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수박색출' 이재명 책임론↑…유인태 "즐기다 마지못해 말려"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3-07 10:11:12
文·이낙연 등 '수박 7적 처단' 포스터…내분 격화
이상민 "'짜고치는 고스톱' 생각 당원·의원 있다"
"개딸 행태, 중도층에 거부감…당 지지율에 악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적극 지지자인 '개딸'(개혁의 딸)에 대한 반감과 우려가 번지고 있다. 중도층을 밀어내는 '개딸 리스크'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둔 민주당으로선 큰 부담이다.
'개딸 리스크'는 한동안 잠복하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직후 전면화했다. 이탈·반란표를 찾겠다며 대대적인 '수박 색출' 작업을 진행 중인 탓이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뜻의 은어다. 주로 비명계에 대한 멸칭으로 쓰인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도 타깃이 됐다. 두 사람이 포함된 '국짐(국민의힘 비속어) 첩자 수박 7적(敵)' 명단이 유포되고 있다. 친명·비명 간 반목·갈등이 수습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통제불능' 개딸에 대해 이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이유다.
당내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7일 CBS라디오에 나와 작심한 듯 쓴소리를 던졌다. "(이 대표가 개딸들의 행보를) 바로 말려야지 한참 지나서 (첩자 7적 포스터, 수박 깨기 퍼포먼스 등) 저렇게까지 진행된 다음에 마지못해 (만류)하는 것처럼 비친다"는 비판이다.
유 전 사무총장은 "문재인 대통령도 강성 지지층을 '양념'이라고 한 것이 큰 실수였듯, 지금 저런 데 끌려 가지고는 희망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내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을 중단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는 당부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비명계를 찍어누르려는 개딸들의 무력시위는 격화하는 분위기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 대표의 SNS 메시지를 두고 "저렇게 하는 걸 좀 즐기다 '이거 좀 너무 나가니까 이거 좀 말려야 되겠구나' 한 것으로 보여졌다"며 "당사 앞에서 뭘(수박) 깨고 하는 집회를 할 때 그 때 말렸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대표가 지금의 스탠스로 총선까지 임할 수 있겠느냐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의원들 숫자가 꽤 된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에서 '수박 7적' 명단을 두고 "문 전 대통령은 퇴임해 조용히 계시고 정치적 입장에 대해서는 내놓은 것이 없는데 7적이라니 아주 과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왜 이 전 대표를 지목했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수박 7적' 명단엔 문 전 대통령, 이 전 대표와 함께 비명계 강병원·김종민·윤영찬·이상민·이원욱 의원이 올랐다. 포스터엔 7명 얼굴과 지역구, 휴대전화, 업무용 번호 등이 적혔다.
포스터에는 "자당의 당대표를 불법조작 체포시도해 적폐 검찰이 창궐하게 했다"며 "국민의힘과 내동해 윤석열 정권을 공동창출한 1등 공신"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자제 요청을 뒤늦게나마 한 건 다행이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갔어야 한다"며 "무슨 효과가 있느냐, 소위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 이런 생각을 가진 당원이나 의원들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개딸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은 당 지지율에 악재로 작용해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개딸의 과격한 행동은 진보층에겐 시원하겠지만 중도층에겐 거부감을 일으킨다"며 "또 비명계 반격 등으로 내분이 깊어지면 지지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가뜩이나 '사법 리스크'가 큰 이 대표가 개딸과 '한몸'처럼 움직이면 당 지지율에 악영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2.1%포인트(p) 오른 44.3%였다. 반면 민주당은 3.2%p 내린 40.7%였다.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와 표결 후 '수박 색출', '반란표' 논란 등 당내 내홍이 지지율 급락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7일~3일 전국 18세 이상 200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