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차산업 혁명 대비 화웨이 제재 착수
4차 산업혁명 시대 5G 통신장비를 선도하는 화웨이가 왜 위험한가?
세상은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길목에 서 있다. 4차 산업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빅데이터(big data)'를 21세기의 '석유(oil)'라고 부른다.
기존 데이터베이스 관리 도구의 능력을 넘어서는 대용량 데이터베이스에 누가 더 많이 빅데이터를 소유하느냐에 따라 기업운명이 달라진다. 이런 빅데이터를 수초 만에 빅데이터의 그릇인 '데이터센터'로 가져가는 것이 '5G' 통신장비 기술이다.

5G는 석유로 치면 석유를 나르는 송유관에 비유된다. 정보로는 정보전달의 고속도로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라고 할 만큼 엄청난 반도체 판매를 기록한 것도 글로벌 IT 기업이 저마다 경쟁적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곧 5G 상용화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4차 산업을 겨냥해 투자한 결과다.
5G 통신시대는 초연결 데이터 활용이 경쟁력이다. 5G 통신은 사람뿐 아니라 사물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다양한 물체와 장소 특히 다양한 설비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잘 묶으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자율주행, 가상현실 등 초(超)연결시대를 열어줄 핵심 기술인 5G에서 가장 앞선 회사가 화웨이다.
IT기업들 '빅테이터' 선점에 온힘
정보는 이제 인간만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사물에서도 엄청난 정보가 생산되는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클라우드 시스템이나 빅데이터를 취급하는 FAANG과 같은 기업들, 즉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구글, 넷플릭스는 이미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빅데이터' 선점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 기업은 우리의 데이터를 차곡차곡 그들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센터로 빼가고 있다. 데이터가 모여 인공지능을 발전시키고, 인공지능의 힘으로 향후 세상은 엄청나게 달라진다.
빅데이터 독점시대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이용당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우리의 사진, 음식 취향, 마트에서의 구매 취향, 카드 결제로 쌓여가는 소비패턴, 인터넷 쇼핑을 통한 제품선호도 등 수많은 정보가 그들에게 탈취당하고 있다.
지금은 허접해 보여도 이런 정보가 4차 산업혁명으로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된다. 빅데이터를 통해 수집한 정보로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정치적 성향을 띠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국가에 어떤 반감이 있는지, 범죄성은 얼마나 강한지 등 개인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2012년 세계 최대 통신장비 회상 등극
화웨이는 1988년에 설립, 2012년 5G 기업 스웨덴의 에릭슨을 누르고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제조회사로 등극했다. 스마트폰은 1, 2위 삼성과 애플에 이어 세계 3위의 제조회사로 약진했다. 중국에서 화웨이는 '중국의 삼성'이라고 불릴 만큼 중심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순이익이 2017년 925억 달러로 엄청난 성장을 했다.
화웨이는 이름부터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화(華)는 중화인민공화국을 뜻한다. 위(爲)는 중국만을 위해 일하거나 활동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화웨이는 국수주의적 경향이 강한 기업이다. 무엇보다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가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이다. 그는 젊었을 때부터 모택동 사상에 심취했고, 중국공산당을 위해 온갖 충성을 다하기로 소문난 인물이다.
무엇보다 런정페이의 경영방식이 독특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늑대 경영방식'을 주창한 인물이다. 세계적인 통신업체가 되려면 임직원 모두가 "늑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늑대란 공격적 본능을 가지면서도 무리를 이끄는 리더에게는 순종하는 습성이 있다. 이는 화웨이 임직원은 세계를 향해 적극적으로 공격하되 중국 공산당을 위해서는 충성을 강조한 것이다.
화웨이는 여타 IT 기업과 달리 대부분 기술 절도를 통해 5G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켰다. 보통 국가의 기업들이 '2G-3G-4G-5G' 단계로 통신기술을 발전시켜온 데 반해 화웨이는 2G에서 바로 4G로 넘어갔다. 그 여세를 몰아 5G 기술을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전개했다. 그런 배경에는 기술 절도가 있었다.
