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연구정보원, 허위 사실 적어 도의원에 자료 제출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 2023-04-02 11:03:51

H업체, ENG대신 6mm형 카메라 요청 묵살
H업체, 최종 설계안 특정업체 사양 수두룩
교육연구정보원, 계약직공무원에 잘못 덮어 씌워

전라남도교육청 직속기관인 전라남도교육연구정보원이 허위 사실을 적은 업무보고 자료를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에게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전남교육연구정보원이 지난달 10일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미디어센터 추진상 장애 요인이 '임기제공무원의 방송사 수준의 무리한 UHD 기반 설계 요구'라며 특정 공무원 1명이 사업을 방해한 것처럼 적혀있다. 하지만, 이는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 전남교육연구정보원 총무과에서 수의계약을 한 설계사에게 요청한 수정요구안 내용에는 카메라 사양을 6mm 수준으로 다운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강성명 기자]

UPI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미디어센터 설계를 담당한 서울의 H업체는 해당 임기제공무원이 "촬영할 수 있는 인원이 1명 뿐이고 외부 촬영도 해야 하니 카메라 3대를 UHD ENG가 아닌 옛 6MM 수준의 핸디형 사양으로 다운시켜 달라"고 수정요구안을 전달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최종 설계서에 ENG카메라를 고집하는 수법으로 사업을 지연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직공무원이 예산을 고려해 방송사에서 사용하는 카메라 사양보다 크기와 성능을 낮춘 옛6mm형 카메라를 요청했음에도 전남교육연구정보원은 이를 감춘 채 계약직공무원이 방송국 수준의 고사양을 무리하게 고집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한 교육위원에게 제출한 것이다.

전남교육연구정보원이 계약직공무원 깎아내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도민의 대변인이자 집행부 감시 역할을 하는 도의원에게 허위 자료를 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달 1일 취임한 신임 전남교육연구정보원장은 왜곡된 사실 내용을 전달받고 도의회에 출석했다.

방송장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UHD ENG의 경우 6mm형 사양보다 보통 3~5배 이상, 많게는 10배 넘는 고가의 장비도 있고 보통 사용자의 입장을 고려한 설계를 한다"며 "사용자의 요청을 철저히 무시한 H업체의 설계 내역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남미디어센터 수의계약을 맺은 업체가 실무진이 요청한 내역을 무시한 채 UHD ENG 카메라 3대를 설계해 전남교육연구정보원 총무과에 납품한 내역서. [강성명 기자]

또 "ENG카메라 설계가 가용 인원이 적은 전남교육연구정보원 상황에는 맞지 않다"고 잘못된 설계를 꼬집었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ENG 카메라는 무게가 무거워, 촬영기자와 삼각대를 들어주는 보조인력 등 최소 2명이 있어야 외부 촬영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업체가 미디어센터 인력 현실과 예산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설계를 했음에도 연구정보원은 교육위원에 제출한 자료에 '임기제 공무원이 현재 방송 환경과 교육 여건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업체 행태를 삭제한 채 반대로 적어 제출했다.

H업체로 인한 추진상 장애 요인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남교육청과 연구정보원 등 임기제공무원 2명이 회의 때 "예산이 8억 원대 후반이다"고 말했음에도 H업체는 1차 16억9000만 원, 2차 15억4000만 원 등 수차례에 걸쳐 예산 부풀리기를 통한 업무 추진을 방해했다.

▲전남미디어센터 수의계약을 맺은 업체가 설계 내역을 확보예산 8억 원보다 두 배 넘는 16억 9000만 원으로 납품한 최초 내역서. [강성명 기자]

당시 임기제공무원 2명은 "확보된 예산 대비 2배 이상 넘게 뽑아온 설계 내역을 어떻게 검토하라는 것이냐"며 H업체를 향한 반발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H업체는 공식 회의석상에서 6mm형 카메라로 담당자의 요청사항을 반영하겠다 했지만 결과물은 전혀 반영하지 않는 비협조적이고 이중적 행태로 시간을 끌었다.

이런 식으로 H업체는 3개월 동안 수차례에 걸쳐 설계안을 수정했지만 결국, 화면을 전환하는 스위처의 경우 Ross회사 제품, 카메라의 경우 캐논이나 파나소닉 등 전범 기업의 특정 업체 사양을 반영해 설계를 지연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계약직공무원은 사업 지연으로 예산이 불용처리 될 수 있다는 교육연구정보원 총무과 압박으로 코너에 몰렸고 결국, 컨설팅 3곳 업체의 도움을 받아 H업체가 작성한 문제의 설계안을 변경했다.

하지만, 당시 전남교육청 감사실은 "일반인을 조사할 권한이 없다"며 H업체에 면죄부를 줬고 설계안을 변경한 해당 계약직공무원에게 오히려 사업 지연의 책임을 물어 경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린 뒤 계약 만료 처분했다.

계약직공무원은 감사 당시 조사의 공정성을 문제삼으며 H업체를 경찰에 고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묵살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도의회 한 교육위원이 제출받은 자료에는 H업체의 업무 추진 방해 관련 부분을 숨긴 채 임기제공무원의 잘못을 3페이지에 걸쳐 언급하고 모든 잘못을 계약직에 떠넘기는 허위 사실이 적혀 있다.

전남교육연구정보원 복수의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기 위한 자료로 교육연구과와 총무과가 협의를 거쳐 문구를 작성했고, 문구 표현에 있어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해당 계약직공무원에 대한 사과 여부는 내부 논의를 거친 뒤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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