현 위원장의 오만과 독선인가"라고 질타했다. 장 대표가 전날 대구 지역 의원 전원을 만나 약속한 '시민 공천'을 겨냥한 것이다.
공관위 부위원장인 정 사무총장은 전날 컷오프 결정에 반대하며 회의장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고위가 공관위 결정을 재논의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장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로서 공관위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천하다 보면 당을 위해 희생이 필요할 때도 있다"며 "당을 위해 필요한 희생이 있다면 서로 희생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우리 당은 위기가 아니라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아픈 길을 가야 산다"고 썼다. 그는 "이번 공천은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며 "더 크게 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배제가 아니라 재배치"라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당내에서는 공천 후유증으로 인한 보수 분열로 텃밭도 내줄 것이라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김부겸 전 총리가 '힘 있는 후보론'을 내세워 출전하는 게 국민의힘이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김해 봉하연수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총리님만이 낙후된 대구의 발전을 이끌어갈 확실한 필승카드"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뛰어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김 전 총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달 중으로 (출마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고 전했다. 그는 "당에서 (나에게) 결단만 촉구하기보다 먼저 대구 발전을 위한 비전과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알앤써치 조사는 무선(100%)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응답률은 6.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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