원래 통신기술은 전통적으로 북유럽 국가의 전유물이었다. 스웨덴(에릭슨) 핀란드(노키아)가 원조 기술국이다. 하지만 화웨이는 4G부터 중국 정부의 엄청난 지원과 기술 도둑질까지 겸해 시장을 선점해나갔다. 현재 '화웨이-에릭슨-노키아'가 5G 통신분야에서 3강 체제를 굳히고 있다.
정상 인증 안 거치고 정보 훔쳐
파이낸셜 타임스(FT)가 공개한 중국인민해방군 '백서'에 따르면 국가 사이버 전쟁은 통신분야에서 준비돼야 한다. 사이버 전쟁은 적국의 네트워크에서 훔치고, 바꾸고, 삭제하고, 속이고, 방해하고, 분열시키고, 마비시키는 것이 기본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거꾸로 적국의 네트워크를 해킹해야 한다. 중국인민해방군은 '민간 중국통신회사'와 함께 사이버 전쟁 협력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쓰여 있다. 마치 중국 병법가 손무의 <손자병법>을 집약해 놓은 것 같다.
그렇다면 '민간 중국 통신회사'는 어떤 회사인가? 바로 화웨이다. 그리고 주인은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 런정페이다. 런 회장은 후진타오에 이어 시진핑 등 대를 이어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임을 톡톡히 받아온 인물이다.
이런 사람이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주인'이라는 사실이 인지되면서 미 의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의회 조사 보고서에서 밝혀진 화웨이 기술 절도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2003년 당시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였던 시스코(Cisco)사가 "지적재산을 불법 복제했다"며 화웨이를 제소했다. 처음에는 "기술을 도둑질한 적이 없다"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그러나 몇몇 증거가 밝혀지자 불법 도용을 시인하면서 "시스코의 프로그래밍 코드를 가지고 단순히 한번 사용해보려고 했다"며 "라우터(router) 프로그램을 짜는 데만 사용했을 뿐 결코 해킹을 한 적은 없다"고 군색한 변명을 했다.
둘째, 지금은 파산한 캐나다 통신장비업체였던 노텔(Nortel)은 한때 세계적인 IT 기업이었다. 당시 화웨이는 중국 주재 노텔사의 직원 계정을 이용해 1990년대 말에서 2000년 초까지 10년간 노텔사의 컴퓨터를 해킹했다.
사장부터 회사의 모든 컴퓨터를 해킹해 기밀을 훔쳤다. 나중에 화웨이 제품에서 노텔사의 하드웨어와 지적 재산이 들어있는 것이 밝혀졌다. 심지어 노텔의 매뉴얼(manual)까지 불법 복제한 것도 드러났다.
셋째, 2015년 초 한국 과학기술연구원(KIST) 시스템 보안연구실과 보안 컨설팅업체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 수입된 중국제품 CCTV에서 '백도어 프로그램'이 발견됐다. 카이스트는 긴급 보안위협 보고서를 만들어 그해 5월 31일 불법적인 기능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백도어 프로그램은 정상적인 기기에 숨어 또 다른 불법 기능을 하도록 조종된 것을 말한다. 백도어는 헤드센터에서 신호를 보내면 정상 기능을 하다가도 작동 기능을 변환하면 센터의 요구에 응한다. 이는 운영체제나 프로그램 등을 만들 때 정상적인 인증과정을 거치지 않고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뒷마당이다. 화웨이는 이를 통해 정보를 훔치는 것이다.
인공지능 이용해 네트워크 뚫어
화웨이처럼 백도어를 가진 통신제조사는 제품을 원격 조종해 다양한 정보를 제어할 수 있다. 내부 네트워크에도 침투해 주요 산업정보를 마음대로 빼내갈 수 있다.
이런 화웨이의 불법행위는 단순하지가 않다. 4G보다 5G 통신시대에는 한층 더 복잡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5G 시대를 맞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화웨이 문제를 들고나와 압박하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2016년 10월 21일 미국 동부에서 대규모 디도스(DDos) 공격 피해가 발생했다. 과거엔 대부분 컴퓨터로 해킹을 했다.
