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도심 '미군 사격장' 반발 확산…대책위 기자회견서 청경 충돌

박유제

pyj8582@kpinews.kr | 2023-05-04 11:46:20

범시민대책위 "사격장 1㎞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당장 폐쇄해야"
창원시, 국방부 공사 중단 건의…"시민들 '총세권에 못산다' 여론 비등"

경남 창원 도심에 주한미군 전용 사격장이 조성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 사격장 건설 중단 및 폐쇄 창원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시작하려고 하자 창원시 청경들이 제지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박유제 기자]

천주교정의사회구현마산교구사제단을 비롯한 1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주한미군 전용사격장 건설 중단 및 폐쇄 창원대책위'는 4일 오전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격장 공사의 즉각적인 중단과 폐쇄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이날 회견에서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된 창원시 팔용산에 주한미군 전용 소총사격장을 짓기 위해 3월부터 벌목이 시작돼 최대 1만5000㎡ 규모로 2년 뒤 완공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한미군 시설이라는 이유로 사격장 면적과 훈련 빈도도 알 수 없다. 시민 안전이 위협받는데도 사업 내용을 알 수 없다는 창원시 모습에 참담함을 느낀다. 창원시는 사격장 폐쇄에 적극 나서고 주한미군은 공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김지수 더불어민주당 의창구 지역위원장은 "창원시는 주한미군의 사격장 조성을 몰랐다고 하지만 주기적으로 항공 촬영을 해야 하는 지자체에서 이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창원시를 압박했다.

강종철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인근 주민들은 아파트 창문을 열면 훤히 보이는 사격장에서 언제 유탄이 날아와 총알에 맞은 창문을 봐야 할지 모른다. 아이들 놀이터에서 총알이 나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소총 최대 사거리는 2.5㎞ 이상이지만, 사격장과 대단지 아파트의 최단거리는 1㎞ 정도에 불과하고 인근에 쇼핑시설과 공단 및 버스터미널이 있다. 

이날 기자회견 준비과정에서는 일부 시민연대 회원들과 창원시 청사를 경비하는 청경들 간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는데, 경찰의 중재로 기자회견이 진행된 뒤 시민연대 대표단은 하종목 제1부시장과 면담했다.

▲ 사격장 부지를 선거구로 두고 있는 김지수 더불어민주당 창원의창지역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제지하는 청경들에 항의하고 있다. [박유제 기자]

사격장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김모 씨는 "사격장 인근 2100여 세대 입주민들은 재산권 침해는 물론이고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어 걱정과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야간 사격을 할 경우 자녀들이 소음에 시달리고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민 민원과 반발이 확산하자 창원시는 국방부에 우선 공사 중단을 건의하는 한편 주민 등과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창원시는 이날 국방부에 전달한 건의문을 통해 "현재 인근에 사는 시민들은 '총세권에서는 못산다'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국방부 주관 창원시 참여하에 현장 조사 및 주민설명회 개최와 근본적 문제 해소를 위한 사격장 이전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는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민주노총경남본부와 전국농민회부산경남연맹,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및 노동당과 녹생당 경남도당, 경남진보연합, 진해주한미군세균전부대추방창원운동본부 등이다. 

▲주한미군 전용사격장 건설 중단 및 폐쇄 창원대책위원회가 4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유제 기자]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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