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D램 가격담합?...'램포칼립스'가 뭐길래

김덕련 기자 / 2026-06-30 09:19:45
반도체 빅3, 25일 미국서 피소…가격 담합 혐의
"HBM 공정 전환을 D램 가격 인상 핑계로 삼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미국에서 거액의 가격 담합 소송을 당했다. 소송을 제기한 주체는 미국 개인 소비자 14명과 3개 중소기업,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 D램의 가격 폭등이다.

 

AI(인공지능) 산업혁명으로 AI용 반도체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면서 D램(DRAM) 생산 여력은 줄었다. 이에 따라 D램 가격이 폭등한 건데, 이게 가격담합 소송으로 이어진 것이다.

 

미국 기술 전문 매체 WCCftech, 폴란드 IT 전문 매체 텔레폴리스(Telepolis)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개인 소비자 14명과 3개 중소기업이 '글로벌 메모리 빅3'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D램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리고 담합했다는 주장이다.

 

텔레폴리스는 이른바 '램포칼립스(RAMpocalypse)'라 불리는 급격한 메모리 가격 상승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램포칼립스는 램(RAM)과 대재앙을 뜻하는 아포칼립스(Apocalypse)를 합성한 신조어다.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상대로 미국에서 제기된 집단 소송에 관한 텔레폴리스 기사.

 

이들은 소장에서 빅3가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기업이 시장 지배적 위치를 악용해,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HBM으로 공정을 전환하는 과정을 기존 범용 D램 가격을 올리기 위한 편리한 핑계로 삼았다는 주장이다.

 

의도적으로 생산을 제한했다고도 주장했다. 더 돈이 되는 HBM에 집중한다는 명목 하에, PC와 노트북 등에 흔히 쓰이는 기존 DDR3 및 DDR4의 생산을 의도적으로 조율·제한했다는 얘기다.

 

이들은 지난 4년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약 700% 폭등했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과 완제품 제조사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메모리 단가의 비정상적인 상승은 고스란히 전자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 게 사실이다. 애플(Apple)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신제품 가격을 수백 달러씩 인상하고, 최근 발표된 스팀 머신(Steam Machine)의 신작이 시장에서 냉담한 반응을 얻은 이유 역시 D램과 낸드 플래시 비용의 급격한 상승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로서는 어디까지나 일방적인 '의혹 제기' 단계다. 그러나 업계는 내심 긴장하는 낌새다. 과거 유사한 선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당시 하이닉스반도체)는 미국에서 D램 가격 담합 혐의가 인정되어 삼성전자 3억 달러, 하이닉스 1억8500만 달러의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관련 임원들이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마이크론은 당국에 먼저 자진 신고(리니언시)해 무거운 처벌을 피했다.

 

KPI뉴스 / 김덕련 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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