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치는 윤핵관, 남탓하는 친윤계…與 지지율 떨어지는 이유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3-23 14:35:05
장제원, 선관위 사무총장·직원에 버럭·반말 호통
장예찬 "천하람, 덩치에 걸맞게 조건없이 金만나야"
하태경 "젊은층 기대감 사라져…천아용인 중용해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23일 전북 전주에서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이 그동안 보여왔던 호남에 대한 마음, 애정과 진심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 대표 당선 후 첫 지역 행보는 호남"이라며 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표의 호남행은 당 지지율 하락의 위기감을 반영한 행보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민주화 운동 헌법 수록 반대' 발언으로 성난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이 이날 회의에 불참한 것은 호남 정서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최근 '복합 악재'로 지지율이 급락해 고전하고 있다. 이준석계가 전멸한 3·8 전당대회, 주 최대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은 MZ세대 이탈을 불렀다. 한일 정상회담은 반일 감정을 자극했다.
여당은 근로시간 개편을 둘러싼 혼선을 수습하며 MZ 표심을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적극적이다. 윤 대통령은 복지·노동 현장 종사자와 오찬을 하며 "일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하고 근로자 휴식권을 확실히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MZ세대의 실망감과 반감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다. 여당 주류인 친윤계와 '윤핵관' 이미지가 부정적인 탓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김 대표는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외치지만 주류 언행은 딴판이다.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일례다.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장 의원은 현안질의 중 박찬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이석한 것과 관련해 책상을 치며 소리를 질렀다. "제가 국회의원 12년 하면서 위원장의 허락 없이 이석하는 피감 기관장은 처음 본다. 사무총장 뭐하는 사람이냐. 국회를 뭘로 보는 거냐"라면서다.
장 의원은 "누구 지시를 받고 이석했냐"고 윽박질렀다. 박 총장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메모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장 의원은 "메모준 사람이 누구냐"고 추궁했고 해명에 나선 선관위 직원에게 "당신이 상임위원장이야"라고 반말로 호통쳤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회 출입은 안 된다"고 했다.
장 의원 관련 기사에는 비난 댓글이 꼬리를 물었다. "당에서 내보내야한다. 총선서도 배제해야한다", "인성 빵점인 자가 대통령 최측근으로 불러지는데 대해 창피하고 탈당하고 싶다", "장제원 수준을 보면 윤석열이 보인다", "보수의 품격을 무너트리는 것이다"는 등이다.
장 의원 때문에 윤 대통령도, 당과 보수도 욕을 얻어 먹는 셈이다. 김 대표도 같은 처지다. 장 의원은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의 한축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중진 우상호 의원도 지난 21일 국회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수석 전문위원을 향해 반말로 호통을 쳐 구설에 올랐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전날 우 의원이 갑질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장 의원 기사엔 "우상호, 저리 가라. 내가 너보다 한 수 위다"는 저격 글이 달렸다.
친윤계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을 향해 "덩치에 걸맞게 조건 붙이지 말고 그릇이 큰 모습, 만나서 조건 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와의 만남을 재촉한 것이다.
장 최고위원은 "김 대표 측에서 만남을 제의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천 위원장이 '들러리가 안 되겠다, 최고위원들 발언이 문제다'라고 하신다"며 "개인적으로 여기에 조건을 붙일 일인가 하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가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세력, 이준석 전 대표 포용에 선을 그으면서 청년 지지층이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에는 "크게 공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장 최고위원이 천 위원장에게 김 대표와의 만남을 촉구하는 건 '책임 전가'라는 평가가 앞선다. 그와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가 '이준석계 배척'을 공개 거론하는 상황이 더 큰 문제라는 시각에서다.
천 위원장은 지난 21일 "당내 개혁 세력 내지는 쓴소리하는 세력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지도부도 입장 정리가 잘 안된 것 같다"며 "서로 대등한 파트너라고 생각해야 논의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의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이준석계 공천 등 관계 설정에 대한 내부 방침을 결정하는 못해 천 위원장과의 만남이 표류하는 것으로 안다"며 "결국 대통령실이 풀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천아용인을 중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 의원은 청년세대 지지율 하락에 대해 "우리 당에 더 이상 어떤 젊은 층을 위한 변화, 개혁이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천아용인팀이 (전대에서) 약 15% 받았다"며 "당내 역할을 좀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여권 인사는 "정책 혼선은 일시적이지만 '꼰대·밉상 정당' 낙인이 찍히면 오래간다"며 "친윤계 핵심들이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지지율 회복은 어렵다"고 경고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