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낙동강 전선'서 선전…지역구 90석에 비례 18석
조국당 12석 돌풍, 개혁신당 3석…범야권 192석 차지
尹 '조기 레임덕' 위기…오만·불통 국정 스타일 바꿔야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압도적 과반을 차지하며 대승했다.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 의석수가 192석에 달해 '여소야대' 구도가 심화됐다.
국민의힘은 '개헌 저지선(101석)'을 가까스로 지키는 참패를 당했다. 집권당으로는 민주화 이후 최소 의석을 얻어 사상 최대 격차의 여소야대를 만들어줬다.
최악의 여권 성적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의 엄중한 심판과 경고라는 게 중평이다. 특히 윤 대통령에 대한 강한 반감과 불만은 중도층은 물론 보수 지지층 이탈을 불러 최대 패인으로 지목된다. "정권보다 대통령 심판이 컸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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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당별 종합 의석수 [그래픽=김윤주 기자] |
민주당은 11일 오전 10시 34분 기준 개표가 완료된 전체 254곳 지역구 가운데 63.4%인 161석을 확보하며 압승을 거뒀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90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진보당은 각각 1석이다.
비례대표(46석)에선 국민의미래가 18석,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은 2석을 얻었다.
민주당은 더불어민주연합 의석을 합하면 175석,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를 더하면 108석이다. 여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저지에 필요한 의석수(120석)를 확보하지 못했다.
승패를 가른 수도권과 충청권 민심…민주당 '한강 벨트' 지키며 거의 석권
민주당은 12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83%인 102석을 가져가며 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48석의 서울에서 37곳을 이겼다.
민주당은 '정치 1번지' 종로(곽상언)에서 이기며 일찌감치 강북벨트를 파란색으로 물들였다. 또 격전지가 몰린 '한강 벨트'에 해당하는 영등포갑(채현일), 중성동갑(전현희), 강서갑(강선우), 강서병(한정애) 등도 개표 초반 승리를 이미 확정했다. 영등포을(김민석), 마포을(정청래), 광진갑(이정헌), 광진을(고민정)도 지켰다. 접전을 벌인 양천갑(황희)도 건졌다.
국민의힘은 전통적 강세지역인 강남3구 등 11곳에서 승리했다. 8석에 그쳤던 21대 총선때보다는 선전했으나 그토록 공들였던 '한강 벨트' 탈환에는 실패했다. 용산(권영세), 동작을(나경원), 마포갑(조정훈) 3곳만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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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정당별 지역구 의석 현황. [그래픽=김윤주 기자] |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서울 등 수도권 접전지를 80여차례 찾아 부동산·지역 개발 공약 등을 앞세워 표심 잡기를 시도했으나 심판론의 벽을 넘지 못했다. 강남갑(서명옥), 강남을(박수민), 강남병(고동진), 서초갑(조은희), 서초을(신동욱), 송파갑(박정훈), 송파을(배현진) 등 '표밭'만 지켜냈다. 도봉갑(김재섭)에서 '깜짝' 승리를 거뒀지만, '탈환'을 기대했던 송파병(김근식)은 접전 끝에 패했다.
경기·인천도 민주당이 압도적이었다. 60석이 걸린 경기에서 민주당은 53곳을 이겼다. 성남 분당과 강원 인접 지역을 빼곤 대부분 격전지에서 '싹쓸이'에 가까운 압승을 거뒀다. 막판까지 접전을 벌인 하남갑에선 추미애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 호위무사인 국민의힘 이용 후보를 1.17%포인트(p)차이로 꺾고 신승했다.
'막말 논란'과 '불법대출'로 뭇매를 맞았던 김준혁(수원정), 양문석(안산갑) 후보가 당선된 것은 정권 심판론이 도덕성 문제까지 삼키는 블랙홀로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국민의힘은 6곳에서 승리했다. 성남 분당갑(안철수), 분당을(김은혜), 동두천·양주·연천을(김성원), 포천·가평(김용태), 여주·양평(김선교) 등이다. 21대 총선에서 겨우 7곳을 건졌는데, 이번에 1석을 내줬다.
