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악재에도 꿋꿋한 친명계 '강철 멘탈'…역부족 비명계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5-26 10:04:35

돈봉투·코인 충격 흐릿…친명, 개딸 문제로 반격
서영교 "당원 아닌데 개딸 주장…감찰 대상될 수"
김용민 "청년이라 보호해야한다? 김남국 안그랬다"
대학생 양소영 "김용민, 의원 무게 전혀 인식 못해"
친명 5선 안민석, 초선 근황 소개…"목소리 밝아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은 26일 이원욱 의원을 향해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면 그것도 감찰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당원이 아닌데 '이 사람은 개딸이다'라고 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공개적으로 얘기한다면 팩트체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개딸'(개혁의 딸)은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이다. 서 최고위원 발언은 비당원을 '개딸'이라며 공격하는 건 해당행위로 감찰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이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수박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라'는 취지의 문자를 공개하며 "이 대표는 이걸 보고도 강성 팬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이 없으신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이 의원은 문자 발신자를 '개딸'로 추정했다. 그러나 당 자체 조사에서 당원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와 이 대표가 감찰을 지시했다.

이 문자 사건으로 계파 간 공수 위치는 바뀌었다. 수세에 몰렸던 친명계가 비명계를 때리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친명계에겐 김남국 의원의 거액 코인 의혹은 이제 발등의 불이 아니다. 지난 5일 의혹이 불거진 지 불과 20일 만이다.

김 의원 의혹은 얼마전만 해도 당과 친명계에게 큰 타격을 입힐 악재로 꼽혔다. 그가 이 대표 최측근으로,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 소속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친명계는 한숨을 돌렸다. 또 코인 의혹이 '강성 팬덤' 문제로 전이되면서 친명계가 역공의 기회를 잡았다.

김 의원 의혹은 젊은층 반감을 사는 사안이었다. 코인에 '영끌'했던 2030세대는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 있는 처지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 결과 20대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10%포인트(p) 이상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명계는 그러나 김 의원을 감샀다. 개딸은 '김남국 살리기' 운동을 진행중이다. 비명계가 이 대표에게 '개딸 손절'을 요구한 이유다.

하지만 이 의원 문자 건을 빌미로 이 대표는 비명계를 압박했다. 그는 지난 24일 유튜브 라이브에서 이 의원을 겨냥해 "외부 이간질에 놀아나지 말고 서로 확인 좀 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이튿날 친명계가 앞다퉈 비명계를 몰아세웠다. "개딸을 극렬 지지자라 하는 건 낙인찍기"(서은숙 최고위원), "열성 지지자들이 많은 정당은 좋은 정당"(민형배 의원) 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의원총회에서 김용민 의원은 정점을 찍었다. 처럼회 소속 김 의원은 "청년이라고 해서 보호받아야 하는 게 맞나. 김남국 의원도 청년이지만 우리가 보호해 주진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국 의원처럼 청년 정치인들도 자신의 발언·행동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지는 게 맞는다는 것이다. 일부 친명계는 박수치며 호응했다고 한다

비명계는 의총에 앞서 개딸을 강하게 제지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홍영표 의원은 "쇄신을 주장한 청년정치인을 의원들이 지켜주자"는 취지의 결의문을 제안했다. 김남국 의원을 비판했던 당 시·도당대학생위원장들이 욕설문자 등 집단 공격을 받은 데 대해 의원들이 엄호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비명계 결의문엔 30여 명이 동참했다.

그러나 친명계 기세에 밀려 결국 결의안 채택은 불발됐다. 당내 최대 지분인 주류 친명계에 비해 비명계로선 역부족인 셈이다.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은 SBS라디오에서 김용민 의원에 대해 "현역 국회의원의 무게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덮쳤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충격은 벌써 남의 일처럼 됐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관심 대상에서 멀어졌다. 당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성추문이 꼬리를 무는데도 친명 지도부엔 긴장감이 없다.

친명계 안민석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김 의원과 통화를 했다"며 근황을 전했다. "국회 사무처를 통해 (업체가 김 의원에 대해 로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 된 것이기 때문에 좀 목소리가 좋아진 듯 했다"는 것이다.

국회 사무처는 2020년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위메이드측의 국회 의원실 방문 기록(여야 8명 의원실에 모두 14차례 출입)을 전날 공개했다. 

안 의원은 최근 자신에게 김 의원이 '사람들이 극단적 선택을 왜 하는지 그 심정을 알겠다'는 취지의 말까지 하는 등 심리적 동요를 일으킨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5선 중진이 잠적 중인 초선 행보를 일일이 알리고 있는 게 친명계 현 주소다.

당 안팎에선 "어떤 악재가 터져도 꿋꿋히 헤쳐나가며 국면 전환을 꾀하는 정신력과 결집력을 지닌 게 친명계"라는 자조가 나온다. '강철 멘탈'이라는 얘기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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