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선의 가진 도·감청 있나"…與 "확인 안된 사실로 공세"
서창완
seogiza@kpinews.kr | 2023-04-12 17:40:07
"항의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 태도 뭐냐"…파상공세
與 "사실확인 안됐는데 정치공세 삼는 나라 있냐"
박진 "주권·국익에서 국민 납득 결론 나오게 노력"
우리나라 등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며칠째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당은 공세, 여당은 수세적이다. 국가안보실 김태효 1차장의 발언은 야당에 호재가 됐다.
한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 차 방미중인 김 1차장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이 문제는 많은 부분에 제3자가 개입돼 있으며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현안질의를 위해 12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에선 여야 난타전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도·감청 의혹 대응이 부실하다며 정부여당을 거세게 몰아세웠다. 김경협 의원은 "국가 안보에 대형 구멍이 뚫렸다"며 대통령실의 대응 태도를 문제삼았다. "(대통령실은) 공개된 문서가 위조됐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이 위조됐다는 건지 한 마디도 없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특히 김1차장 발언에 대해 "선의를 가지고 도·감청했다는 정황은 있는 것이냐"며 날을 세웠다. "불법 도청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어떤 방식으로 도청이 이뤄졌는지 진상을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요구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 태도가 뭐냐"고도 따졌다.
우상호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한 정부의 초기 접근 태도는 굴욕적이고 무마하는 방식"이라며 "우리나라는 도감청을 당해도 아무 항의 못하나"라고 추궁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그렇지 않다"며 "우리의 주권과 국익 차원에서 국민이 납득하실 수 있는 결론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김홍걸 의원도 민주당을 거들었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은 이번 자료 상당수가 위조됐다고 했는데, 사실 확인도 다 안된 상태"라며 "미국도 조사 중이라고 하는데 (대통령실은) 터무니없는 거짓이라고 명백하고 단정할 수 있냐"고 추궁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도·감청 의혹을 기정사실로 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반격했다. 김석기 의원은 "이번 도청 문건 대부분이 미국과 우리 우방국을 대상을 한 것 같다. 북한과 중국에 대해서는 내용이 없다"며 "결국 이것은 미국의 우방국 등 자유 민주주의 연대에 혼란을 주는 사안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에게 "이 사안과 관련해 해당하는 몇 개 나라가 있는데 다른 나라 정치권에서도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런 내용을 기정사실로 하면서 정치공세를 삼는 나라가 있냐"고 물었다.
박 장관은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확인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유출 문건 대부분은 허위 정보를 포함하고 있고 이스라엘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 프랑스는 출처가 확실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태영호 의원은 김 1차장 발언을 언급하며 "우방국에 대해 어떤 경우도 불법 도청은 허용될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다만 외국 정보기관에서 다른 나라에 대한 불법 도청을 다 지키고 있냐"고 질의했다.
태 의원은 정부가 미국 측에 항의해야 한다는 야당 입장에 대해 "외교 관계에서 국가 간 항의를 하려면 주권 침해 소지가 명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통위원장을 지낸 윤상현 의원은 여당이면서도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나무랐다. 윤 의원은 "양국 국방장관이 통화를 통해 문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의견 일치를 봤다고 했다"며 "상당수가 위조됐다면 일부는 진짜라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사실 파악이 안 됐고 미국 측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그러나 대통령실에 대한 불법 감청은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이라고 확정적으로 말을 했다. 미국 조사가 나오기 전 성급한 판단을 했다"고 꼬집었다.
박 장관은 "지금은 사실 확인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며 "사실 확인 결과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미국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유출된) 문건들에 신빙성은 있는지, 어떻게 이게 퍼지게 됐는지 등에 대한 (미국) 관계기관의 조사결과를 한미 양국이 공유해가면서 긴밀히 협의하며 대처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확인 결과가 나오면 우리 주권과 국익 차원에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김 1차장 발언에 대해선 "제가 확인한 바는 없다"고 했다.
KPI뉴스 /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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