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지지율 27%, 올해 첫 30%대 붕괴…"美 도청 성급한 대응 탓"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4-14 13:52:51

한국갤럽…尹지지율 4%p↓ vs 부정평가 65%, 4%p↑
한일문제·美의혹 대응 어설퍼 '외교리스크' 비판론
'악의 없다' 김태효 발언 도마에…野 "金 경질하라"
與 지지율 31%, 1%p↓…尹 취임 1년 반전 카드 전망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주저앉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지지율)는 27%로 나타났다. 갤럽 조사에서 30%대 방어선이 무너진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석 달째인 지난해 7월 처음으로 30% 밑으로 떨어졌다. 그리곤 20%대 박스권에 갇혀 작년 하반기까지 고전했다. 최저치(24%)를 찍기도 했다. 경찰국 신설·여당 내홍 문자 노출·취학 연령 하향·비속어 논란이 꼬리를 문 탓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계획 보고회에서 영상을 시청한 뒤 손뼉을 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연말부터 30%대를 겨우 회복해 직전 조사(지난 4~6일)까지 유지해왔다. 그러나 여러 정책과 외교 관련 실책, 여당 집안싸움 등 복합 악재가 작용해 30%대가 다시 붕괴된 것이다. 5개월만이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긍정 평가는 4%포인트(p)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4%p 상승해 65%였다.

긍정 평가는 20~40대 연령에서 10%대에 그쳤다. 3040의 부정 평가는 80%대였다. 여당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조차 부정 평가가 과반(53%)이었다. 

한국갤럽은 "3월 둘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대통령 직무 긍·부정 평가 이유 양쪽에서 일본·외교 관계가 최상위를 차지했는데, 이번 주는 공통되게 일본 비중이 줄고 외교 관련 언급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알려진 미국의 동맹국 도감청 정황, 우리 정부의 대응 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게 갤럽 측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외교안보 사안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먼저 개선을 주도했던 한일 관계가 발등을 찍었다. 한일 정상회담 후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오염수 방류 논란, 일본 교과서 역사 왜곡 등 반일 감정과 민심 이반을 자극할 이슈가 잇달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미국이 동맹국인 우리나라를 도·감청했다는 의혹까지 터졌다. 여기에 대통령실의 대응이 어설퍼 '외교 리스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번졌다. 

국가안보실 김태효 1차장은 도·감청 의혹을 조작이라며 부인부터 했다. 김 차장은 지난 11일 "오늘 아침에 양국 국방장관이 통화를 했고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 양국 견해가 일치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대통령실을 감싸며 미국에게 사과 등을 요구하라는 야당을 "외교자해"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기밀 문서 유출이 사실이라며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감청도 사실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또 방미중인 지난 12일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지금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단언해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선의의 도감청이 있냐"며 대통령실을 몰아세웠다. 

정치권 안팎에선 "한미 정상회담에 불똥이 튈까봐 대통령실이 성급하게 미국의 감청이 없는 것처럼 강변하다가 망신을 샀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김 차장 경질을 촉구하는 등 대여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여론전을 통해 반여정서 확산을 부채질하겠다는 의도다. 이재명 대표가 전면에 나섰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억지와 궤변으로 도청 의혹을 덮으려는 모습"이라며 "최소한의 자존심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을 더 이상 초라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라며 "미국 정부의 공식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서영교 최고위원은 "공직을 맡기에 김 차장은 부적절하다", "윤 대통령은 김 차장을 경질시켜야 하며 김 차장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곤혹스런 분위기다. 이달말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내달 초 취임 1주년 등을 앞둔 터라 지지율 하락과 야당 공세가 더 뼈아프다. 

내년 4·10 총선은 큰 부담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으면 여당에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총선 위기감이 확산될 수 있어서다. 이번 조사 결과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은 1%p 떨어진 31%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과 동반하락한 것이다. 민주당은 3%p 오른 36%였다. 

국민의힘은 4주 연속 내림세인 반면 민주당은 상승세다. 여권으로선 비상이다. 그나마 무당층이 29%를 차지해 반등 기회가 없진 않다. 여당 이탈 표심이 민주당에게 흡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1주년 전후로 인적 쇄신 등을 통해 반전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여권에서 나온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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