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보안업체 이용했는데…"가게 상품 훔친 손님 CCTV에서 사라져"
박유제
pyj8582@kpinews.kr | 2023-04-21 18:00:45
계속된 항의에 지역 책임자 "소비자고발센터에 고발하라" 황당 답변
물품 도난 방지를 위해 중견 보안업체인 '캡스'와 계약을 맺고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 온 자영업자 A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수제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는 그는 최근 가게를 방문한 손님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닌 게 아니라 상품을 손에 쥔 채 내려놓지 않았고, 계산도 하지 않은 채 가게를 떠난 사실을 확인했다.
뒤늦게 부랴부랴 절도 손님을 특정하기 위해 CCTV 영상물을 돌려보던 업주 A 씨는 심장이 오그라들 정도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화면에 나타났던 손님이 무대 조명 나가듯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이다.
마치 귀신에 홀린 듯한 상황에 A 씨는 즉시 보안업체에 연락해 이 같은 상황을 알렸다.
그러나 보안업체의 대응과 반응은 대기업체 자회사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거칠었다. 연락을 받고 달려온 캡스 관계자는 CCTV 기능이나 운영에는 전문지식이 없는 영업직이었다.
A 씨는 "주말에는 기술직 직원들이 휴무라 자신이 대신 왔다고 하더라. 그 직원은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기계를 바꿔 달아주고 월 이용료도 1만 원을 빼주겠다'는 말만 하고 돌아갔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캡스 본사인 SK쉴더스에 전화를 걸어 상품 도난 가능성과 이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매장을 방문한 캡스 지사장 B 씨는 'CCTV 기종에 따라 연속녹화가 안 되거나 미미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녹화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연속녹화가 되는 기종으로 CCTV를 바꿔 달아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또 CCTV 이용 계약서에 '본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고객이 손해를 입었을 경우 회사가 책임을 부담한다'라는 약정이 있지만, 이는 캡스의 무인경비시스템에만 해당되고 CCTV 이용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이용계약 당시의 설명과 피해를 입은 뒤의 설명이 다르다며 항의한 A 씨는 B 씨로부터 "충분히 설명해도 의견이 다르니, 소비자고발센터에 고발하라"는 냉정한 답변까지 들었다.
캡스 본사 관계자 "인터넷 환경이 문제…미흡한 대응은 사과, 보상할 것"
보안업체 지사장 B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CCTV 이용객의 피해보상 규정은 없지만, 본사 서버에 저장돼 있는 녹화영상을 제공해 끊김 없이 영상 원본 전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고발센터 고발 언급에 대해서는 "CCTV 기종에 따른 기능 차이 안내 등과 관련해 서로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 분쟁 해결의 한 방법으로 제시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A 씨 입장은 다르다. 그는 "계약 당시 CCTV 기종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설명이 있었다면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CCTV를 설치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건 발생 즉시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거나 신속한 서비스가 이뤄졌다면 경찰에 신고하고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었을 텐데, 며칠 뒤에야 끊어진 영상을 가져와 놓고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한다면 대기업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후, 캡스 본사인 SK쉴더스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상가 지하의 인터넷 환경이 열악해 접속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클라우드 CCTV 영상이 끊겼다. 풀영상을 제공해 당시 상황을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용자가 요구한 서비스에 대해 초기대응이 미흡한 점도 일부 인정되고 이용자의 입장도 충분히 납득하고 있다"면서 "보상 협의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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