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적힌 '이정근 노트' 시한폭탄?…박범계 "녹취록보다 걱정"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4-26 10:22:14

친노·친문·친명계 자금줄 정리…100억 CD 내용도
朴 "尹·한동훈 뭔가 알고 있어…정치탄압 아니다"
안민석 "민주 '부패 비리당' 엮을 폭탄 제조될 수"
국민리서치그룹…민주 지지율 4.1%p↓, 與와 접전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에 이어 '이정근 노트'가 태풍의 눈으로 지목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그가 송영길 전 대표 캠프 관계자 등과 나눈 통화 내용 파일은 검찰 수사의 '밑천'이 됐다.

그런데 이씨가 구속 전 작성했다는 '노트'가 최근 등장했고 파괴력이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 청탁을 빌미로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지난해 9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웃는 얼굴로 답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저널에 따르면 '이정근 노트'는 A4용지 5장 분량이다. 여기에는 돈 전달 과정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고 한다. 친노·친문·친명계의 자금줄이 대략 정리돼 있고 계파 핵심 인물들의 관계도, 중요 인물에 대한 설명이 담겼다.

'노무현', '문재인', '재수회(문재인을 재수시켜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모임)', '류영진(문재인 정부 초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이재명 7인회'의 제목에 각각 A4용지 1장 분량으로 작성됐다. 현역의원 14명 등 51명의 실명이 적혀 있다.

특히 '이재명 7인회' 부분에는 100억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 30장을 L의원과 M을 통해 현금화했다는 대목이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문건을 확보했고 CD를 현금화한 부분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이 사실이라면 돈봉투 정국의 '시한폭탄'인 셈이다. 당의 존립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난 25일 밤 CBS라디오에서 '이정근 노트'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돈봉투 의혹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다"면서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 의원 발언이라 예사롭지 않다.

앞서 윤 대통령은 4·19기념사에서 "4·19혁명 열사가 피로써 지켜낸 자유와 민주주의가 사기꾼에 농락당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 장관은 지난 21일 돈봉투 수사가 야당탄압이라는 주장에 대해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고 일축한 바 있다.

박 의원은 "대통령이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한 것은 제 경험상 보면 구체적 보고가 있었고 한 장관이 '말 같지 않은 소리'라고 단언하듯 하는 것은 뭘 알고 하는 얘기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정근) 녹취록 3만개보다도 저는 '이정근 노트'가 사실은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녹취록 증거능력이 인정되고 거기에 이정근 노트가 제시된다면 가늠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을까 그 점을 우려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돈봉투 사건 수사가 '검찰의 기획수사,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에 대해 선을 그었다. "제가 당 정치탄압대책위원장인데 (돈봉투 사건을) 다루지 않았다. (정치탄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민석 의원도 '폭탄'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했다. 안 의원은 26일 BBS라디오에서 "민주당의 최대 위기"라며 "지금 이 상황은 서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부패 비리당'으로 엮기 위한 폭탄들이 제조되거나 이미 제조돼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앞으로 언제 어디서 폭탄이 또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게 더 두렵고 불안한 것"이라고 했다. '이정근 노트'는 그런 폭탄에 속할 수 있다.

돈봉투 의혹은 민주당을 코너로 몰고 있다. 당 지지율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4.9%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4월2주차)와 비교해 4.1%포인트(p) 떨어졌다. 국민의힘은 34.5%, 무당층 25.1%로 집계됐다.

한때 40%대가 넘던 민주당 지지율은 내림세를 이어가며 국민의힘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게 됐다. 돈봉투 의혹이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은 과반인 56.6%에 달했다. 

지지율 하락으로 총선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친명계에서도 지도부 대응에 대한 불만이 엿보인다. 

안 의원은 "민주당 초기 대응에 아쉬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에서 자체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했다가 안 하겠다고 하는 오락가락한 행보가 국민들에게 찔리는 게 있어 숨기려고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인상을 줬다"고 비판했다.

이번 조사는 뉴시스 의뢰로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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