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득표 그친 이준석…끝내 뼈아팠던 '말실수'

유충현 기자 / 2025-06-04 01:15:44
상승세 타던 지지율, TV토론 '여성혐오' 논란 후 급제동
'대선 레이스 완주'에 의미…"내년 지방선거 약진" 다짐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1대 대선에서 8%대 득표에 그쳤다. 두 자릿수 돌파를 목표로 했던 이 후보로서는 아쉬운 결과다. 

 

다만 대선 이후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을 아우르는 보수 진영 정계개편이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이 후보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4일 오전 2시 52분(개표율 96.6%) 현재 이 후보는 8.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49.0%),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41.7%)에 크게 뒤쳐진 3위다. 

 

최종 득표율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전날 오후 8시 발표한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는 7.7%의 득표율이 전망됐다.

 

▲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방문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하람 상임선대위원장(오른쪽)과 이주영 의원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뉴시스]

 

이 후보의 득표율은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다. 이 후보가 득표율 10%를 넘기면 선거비용 절반을 보전받을 수 있는 데다, 대선 후 보수 정치의 주도권 개편 과정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반면 득표율이 미미하면 정치적 입지가 그만큼 좁아지게 된다. 이 후보로서는 당선 가능성과 별개로 득표율에 사활이 걸린 문제였다.

 

개혁신당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국회에 마련된 개혁신당 개표상황실에는 전날 오후 8시 출구조사 결과 숫자가 나오자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이 후보는 "선거의 결과와 책임은 모든 것이 제 몫"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국민통합과 경제 상황에 대한 세심하고도 적확한 판단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에게 가장 뼈아픈 대목은 지난달 27일 제3차 TV토론이다. 이재명 후보 아들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으려다가 자신의 입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내뱉었고, 곧장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이 후보가 뒤늦게 사과했지만 후폭풍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극단적 진영논리를 거부하고 합리적 중도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이 후보의 캠페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실수였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이 시작되기 직전이어서 만회가 더욱 어려웠다. 이 후보를 향한 '사표 심리'도 한층 자극했다는 평가다.

 

당시만 해도 이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던 중이었다. 지지층 일각에서는 10%를 넘어 15%까지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악재가 반영된 최종 득표율은 8%대에 그치게 됐다.

 

다만 이 후보와 개혁신당은 거대양당 구도에서도 '대선 레이스 완주'를 통해 대안 정치세력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단일화 러브콜을 끝내 거부하고 '낡은 정치와 결별'이라는 의지를 관철했다는 점에서다.

 

이 후보는 전날 선거 당일에도 "많은 여의도 떠벌이들은 단일화할 거라고, 포기할 거라고 말했지만 우리는 국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켰고 대통령 선거를 당당히 완주했다"고 자평했다. "지금의 국민의힘은 이미 본질을 잃었다. 비상계엄과 부정선거를 외치는 극우정치의 중심이 된 그곳은 더 이상 보수도 아니고 정당도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대선 이후 국민의힘이 '친윤(친윤석열)'과 '친한(친한동훈)'으로 갈려 극심한 주도권 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가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함께 보수 정계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이 후보는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개혁신당은 앞으로도 야당으로서 저희의 역할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게 하겠다"며 "저희가 잘했던 것과 못했던 것을 잘 분석해 1년 뒤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한 단계 약진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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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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