이제는 양상이 사뭇 달라졌다. 프린터, 카메라, 체중기, 등 가정 및 사무용 기기를 통해 해킹이 이루어진다. 이런 사례는 컴퓨터가 아니라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네트워크를 뚫고 들어와 정보를 탈취한다.
4차산업 시대는 모든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서로 연결되기 때문에 관련 보안체계가 더 허술하게 노출될 염려가 있다. 이런 염려를 불식하는 데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 무엇보다 화웨이처럼 위험성이 노출된 기기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또 다른 방법은 보안을 완벽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안은 아무리 완벽하게 해도 다시 침투할 수 있다는 게 기계의 맹점이고 한계다. 따라서 완벽한 보안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시진핑 '중국제조 2025' 기술굴기 매달려
미국은 자국을 주체로 국제 동조 체제를 구축했다. 이른바 '에셜론' 시스템이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 국가로 이른바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라 부른다. 동맹국은 1,2,3차로 구성됐다.
1차 참여국은 미국 영국 캐나다 2차는 호주와 뉴질랜드 3차는 일본 한국 터키이다. 1, 2차 가입국은 에셜론의 모든 감청정보를 제공받는다. 3차 가입국은 정보 접근이 다소 제한적이다.
5G야말로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사안으로 또 다른 안보전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에 대한 압박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는 이유다. 왜 트럼프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의 5G를 가만 두지 않을까?
현재 중국은 유튜브나 구글, 다음, 아마존 등 인터넷 사이트를 단속하고 있다. 중국은 하늘의 그물망이라는 막강한 '톈왕 프로젝트'가 있다. 자칫 반국가적 농담이라도 하면 바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한다.
특히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 분열을 막기 위해 이런 시스템으로 인민을 사찰한다. 국내 분열을 막지 못한다면 구소련처럼 해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어쨌든 중국은 기술굴기로 경제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 상황이다. 중국은 내수시장을 활성화해 미중 무역전쟁을 극복해 나가야 할 운명이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절실히 필요한 것이 또 기술혁신이다. 시진핑이 '중국제조 2025'의 기술굴기에 매달리는 이유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중국의 기술굴기를 두고 볼 수가 없다. 5G 패권을 중국이 가져가면 그동안 미국 정부가 독점해온 정보력을 빼앗길 수 있다. 21세기 정보화 시대의 정보력이야말로 국가 우위를 지키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중국은 무역협상의 걸림돌인 5G 패권 도전을 내려놓으려 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중국이 엄청난 경제적 파국을 만나면 내려놓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외환보유고도 많고 미국 채권도 많아 괜찮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중국도 미국 달러로 지금까지 성장했다. 그래서 달러는 곧 중국 경제의 덫인 셈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도 2018년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 그렇다고 화웨이가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이를테면 ZTE는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이었고, 화웨이만은 못하지만 잘나가던 기업이었다.
그런데 미국이 핵심부품을 금지하고 수입까지 제재하자 아무 것도 못하는 파산 직전의 좀비(zombie)기업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화웨이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을 미국 정부가 하나하나 막으면 과연 화웨이라고 온전할 수 있을까?
특히 화웨이가 4G 기술을 기반으로 5G 기술을 선점해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에릭슨과 노키아도 화웨이와 기술격차 및 가격경쟁력의 차이를 거의 따라잡았고 삼성전자까지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는 동안 이런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온다면 화웨이의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5G 패권 전쟁의 목표는 미국이 정보독점력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정보독점을 통해 패권과 국가이익을 지키려 할 것이다. 향후 4차산업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빅데이터' 정보다.
LG, 사용 결정…기지국 4000여 개 설치
현재 우리는 5G 통신기업체로 SKT, KT, LG 3개가 있다. SKT와 KT는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LG는 화웨이를 사용하기로 하고 이미 국내에 4000여 개의 기지국에 설치했다.
그러자 수많은 고객이 한결같이 LG가 국내 정보를 중국에 넘긴다며 좋았던 LG 기업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LG는 고객들이 이렇게 반응하는 것은 "사드 배치와 반도체 추격에 따른 반중 정서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
K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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