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인 창원 시민 '발동동'…'年 877억' 시내버스 준공영제 심판대
박유제
pyj8582@kpinews.kr | 2023-04-19 12:10:19
창원시 버스 '운행중단' 늦장 안내에 볼멘소리
한 해 수백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에도 경남 창원지역 시내버스노조가 19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창원시가 시민들에게 버스 파업 사실을 뒤늦게 전파한 것도 논란이다.
이날 시내버스 오전 5시 첫차부터 시내버스가 운행되지 않고 있다. 14개 시내·마을버스 업체 중 준공영제 시내버스 9개사 노사가 지난 2월 7일부터 9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19일 새벽까지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 파업은 2021년 창원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이후 첫 파업이다.
협상이 결렬되자 창원시는 오전 8시부터 조명래 제2부시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전세버스 142대와 공용버스 10대 등 152대를 57개 노선에 투입하는 한편, 임차택시 800대를 41개 노선에 대체 투입했다.
또 자생단체 회원과 공무원 등 3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임시 시내버스 탑승을 안내하고 있다. 전세버스와 공용버스는 파업기간 기존 시내버스와 동일한 노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시내버스 노선번호를 부착한 임차택시는 배정된 노선을 1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창원시와 시내버스 9개 회사 노사는 전날 오후 3시부터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회의를 19일 새벽까지 열었지만, 임금·단체 협상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14시간 동안 이어진 2차 조정회의에서 지노위가 임금 3.5% 인상, 하계휴가비 10만 원 인상, 정년 62세에서 63세로 연장의 내용이 담긴 최종 조정안을 노사에 제시했다. 노조 측은 이를 수용한 반면 사측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사 간 협상 결렬을 이유로 시민들의 발이 묶이게 되자, 준공영제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과 창원시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창원시가 준공영제 시내버스 회사에 지원하는 예산은 2018년 398억 원에서 지난해 877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럼에도 시내버스 파업에 따른 시민 불편과 함께 비상수송대책비로 하루 3억 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하게 된 데 대한 제도적 한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의 시내버스 파업 사실을 시민에게 전달하는 시스템 역시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시가 시내버스 파업 사실을 최초로 전파한 시간은 이날 오전 5시 44분이다. 출근을 서두르던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 관계자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는 과정에서 안내문자 분량을 조절하다보니 시스템 상 늦은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부터 파업에 들어간 시내버스 노사는 협상을 계속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입장 차이가 워낙 큰 상황이라 조기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럴 경우 시민 불편의 장기화 우려와 함께 막대한 예산으로 운영하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대한 재검토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노사 협상 과정과 결과가 주목된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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