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던 치매 노모 숨지게 한 40대 징역 7년…法 "우발적 폭행 뒤 방치"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 2023-05-18 10:52:40
치매를 앓던 노모를 홀로 부양하던 40대 남성이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80대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징영형을 선고받았다.
피고인은 식사를 거부해 턱과 얼굴을 툭 건드렸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뇌출혈 부검 결과를 바탕으로 노모를 곧바로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9)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월 9일 부산 동래구 소재 집에서 어머니 B(80) 씨를 여러 차례 때린 후 나흘 뒤인 13일 오전 4시께 결국 다발성 뇌출혈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고교 시절부터 엄마와 단둘이 살아온 A 씨는 수년 전부터 뇌경색에 치매까지 얻은 노모 B 씨를 간호하며 생계를 책임져 왔다. 그러다 지난해 12월부터 B 씨의 건강이 급속히 나빠졌다.
사건 당일 A 씨는 B 씨가 고개를 돌려 저녁 식사를 먹여주는 것을 거부하자 "밥은 먹어야 될 거 아닌가"라며 B 씨의 얼굴 등을 가격했다.
이후 B 씨는 나흘 뒤인 13일 숨졌는데, 경찰 현장감식 및 부검에서 B 씨의 눈 부위와 얼굴 등에 피하출혈이 발견됐다. 사인은 다발성 뇌출혈이었다.
A 씨 측은 B 씨의 턱과 볼 부위는 건드렸으나 다발성 뇌출혈이 발생할 정도로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얼굴 부위를 여러 차례 때린 행위가 피해자 사망의 원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피고인 역시 범행 당시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 이틀 뒤 B 씨를 돌보기 위해 휴가도 냈지만, 곧바로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지만, 다른 가족의 도움 없이 오랜 기간 홀로 병시중을 들었고 스트레스 누적으로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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