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부산대병원, '직장내 괴롭힘' 원로교수 징계 왜 계속 미룰까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 2023-03-11 16:49:04
병원장 4월 교체 시기에 '설왕설래'…"인사위원 일정 조정하느라"
양산부산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부자(父子) 관계 교수의 전공의(레지던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UPI뉴스 3월 9일자 '양산부산대병원 원로교수의 갑질' 보도)과 관련, 대학병원 측이 고충처리위원회의 징계 회부 결정에도 한달이 넘도록 인사위원회를 미루고 있다.
인사위원회 위원장은 병원장으로, 김건일 병원장이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을 감안하지 않고 오는 4월 퇴임을 앞두고 문제의 '원로 교수'와의 껄끄러운 관계를 최대한 피하려는 술수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지난 1월 초에 피해 전공의 3명이 고충처리위원회에 신고한 이후에 '원로 교수'가 이를 철회토록 강요하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향후 대학병원 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11일 양산부산대병원 등에 따르면 이 대학병원 고충처리위원회(병원폭력방지위원회)는 지난달 3일 회의를 열어, 부자 관계인 김모 교수 2명이 △폭언 △부당업무 지시 △사직서 강요 등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고충처리위원회는 "업무상 적정행위를 넘어 신고인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고, 신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을 주었다"며 특히 고충처리 요청을 취소토록 강요한 행위는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명시했다.
김건일 병원장은 이 같은 고충처리위원회의 결정을 닷새 만인 2월 8일 통보받았으나, 여태까지도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고 있다.
취재진이 대학병원 측에 확인한 결과, 징계위원회 개최 날짜는 4월 8일로 잡혀있다. 징계 사안이 발생하면 한 달 안에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통상의 절차와는 다른 특이한 사례다.
이번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2명의 교수 가운데 아들 교수는 지난 1월 최종적으로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해 병원을 떠났기 때문에, '원로 교수'의 징계만 남아 있다.
대학병원 측은 '부자 교수'의 직장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취재가 본격 시작된 이번 주초에, 부랴부랴 피해 전공의 3명에 대한 '임시 파견 근무'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들은 길어야 4개월 안에 다시 양산부산대병원으로 복귀해야 한다. "장난치나 이것들아-내가 만든 의국"이라며 사직을 강요했던 '원로 교수'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해당 병원에서 정상적 수련 활동을 받으며 '졸국'(전공의 수련 과정 졸업)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 전공의는 아예 다른 대학병원으로 '이동 수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양산부산대병원은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특히 '이동 수련'은 해당 대학병원의 적극적 동의를 전제로 보건복지부의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면밀한 조사를 거쳐 결정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산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징계위원회의 '늦장 개최' 지적에 대해 "인사위원회 참여 교수들의 일정을 조정하느라 늦춰졌을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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