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靑특감반, 野정치인·언론사 동향조사"

임혜련 / 2018-12-20 01:42:14
나경원, 제보된 100건 문서 목록 중 민간 사찰 의혹 11건 공개
청와대 "일부만 보고, 나머지는 폐기…비위 혐의자 일방 주장"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은 19일 특감반의 첩보 보고서 목록을 이날 공개하고, 여야 정치인, 기업인, 언론, 교수 등 민간인에 대한 사찰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 나경원 원내대표가 추가 제보 내용 중 일부라며 19일 공개한 특감반 민간인 사찰 의혹 관련 첩보보고 목록. [자유한국당 제공]


한국당은 "특감반 사태는 문재인 정부의 민간인 사찰과 정권실세 비리 은폐 의혹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청와대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이날 오후 늦게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측의 추가 의혹 제기에 대해 "특감반원은 지시를 받고 첩보를 수집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주제를 정해 첩보를 수집하므로 특별한 경우 아니면 아무 지시 없이 자신이 생산한 문건임을 강조한다"며 해당 목록의 보고서 중 일부는 윗선에 보고됐지만, 일부는 보고되지 않고 폐기된 문서라고 말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태우 수사관이 특감반 활동 시절 컴퓨터로 작성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첩보 보고서 목록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한 첩보 보고서 목록의 파일명은 작성일, 작성자 이름, 문서 제목으로 이뤄져 있다. 100건이 넘는 전체 문서 중 한국당 측은 11건의 문서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민간인 사찰로 의심되는 문서의 제목은 △전 기획재정부 장관 최경환 비위 관련 첩보성 동향 △고건 전 총리 장남 고진 비트코인 사업 활동중 △한국자산관리공사 비상임이사 송○○, 홍준표 대선자금 모금 시도 △방통위 고○○ 상임위원,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갈등 △박근혜 친분 사업자의 부정사업 통한 공공기관 예산 수령 △MB정부 방통위 황금주파수 경매 관련 SK측에 8천억 특혜 제공 △조선일보 BH(청와대)의 홍○○ 회장의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 검토 여부 취재중 △조선일보 취재 내용 중 유동수 의원 재판거래 혐의 △진보교수 전○○ 사감으로 VIP 비난 등이다.

한국당은 각 파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당 측은 각 문서들이 ‘민간기업 관련 사찰’,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찰’, ‘민간 기업 관련 사찰’, ‘전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관련 사찰’, ‘대학교수 사찰’ 등과 관련된 문서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측은 제보 경위, 출처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특별감찰관의 직무범위 등을 규정한 대통령비서실 직제 7조2항을 보면, 특감반의 감찰 대상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 공직자 △공공기관·단체 등의 장 및 임원 △대통령의 친족 및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로 정해져 있다. 감찰 업무 또한 ‘비리 첩보를 수집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에 한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당 측이 공개한 첩보 보고서 목록에 따르면 이는 민간인 불법사찰 소지와 함께 특감반이 직무범위를 넘어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19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나 원내대표는 "리스트만 보면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을 마구잡이로 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청와대가 이제 답을 해야 하는데, 청와대는 답은커녕 오락가락하고 궁색한 해명만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 의혹을 일축하고자 하는 의도 외에도 정권 실세의 비리 의혹을 덮으려는 시도가 보인다"며 "급기야는 오늘 청와대가 김태우 수사관의 입을 막으려고 고발까지 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검찰이 청와대의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에 대해 수사하기는커녕 김태우 수사관에 대해 수사의 칼을 휘두르려고 한다면 결국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청와대는 더 이상 진실을 숨기려고 하지 말고, 답해야 한다. 명확하게 답을 해야 할 주체는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후 늦게 한국당의 문건 목록 공개에 대해 해명했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특감반원은 지시를 받고 첩보를 수집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주제를 정해 첩보를 수집하므로, 특별한 경우 아니면 아무 지시 없이 자신이 생산한 문건임을 강조한다"며 해당 목록의 보고서 중 일부는 윗선에 보고됐지만, 일부는 보고되지 않고 폐기된 문서라고 말했다.

박 비서관은 "저는 문재인 정부 초대 반부패비서관으로서 명예를 걸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왔다"며 "비위 혐의자의 일방적 주장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달 말에 특감반 의혹이 처음 불거진 이후로 거의 매일 해명 또는 반박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으나 민간 사찰 의혹이 드러나면서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김태우 수사관이 제기한 특별감찰관 관련 의혹에 대한 청와대의 해명과 반박을 쟁점 별로 정리하면 다음의 [표]와 같다.

 

[표] 청와대 vs 김태우 수사관의 '특별감찰반 의혹' 관련 쟁점

 

 김태우 수사관

 청와대

김태우 

수사관 
검찰 복귀 
사유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금품수수 의혹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원인이 돼 쫓겨남

 ·김 수사관은 적법한 범위 외 감찰 등으로 경고받은 바 있고, 지인이 연루된 뇌물사건 수사정보를 사적으로 알아보는 등 추가비위가 적발돼 복귀 조치

 우윤근

주러 대사 
금품수수 
의혹

 ·2009년 건설업자 장모씨가 우 대사에게 채용청탁과 함께 1천만원을 건넸다는 의혹, 2016년 총선 앞두고 문제가 될까봐 우 대사 측근이 1천만원을 장씨에게 돌려줬다는 의혹이 담긴 보고서 작성

·우 대사가 저축은행 비리사태 관련 1억원 수수했다는 의혹도 보고서에 포함

 ·김 수사관이 관련 의혹을 보고했으나 당시 국회 사무총장인 우 대사는 감찰대상이 아니어서 인사검증에만 참고

·해당 의혹은 이미 박근혜 정부 시절 검찰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정리된 사안
·
청와대 인사라인도 이에 근거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

우 대사 

의혹

보고·처리과정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순차 보고됨

·우 대사에 대한 적절한 조치 없이 오히려 자신이 감찰 대상이 됨

 ·민정수석실에서 자체 종결, 임 실장에게 보고되지 않음

특감반 

민간 감찰 여부

 ·자신의 첩보활동 대상에 은행장, 고건 전() 총리 아들 등이 포함됐음을 언론사에 제보

 ·김 수사관이 적정범위 벗어난 첩보활동을 해 엄중 경고한 사안

·해당 보고는 바로 폐기하고 정보로 활용하지 않았음

 첩보 처리 과정

 ·매일 첩보활동 하며 들었던 정보를 A4용지 1장짜리로 정리해 '일일보고'

·사안별로 반부패비서관, 민정수석, 비서실장에게 순차적 보고됨

 ·일일보고는 첩보보고와 별개로, 근태관리 차원에서 하는 것

·특감반 데스크, 특감반장, 반부패비서관의 3단계 검증 거쳐 업무 범위에 해당하지 않거나 신빙성 인정되지 않는 첩보는 폐기

 특감반의

첩보 보고서 목록

 ·100건이 넘는 전체 문서 중 11건의 문서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제기(한국당)

 ·해당 목록 보고서 중 일부는 윗선에 보고됐지만, 일부는 보고되지 않고 폐기된 문서

 

K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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