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선관위 "감사원 감사 불가"…감사원 "엄정대처" 與 "오만"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06-02 12:48:55

선관위 "견제·균형차원 감사안받는 게 헌법 관행"
"직무감찰 응하기 어렵다는 게 위원 일치된 의견"
감사원 "감사대상, 2016·2019년 선례…자제했을 뿐"
"감사원법에 따라 지위고하 막론하고 엄중히 대처"
與 "선관위, 헌법상 직무감찰 대상…거부는 오만"

중앙선관위가 2일 끝내 '마이웨이'를 고수했다. 고위직 자녀 특별채용 의혹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비등한데도 감사원 감사를 거부키로 최종 결정했다. 감사원은 "엄정대처"를 선언했고 여당은 "오만하다"고 질타했다.

중앙선관위 노태악 위원장 등 선관위원은 이날 경기 과천 선관위에서 회의를 열고 감사원 감사를 받지 않겠다고 결론내렸다.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 중앙선관위 노태악 위원장이 2일 오전 경기 과천 선관위에서 열리는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위원회의에 참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선관위는 회의 후 보도자료를 통해 "헌법 제97조에 따른 행정기관이 아닌 선거관리위원회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며 국가공무원법 제17조제2항에 따라 인사감사의 대상도 아니므로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에 위원들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헌법과 감사원법 상 감사는 회계검사와 직무감찰로 구분되며 회계에 속하지 않는 일체의 사무에 관한 감사는 직무감찰에 해당하므로 인사사무에 대한 감사 또한 직무감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그동안 국가기관 간 견제와 균형으로 선관위가 직무감찰을 받지 않았던 것이 헌법적 관행이며, 이에 따라 직무감찰에 응하기 어렵다는 것이 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선관위는 대신 "국회의 국정조사,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및 수사기관의 수사에는 성실히 임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공무원법상 인사감사를 선관위 사무총장이 하게 돼 있다는 게 선관위 논리다. 그런데 선관위 1·2인자인 박찬진 사무총장(장관급)과 송봉섭 사무차장(차관급)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으로 면직됐다. 선관위가 자체 인사감사를 한다고 해도 장·차관급 책임자가 없는 것이다.

여당은 "선관위가 또다시 법 조문 뒤에 숨어서 외부 기관 감찰을 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선관위는 그러나 "사무총장이나 사무차장이 공석이면 기획조정실장이 직무 대리를 하게 돼 있다"고 맞서고 있다.

감사원은 즉각 반발했다. 감사원은 "국회·법원 및 헌법재판소를 제외한 행정기관은 감찰 대상으로 규정한다"는 '감사원법' 24조를 근거로 선관위는 예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감사원은 자료를 통해 국가공무원법 제17조 규정에 대해 "행정부(인사혁신처)에 의한 자체적인 인사감사의 대상에서 선관위가 제외된다는 의미이며 선관위 인사사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배제하는 규정이 결코 아니다"고 못박았다. 

또 선관위가 직무감찰을 받지 않았던 것이 헌법적 관행이라는 주장에 대해 감사원은 "선관위는 감사원으로부터 인사업무에 대한 감사를 지속적으로 받아 왔다"며 2016년과 2019년 각각 선관위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감사원은 감사원법에 규정된 정당한 감사활동을 거부하거나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감사원법 제51조의 규정에 따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에 감사원 감사 수용을 촉구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관위가 감사 거부의 근거로 든 헌법 97조와 관련해 "선관위가 감사원 직무감찰 대상이 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헌법 97조는 '국가의 세입·세출의 결산, 국가 및 법률이 정한 단체의 회계검사와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을 하기 위하여 대통령 소속 하에 감사원을 둔다'고 돼 있다.

선관위는 '행정기관'이 아니기에 이 조항에 따라 감사원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윤 원내대표는 "위의 헌법 조항은 선관위를 감사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선관위 소속 공무원 인사 사무에 대한 감사는 선관위 사무총장이 실시한다'는 국가공무원법 17조와 관련해서는 "국가공무원법상 감찰 책임자인 사무총장도 사퇴한 상태다. 선관위가 진정한 개혁 의지가 있다면 감사원 직무감찰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선관위가 감사원 직무감찰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관련 조항을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결과이며 전형적인 조직 이기주의"라고 쏘아붙였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선관위가 받겠다고 한 국민권익위원회 조사도 사실상 반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감사원법조차 오독해 조사기관을 쇼핑하듯 고르는 것은 일말의 반성도 없이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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