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투성이 김기현호 위기…"이대론 총선 폭망" 잇단 경고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4-21 09:52:29

안철수 "경기도 굉장히 험악…17석보다 더 줄 수도"
"중도층, 10%대…'당심 100% 전대'부터 이탈 시작"
천하람 "징계로 해결 안돼…김병민만 앉아 있을 듯"
홍석준 "설화, 당심 전대 영향도…레드팀 필요"
한국갤럽 與 32%, 내림세 멈춰…'野 의혹' 반사이익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체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고위원들이 돌아가며 '사고'를 쳐서다. 출범 두달도 안된 새 지도부가 이미 상처투성이다. 내년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았다. "이대론 폭망한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지도부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와 불만은 임계점을 넘은 분위기다. 원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김기현호의 '정체성'이 도마에 오르는 건 심상치 않은 징후다.

'당심 100% 반영'의 전당대회 룰 탓에 '민심'을 모르는 지도부가 들어서 문제라는 게 의원들 인식이다. 김기현호가 순항하기 어려움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불똥이 대통령실로 튈 수도 있다. 전대 룰 변경은 사실상 '윤심'(윤석열 대통령 마음) 작품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대표 경선 차점자인 안철수(경기 성남시분당구갑) 의원은 21일 김기현호를 직격했다. 3·8일 전대 낙선후 40여일 만이다.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쟁을 벌였던 김기현 대표(왼쪽부터), 안철수 의원,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UPI뉴스 자료사진]

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중도층 이탈에 따른 당 지지율 하락에 대해 "최고위원 한두 명 징계나 사퇴로 해결되기 힘들다"라고 밝혔다. 그는 "중도층, 2030, 무당층이 (윤 대통령) 당선됐을 때는 훨씬 높았는데 지금은 셋 다 10%대"라며 "설화도 있지만 그건 결과적으로 나타난 현상이고 거슬러 올라가면 당심 100%로 전대가 치러진 것부터 (중도층 이탈이)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도 분위기가 굉장히 험악하다"며 "현재 수도권 121석 중 17석을 가지고 있는데 그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수도권 참패 시나리오'를 언급한 셈이다.

그는 "여당이 해야 되는 일은 두 가지로, 대통령실에서 하는 일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과 대통령실에서 민심과 다른 정책이 나올 때 지적하고 민심에 맞는 정책을 대신 제시하는 것"이라며 "제가 보기에는 1번만 하고 있다"고 쓴소리했다. 

안 의원은 "당정일체라는 말은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말"이라며 "정신을 차리고 정말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구갑)도 '당심 100%' 전대 룰이 지도부 위기 원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친윤 일색 지도부가 중도층이 아닌 보수 지지층을 의식해 부적절 발언을 쏟아냈다는 얘기다.

홍 의원은 전날 밤 YTN라디오에서 "최고위원들의 개인적인 소신일 수도 있겠지만 민생이 이렇게 어려운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국민 시각과 동떨어진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특이한데 배경에 100% 당원으로 뽑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지'라는 진행자 질문에 홍 의원은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다"고 답했다. "당원들로만 뽑다 보니까 일반 국민들의 생각에서 약간 격리되는 그런 생각이 조금 있을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홍 의원은 대통령실이나 당내부에서 비판 목소리를 내는 레드팀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며 공감을 표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최근에서야 윤리위가 재구성됐다. 레드팀 역할을 해야 할 조직 자체에 허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전날 밤 KBS 라디오에서 최고위원들의 잇단 설화와 관련해 "이렇게 되면 징계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징계하기 시작하면 남아나질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 혼자 앉아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김재원·태영호·조수진 최고위원 뿐 아니라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MZ노동자와 대화에서 중소기업 사장 아들이 나온 일 등으로 물의를 빚었다.

천 위원장은 "김 대표가 최고위원들이 메시지를 내는 것에 대해 빈도나 강도를 조절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 문제도 빨리 사퇴시키고 했어야 됐는데 그게 안 되니까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뜨거운 감자'인 김 최고위원 거취는 윤리위 징계보다 자진사퇴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당원 200여명은 김 최고위원 징계 요구서를 당에 제출했다. 이르면 내주부터 징계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는 자진사퇴로 상황이 수습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경선 1위 득표자인 김 최고위원이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는다면 후폭풍이 상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6개월 이하' 징계는 역풍을 자초할 수 있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2% 동률로 나타났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1%포인트(p) 올랐고 민주당은 4%p 떨어졌다. 국민의힘으로선 내림세가 멈춘 게 그나마 위안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잘해서 그런 게 아니다. 민주당이 '돈봉투 의혹'에 타격을 입어 반사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지난 18~20일 전국 만 19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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