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도롱뇽 서식지 찾은 볼체 교수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박유제

pyj8582@kpinews.kr | 2023-04-20 14:11:37

IUCN 양서류분야 의장 "대체 서식지 마련은 근본적 보호 대책 아니다"

경남 양산시 사송지구 도롱뇽 서식지 위협 논란과 관련해 중국 난징임업대학교의 아마엘 볼체 교수(생물 및 환경학과)가 현지 조사를 위해 지난 17일과 18일 양산 사송지구를 다녀갔다. 개발을 위한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거짓으로 판명된 개발지구 밖 사업 도로(중로 1-2호선 외 2개도로) 개설사업 예정 부지도 찾았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양서류분야 공동의장인 아마엘 볼체 교수는 멸종위기종인 고리도롱뇽 서식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세계적으로 야생동물은 멸종으로 치닫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양서류는 멸종에 가장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볼체 교수는 특히 도롱뇽의 57.5%가 멸종위기이지만, 조사연구나 보호 노력은 미미한 실정이라며 산란한 도롱뇽의 유생을 관찰할 수 있는 서식지 훼손 가능성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 국제자연보전연맹 양서류분야 공동의장인 아마엘 볼체 교수가 양산을 방문, 부화 중인 도롱뇽 알을 살펴보고 있다. [사송 도롱뇽 서식처 보전 시민대책위 제공]

앞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허위 판결 사실이 알려지기 직전인 3월, 인근에 대체서식처를 만들고 알집을 이동한 후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도로 개설을 위해 공사 예정지 입구에 대기 중인 장비가 경전철 공사를 위해 5월에는 이동을 해야하므로 그 시기에는 공사를 시작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송 도롱뇽 서식처 보전 시민대책위원회는 "기존의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허위로 작성되었음이 판명됐기 때문에 재평가 이후 행정적인 절차가 다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마엘 볼체 교수 역시 "대체서식처를 만드는 것보다 서식처를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대체서식처를 만들어도 기존의 서식처에 살던 만큼의 개체 보존이 안 되기 때문에 이 대체서식지 마련은 근본적인 보호 대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식지를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만 할 이유는 또 있다. 굴착 예정지로부터 약 50m 떨어진 곳에 계곡이 있고, 이 계곡은 이름을 얻은 지도 몇년 안 된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의 서식처이기 때문이다. 

볼체 교수는 양서류를 보호해야하는 이유는 인간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주장한다. 양서류는 해충의 천적이므로, 양서류가 없어질 경우 모기와 진드기 등으로 인한 질병이 증가한다. 실제로 미국에서 항아리곰팡이병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개구리 개체수가 급감한 적이 있었고, 그 결과 말라리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사례가 있다.

또한 양서류, 특히 도롱뇽은 땅 속을 다니며 흙을 비옥하게 하고,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해충을 잡아먹으므로 작물 생산량 증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기후위기 시대에 양서류의 서식처인 습지는 탄소 흡수율이 그 어떤 녹지보다 높다.

아마엘 볼체 교수는 "한국인들이 한국에 사는 수많은 도롱뇽에 관심을 갖지 않는 현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도롱뇽이 살고 있는 환경 보호의 가치를 정부 기관에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을 남기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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