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귀국 이낙연 "혁신 못하면 외부 충격"…이재명 체제에 경고?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5-23 09:53:04

李, 특파원 간담회서 "기존 정당, 혁신하고 알깨야"
"할 수 있는 일 하는 것"…'제3의길' 시나리오 거론
내달 20일쯤 귀국…비명 구심점·계파갈등 가능성
이상민 "이재명, 당에 무거운 짐…공천받기 어려워"
민주, 비명계에 '문자폭탄' 보낸 강성 당원 첫 제명

미국에 체류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22일(현지시간) "기존 주요 정당들이 과감한 혁신을 하고 알을 깨야만 될 것"이라며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외부의 충격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정치가 길을 잃고 있고 국민이 마음 둘 곳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일이 생길지) 잘 모르겠다"며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기존 정치가 잘 해주길 지금으로선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미국에 체류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조지워싱턴대 엘리엇스쿨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자신의 저서 '대한민국 생존전략' 출판기념회를 마친 뒤 한국 언론과 만나 오랫만에 침묵을 깨고 국내 현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1년 일정으로 미 유학생활을 해온 이 전 대표가 다음달 귀국을 앞두고 현 정치권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던져 주목된다. '기존 주요 정당'에는 당연히 민주당도 포함된다.

민주당은 최근 각종 의혹에 휘말려 위기를 겪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다 '돈봉투·코인 의혹' 등 악재가 꼬리를 무는 형국이다. 당의 도덕성이 흔들리고 국민 불신이 번져 지지율이 하락세다. 젊은층에선 10%포인트가 급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당내에선 지도부의 늑장·부실 대처와 개혁 외면이 화를 자초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그런 만큼 '과감한 혁신' 촉구는 이 대표 체제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귀국 후 당내 상황과 정국 추이를 지켜보며 '제3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 전 대표는 일단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거리를 뒀다.

그는 "대한민국이 국가로서 통일된 목표를 잃고 있는 것 같다"며 "여기저기 활로가 막혀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진단했다. 

민주당 상황에 대해선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노력의 결과로 국민 신뢰를 되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가 아닌 미래 시점에, 팩트가 아닌 '희망·기대'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귀국 후 활동'과 관련해선 "대한민국이 국가로서 어떻게 생존하고 번영을 유지해 갈 것인가에 대해 할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활동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총선 역할론에 대해선 "총선에서 제가 무엇을 할 것인가는 저 혼자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제가 거기까지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정치가 길을 잡고 국민이 어딘가 마음 둘 곳을 갖게 되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거기까지가 지금 갖고 있는 결심"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 언급은 피했으나 정치 역할에 대한 의지는 내비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1년을 혹평했다. 그는 "미중 전략경쟁이나 국제질서가 매우 불안정하다든가는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 아니지만, 그것에 대처, 관리하는 건 정부 책임"이라며 "후자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내달 20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그가 당에 돌아오면 비명계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비명계가 이 대표 거취와 의혹 대응을 놓고 친명계와 대립하는 상황이어서 계파 갈등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명계 중진 이상민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당 대표를 맡고 수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당에 무거운 짐이 되고 있는 건 틀림없고 검은 먹구름을 불러오고 있기 때문에 대표직을 사임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지금 수사, 기소해서 재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에 대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정말 억울하다고 생각되는, 판단되는 반대 자료가 있지 않는 한 공천 받기는 어렵다"고 못박았다.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으로 촉발된 '개딸'(개혁의딸) 정리 문제도 화약고다. 비명계는 이 대표를 향해 '개딸 손절'을 압박중이다.

민주당은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악의적 표현이나 욕설이 담긴 문자폭탄을 보낸 강성 당원 A씨에 제명 처분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문자폭탄 등을 이유로 당원에게 제명 처분이 내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표' 사태 후 비명계에게 A씨가 문자폭탄을 계속 보내자 전혜숙 의원은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고 한다. 전 의원은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이 전 대표를 도운 비명계다.

그러나 개딸들이 이번 조치로 비명계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개딸들은 경선에서 이 대표와 격돌한 이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무척 강하다. 이 전 대표가 귀국하면 개딸의 과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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