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 기소에도 대표직 유지…비명계도, 與도 "방탄"
서창완
seogiza@kpinews.kr | 2023-03-22 19:40:21
기소시 당직정지 예외적용…기동민·이수진도 해당
기소 7시간만…비명 반발 "결론 정해놓고 몰아가"
비명 당원 300명, 23일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계획
與 "李 방탄 앞에 정당민주주의 또다시 무너졌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의혹 등으로 이재명 대표를 검찰이 기소하자 발빠르게 대응했다. '기소 시 당직 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의 예외 조항을 적용해 이 대표의 대표직 유지를 공식화했다. 이 대표가 기소된 지 불과 7시간만이다.
검찰 기소가 예고된 만큼 지도부가 사전 대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 운영의 발목이 잡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속도전을 벌인 셈이다. 하지만 비명계가 절차상 당내 의견수렴 과정이 없었다며 반발해 당이 다시 내분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조짐이다.
당헌 80조는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만든 '반부패 혁신안'의 대표 내용이다.
그러나 지난해 8·28 전당대회 기간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당헌 80조를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자 당은 검토에 나섰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취임을 앞두고 벌써 방탄을 준비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그치지 않았다.
당시 당 비대위는 논란 끝에 적용 예외 판단 주체를 윤리심판원에서 당무위로 바꾸는 80조 3항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정치 탄압으로 인정될 경우 직무 정지를 면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두는 것으로 개정된 것이다.
그런데 이 대표가 첫 수혜자가 되면서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계파 갈등은 격화할 전망이다. 이 대표 방탄을 위해 부정부패 혁신안 골자인 당헌 80조가 무력화된 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검찰 기소 직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재명 지키기' 플랜에 들어갔다. 회의에선 당헌 80조 적용 여부를 결정할 당무위를 이날 오후 5시에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무위는 유권해석을 통해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기소에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는 만큼 대표직을 정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당헌 80조3항에 따라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의결해 80조1항에서 규정한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고 각급 윤리심판원에 조사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모두가 예상한 상황이라 오래전부터 기소되면 신속히 당무위를 열어 의결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비명계는 즉각 "당헌 80조와 함께 민주당 윤리규정이 완전히 사문화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종민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마치 이 대표나 측근들이 결정을 내려놓고 그리로 몰고 가듯 해서 '방탄' 의혹을 받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명계 진영에선 통상 당무위가 열리기 이틀 또는 사흘 전 소집을 공고했던 것과 달리 지도부가 이례적으로 당일 연 것에 대해 절차를 문제 삼은 목소리도 나왔다.
비명 성향의 권리당원 300여 명은 이 대표의 직무를 정지시켜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오는 23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낼 계획이다.
당무위 의장은 이 대표다. 하지만 박홍근 원내대표가 대행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표는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당무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셀프 구제'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당무위는 라임 펀드 사태의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뒷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기동민·이수진 의원에 대해서도 당헌 80조의 예외조항을 적용하기로 했다. 두 의원 모두 부당한 정치 탄압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 덕분에 다른 의원들까지 '방탄 수혜'를 입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방탄 프레임'으로 맹공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예상했지만 대한민국 정당민주주의는 또다시 이재명 방탄 앞에 무너졌다"며 "체포동의안 부결 때 보았던 실낱같던 민주당의 양심도 찾을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유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군사작전 하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당무위를 소집했고 속전속결로 당헌 80조 제3항을 적용해 이 대표에 대한 방탄막을 정비했다"고 몰아세웠다.
앞서 김기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기소되면) 더는 민주당의 대표를 수행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KPI뉴스 /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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