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先국조' 가닥에 친청계·혁신당 "즉각 탄핵"
법무장관…박균택·양부남에 '제2김지용 논란' 우려
"민주 이탈 전통 지지층 늘고 혁신당이 흡수" 분석
신천지와 조희대, 법무부 장관 인선까지. 여권이 첩첩산중이다. 계파갈등의 불씨를 키우는 형국이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신천지 교인의 더불어민주당 당원 가입 의혹이다. 지난 8·17 전당대회에서 김민석 대표가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 연합' 의혹을 제기해 정청래 전 대표와 친청계가 강력 반발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상당 규모의 집단적 입당이 확인됐다며 당 차원의 조사 내용을 언급해 논란이 재점화했다.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친청계가 조사 결과 발표를 요구하며 친명계와 정면충돌했다. 사흘 뒤인 26일 최고위원회의도 진통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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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왼쪽)와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 원장. [뉴시스] |
친청계 한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전대 예비경선에서 유력한 당 대표 후보(김 대표)가 말한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의 실체를 있는 대로 밝히면 된다"고 압박했다. 이어 김 대표를 겨냥해 "당권을 잡기 위해 허위 거짓 주장을 했다면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표는 당을 위험에 빠뜨린 폭탄 발언 근거를 아직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공개 협박을 멈추고 근거를 밝혀라"고 몰아세웠다. 정청래 전 대표는 곧바로 페이스북 글에서 "한 최고위원이 맞는 말만 했다"며 "덮는 자가 범인이라 생각한다"고 호응했다. 정 전 대표와 친청계 최고위원(한민수·이성윤·최민희)이 열흘 넘게 김 대표를 협공하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는 조사 결과를 당장 공개하지 않고 11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보고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주요 정치 이슈에 대해 당력을 모아야 할 시점으로 잠정적으로 (결과 공개를) 유보한 상태에서 11월에 보고하자는 얘기가 있었는데 한 최고위원이 정치 이슈화를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최민희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신천지 입당 실태 조사 결과를 비공개 의총에서 보고하기로 최고위가 합의한 사실이 없다"며 "결과 처리에 이견이 있다"고 공개 반박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 추진도 친명·친청계의 눈높이가 다르다. 김 대표는 역풍을 우려해 즉각적인 탄핵에는 소극적이다. 그런 만큼 탄핵에 앞서 국회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탄핵 근거를 확보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절차가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도부는 국정감사 후 원내지도부와 협의해 추진 일정과 방식을 정할 방침이다.
남인순 국회부의장도 BBS 라디오에서 "우선 국정조사를 통해 문제가 무엇인지 점검해 보고 헌법 위반적 사안이 있다면 그다음 단계(로 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청계는 국조는 필요없고 탄핵을 서둘러야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론조사 대납 혐의 사건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탄핵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친청계 시각이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이 보인 헌법·법률 무시·위반 행위만으로도 충분한 탄핵 사유가 있다"며 "즉각 탄핵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승원 전 후보자 낙마로 공석이 길어지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선 문제는 내분의 새 요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군을 민주당 박균택·양부남 의원 2명으로 압축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이 대통령 사건이 조작기소로 밝혀지면 공소취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측근들이다. 또 검찰 출신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검찰은 민주당 핵심 지지층에겐 원망의 대상이자 주적이다. 당장 친여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검찰 추종 고질병이냐" 등의 비판 글이 잇따랐다. 당 일각에선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임명 과정에서 강경파 저항으로 극심했던 내홍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박·양 의원이 이 대통령 공소취소 모임 소속이라는 점을 들어 파상공세를 벌였다. 박 의원은 그러나 기자들과 만나 인사 검증 동의 여부에 대해 "제안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취임 100일 내 당 지지율을 10%포인트(p)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지지율은 되레 떨어져 30%대 박스권에 갇혔다. 시간이 한달 쯤 남았는데 반등의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잇단 악재로 내분이 격화하면서 지지층 분열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선명성을 바라는 코어(전통)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하는 셈이다. 조국혁신당으로선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어 반가운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22, 23일 전국 유권자 1003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은 36.0%, 국민의힘은 42.6%로 나타났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민주당은 0.2%p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1.7%p 올랐다.
양당 격차는 6.6%p로 커지며 10주 만에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밖으로 벌어졌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에 대해 "추미애 경기지사와 부승찬 의원의 '소방 재정' 실언 파장에 이어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과 신천지 의혹 공세를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하면서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3주째 30% 중반대에 정체된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혁신당은 6.7%를 기록했다. 2주 전 조사에서 6.7%였던 혁신당 지지율은 지난주 6.9%로 상승했으나 이번주 다시 0.2%p 내렸다. 꾸준히 7%에 가까운 수치를 유지 중이다. 일부 조사에선 9%가 나와 당은 고무된 분위기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호남과 4050세대, 진보층에서 민주당을 못마땅해하는 유권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 상당수를 혁신당이 흡수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전통 지지층이 현 집권 세력의 국정 운영과 정책, 차기 대권 주자 면면에 실망해 위기를 느끼고 있으며 김 대표를 비롯한 86세대 정치인에 대한 반감이 강화되고 있다는 게 안 대표 진단이다. 그는 "2028년 총선을 앞두고 혁신당이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최대한 구사할 것"이라며 "선명성 부각이 우선이고 조희대 탄핵은 그 일환"이라고 짚었다.
혁신당 신장식 대표는 전날 kbc광주방송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개혁 색깔이 흐릿해진 거 아닌가 생각하는 분들이 경고를 보내기 위해 혁신당에 지지를 보내고 계신 것"이라고 풀이했다.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연일 김 대표를 직격하고 있다. 두 사람은 범여권 차기 대권 경쟁자들이다. 조 원장 입지가 커지면 김 대표에겐 부담이다.
조 원장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오 시장 무죄 판결과 관련해 대법원의 엄정한 판단을 기대한다는 김 대표 발언에 "어떻게 기대할 수 있나. 가능한 얘기인가"라고 비꼬았다.
조 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쟁과 8월 전대 당권 경쟁 등을 거치면서 내부 권력투쟁에 몰입했다"며 "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조희대 탄핵과 사법개혁의 적기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역풍 운운하며 주저하면 서 있는 그 아래 자리가 무너질 것"이라며 지도부 결단을 거듭 재촉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내분이 제일 큰 위험, 제일 큰 적"이라며 "닥치고 뭉쳐 신천지, 조희대 사법부 문제를 현명하게 극복해야 한다"고 썼다.
리얼미터 조사는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3.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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