화성을에서는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 후보로 출마한 이준석 대표가 당선됐다.
민주당은 인천 14개 지역구 중 12곳에서 이겼다. '명룡대전'으로 주목받았던 계양을(이재명)을 비롯해 연수갑(박찬대), 연수을(정일영) 등을 가져갔다. 국민의힘은 중구·강화·옹진(배준영)과 동·미추홀을(윤상현) 2곳을 건졌다.
캐스팅 보트를 쥔 충청에서도 민주당이 막강했다. 대전에선 민주당이 7석을 싹쓸이했다. 세종에선 민주당과 새로운미래가 1곳에서 승리했다. 국민의힘은 9곳 모두에서 전패했다.
민주당은 충남 11석 중 8석을 가져갔다. 국민의힘은 3석에 그쳤다. 충북에선 민주당 5석, 국민의힘 3석을 차지했다. 여야가 접전한 충남 천안갑(문진석), 공주·부여·청양(박수현)에선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충남 보령·서천은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했지만 국민의힘 장동혁 후보가 승리했다.
보수 지지층 결집한 부산·울산·경남…국민의힘 '낙동강 전선'에서 선전
국민의힘은 '한강 벨트' 탈환에 실패했으나 '낙동강 전선'에선 예상 외로 선전했다. '개헌 저지선(101석)'이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돌자 전통 지지층이 막판에 결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40곳이 걸린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85%인 34곳을 이겼다. 부산 18곳 중 17곳, 경남 16곳 중 13곳, 울산 6곳 중 4곳이다.
낙동강벨트 10석 중 민주당이 승리한 곳은 부산 북갑(전재수), 경남 김해갑(민홍철), 김해을(김정호) 3곳에 불과했다.
부산 사하갑(이성권), 사하을(조경태), 사상(김대식), 강서(김도읍), 북을(박성훈), 경남 양산을(김태호)은 모두 국민의힘이 가져갔다. 김태호 후보는 지역구를 바꿔 출전했는데, 접전 끝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21대 총선과 비교하면 낙동강벨트에서 민주당은 2석을 더 내주며 패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를 교두보 삼아 PK 지역 선전을 노렸지만 지역주의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강원 8석 중 6석을 차지하며 지역 맹주임을 재확인했다. 경합지로 꼽힌 원주갑(박정하), 원주을(송기헌)은 각각 국민의힘과 민주당에게 돌아갔다.
여야는 텃밭에서 압도적 우위를 과시했다. 국민의힘은 대구(12석)·경북(13석)을 모두 석권했다. 민주당은 광주(8곳)·전남(10곳)·전북(10곳)을 싹쓸이했다. 무소속 당선은 전무했는데, 처음 있는 일이다. 녹색정의당 당선자도 없었다.
정국 주도권 잃은 여당…최대 위기 처한 윤 대통령, 안 바뀌면 '조기 레임덕' 우려
국민의힘은 총선 3연패를 당했다. 개헌선(200석)을 내주지 않으며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향후 4년 동안 야권에 정국의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게 됐다. 190석이 넘는 '반윤 거야'(反尹 巨野)가 태클을 걸면 여당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이념 구도로 보면 188석의 범진보좌파 연합이 22대 국회를 장악해 노선 대결이 일상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윤 대통령은 임기 전반에 이어 남은 3년도 거야 견제를 받아야하는 만큼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오만과 불통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바꿔야한다는 지적이 높다. 심판론이 블랙홀로 작용한 것은 여권의 대형 실책이나 비리가 아니라 윤 대통령의 일방통행 리더십 탓이 크다.
그런 만큼 여당 등으로부터 대대적인 변화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거부하면 국정 운영 동력이 떨어지며 '조기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은 공천 과정과 후보들의 자질을 둘러싼 각종 논란 속에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재명 대표의 당 장악력이 세지면서 정부·여당을 상대로 한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 등에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이 민주연합 일부 세력 및 군소 야당 등과 손을 잡고 20석을 확보, 제3의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국민의힘이 받는 압박은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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