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직에 비명계 인선…사무총장 유임에 분란 여지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03-27 14:18:44

李, 최고위원에 비명계 송갑석…"통합·탕평 고려"
김민석정책위의장·한병도전략위원장 등 계파 두루
공천 핵심 조정식 사무총장은 유임…탕평의미 반감
사법 리스크·개딸 등 李 퇴진 압박할 변수들 잠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 대변인 등 주요 당직에서 친명계를 빼고 비명계를 중용했다. 

'사법 리스크' 확산으로 사퇴 압박을 받았던 이 대표가 '친명 일색 지도부를 교체해야 한다'는 당내 의견을 수용하며 내홍 수습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비명계가 강하게 요구했던 조정식 사무총장은 유임됐다.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조 사무총장은 이 대표 핵심 측근이다. 비명계 반발에 따른 분란의 여지가 남은 셈이다. 

이 대표는 이날 신임 지명직 최고위원에 비명계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을 임명했다고 박성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당 대변인과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낸 송 의원은 최근 비명계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길' 등을 통해 이 대표 체제에 쓴소리를 내왔다. 

신임 정책위의장에는 3선의 김민석 의원(서울 영등포을)이 기용됐다. 김 의원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과 국회 보건복지위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정책위 수석부의장에는 재선의 김성주 의원(전북 전주병) 의원이 임명됐다. 김민석 의원과 김성주 의원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신임 전략기획위원장은 재선의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을)이 맡았다.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과 당 원내수석부대표 등으로 일했다.

대변인단도 대거 물갈이됐다. 이 대표 '방탄'에 앞장서 비명계로부터 사퇴 요구가 강했던 김의겸 대변인이 교체된 게 눈에 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 임오경 대변인도 물러났다. 박성준·한민수 대변인만 자리를 지켰다.

신임 수석대변인에는 재선의 권칠승(경기 화성병) 의원이 임명됐다. 권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냈다. 권 의원은 한 의원과 함께 문재인 정부 고위직 인사들의 정책 포럼인 '사의재'에 몸담고 있다.

박 대변인은 "안정, 통합, 탕평이라는 의미를 담은 인선"이라며 "이 대표는 인사에 대해서는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부결 후 내홍을 추스르기 위해 화합을 우선하며 당직 인선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편을 통해 이 대표 측근 그룹인 '7인회' 소속 김병욱·문진석·김남국 의원이 모두 2선으로 후퇴했다. 

이 대표가 이번 당직 개편으로 퇴진 압박에서 벗어났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거취를 압박할 변수들이 여전히 잠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1차 변수는 조 사무총장 유임이다. 박 대변인은 "사무총장은 당의 균형추 역할을 하는데 조 의원의 평이 좋다"며 "5선으로 안정을 추구하면서 당 화합을 이룰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명계 반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비명계가 이번 당직 개편의 핵심으로 공천 실무를 담당할 사무총장 교체를 꼽아왔기 때문이다.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민심이 흔들리고 있으니 변화하기 위해 (당직을) 교체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거기에 맞게 '방탄정당'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중요한 자리 인사를 보면 오히려 방탄정당을 강화한 듯하다"고 비판했다.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은 총선 때 공천관리위 부위원장을 맡아 실무를 관할한다. 공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인 만큼 비명계 진영에선 '사무총장 교체가 필수'라는 의견이 강했다. 이번 개편이 '반쪽짜리 인선'에 그치며 탕평 의미가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자체도 불씨로 남아있다. 이 대표가 지난 2019년 자신의 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의 증인을 상대로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 대표 측은 혐의를 반박하고 있으나 검찰은 녹음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인 '개딸'(개혁의딸)도 골칫거리다. 개딸들은 통제불능 상태다. 이 대표의 거듭된 자제요청도 먹히지 않는다. 개딸들은 이원욱·박용진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규탄 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친명계 김남국 의원과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개딸 대응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등 내부 논란도 번지고 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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