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너무 비싼 '서울 아파트'…"대세 상승 기대 어려워"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04-03 16:53:25

중위소득 가구가 살 수 있는 서울 주택 3% '불과'
주택 매수세 살아나기 힘든 상황…"집값 더 떨어질 것"

집값이 고점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중위소득 가구(월 소득 566만 원)가 접근하기에는 여전히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금리 부담이 줄지 않은데다 부진한 경기도 일반 가계의 주택 매수 여력을 낮춘다. 매수 수요가 충분히 살아날 상황이 아니라 전문가들은 아직 대세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한다. 

3일 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중위소득 가구의 주택구입물량지수는 3.0을 기록했다. 

주택구입물량지수는 주택구입능력을 측정하는 지수다. 중위소득 가구의 순자산과 소득을 토대로 계산, 대출을 끼고 구입 가능한 주택수의 비율을 0∼100 수치로 나타낸다. 

수치가 높을수록 구입 가능한 주택물량이 많다는 뜻이다. 100일 경우 중위소득 가구가 모든 주택(100%)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주택구입물량지수 3.0은 서울의 중위소득 가구가 구매 가능한 서울 주택이 100채 중 3채에 불과하단 얘기다. 2021년(2.7)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98.6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고였던 3분기(214.6)보다는 낮아졌지만, 아직 감당하기 힘들 만큼 높은 수치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가구소득의 약 25%를 주택대출 원리금 상환에 쓸 때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00으로 산출된다.

따라서 현재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 수준은 월 566만 원을 버는 중위소득 가구가 그 절반 가량을 주택대출 상환에 써야 겨우 중간가격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감당이 쉽지 않은 수준이다. 

▲ 도봉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숲. [이상훈 선임기자]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고 가격도 반등하는 흐름이긴 하다. 그러나 중위소득 가구가 접근하기엔 여전히 가격이 높아 매수 수요가 충분히 살아나기 어렵다. 전문가들이 대세 상승으로 연결되긴 힘들다고 분석하는 이유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현 상황에서 주택 매수 수요가 확연히 개선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최근 집값이 다소 오르긴 했지만, 대세 상승을 논하기는 이르다"며 "'데드캣 바운스'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데드캣 바운스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다가 잠깐 반등하는 상황을 칭하는데, 부동산 등 타 자산시장에서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 "죽은 고양이도 아주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튀어 오른다"는 월가 격언에서 비롯됐다. 

한 교수는 여전히 높은 금리와 침체로 이어지는 경기 흐름도 시장에 부정적이라고 짚었다. 주택대출 상환부담이 높을수록 소비자들이 선뜻 주택 매수에 나서기 어렵다. 안 좋은 경기도 소비자 주머니를 가볍게 해 주택 매수 여력을 낮춘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는 주택금융공사가 조사한, 지난해 말보다 현재 집값이 약간이나마 반등한 점이 오히려 주택 매수세 개선에 방해가 된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아직도 집값이 너무 비싼데, 최근 더 오르고 매도 호가까지 뛰면서 주택 매수세가 붙기 더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집을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거주 목적이 아닌, 갭투자를 노리는 다주택자들"이라고 했다. 여력이 있는 다주택자들이 대출규제가 완화된 기회에 한 채 더 사둔다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는 설명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규제 완화로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매수에 나서고는 있지만, 아직 매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주택 매수세가 본격 살아날 기세가 보이지 않아 대세 상승으로 연결되긴 힘들다"며 최근 집값 반등을 데드캣 바운스로 판단했다. 이어 "집값은 현재 수준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며 "경기침체가 일어날 경우 폭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 교수는 "파도가 다 지나간 뒤에 움직이는 게 현명하다"며 주택 매수를 검토하는 소비자들에게 신중할 것을 권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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