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남 4개 농협, '100억원 대출' 적정성 논란

박유제

pyj8582@kpinews.kr | 2023-02-28 16:58:55

대우조선 협력사 법인 ㈜대협, 기숙사 짓겠다며 농협 분산 대출 
공시지가 2억 감정평가액은 190억…대출 절반 대환대출로 사용
이자 3억 연체에도 무조치…해당 농협 "채권추심 본점으로 이관"
"대출규정·상식 벗어나" vs "감정평가액 맞춰 이뤄진 적법 대출"

경남지역 4개 농협이 공시지가 2억 원 가량에 불과한 거제시내 야산을 담보로 100억 원을 대출해 준 것으로 드러나 대출 특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농협과 채무 관계자는 감정평가액에 맞춰 적법하게 이뤄진 대출이라는 입장이다.

▲ 대협 100억 대출에 동참한 지역농협의 한 곳 [박유제 기자] 

2일 UPI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진주와 창원에 있는 농협 4곳이 2020년 12월을 전후로 거제 대우조선해양 협력사들이 만든 법인 ㈜대협의 부동산을 담보로 100억 원을 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협'이 거제시 아주동 산50번지 일원의 4만1000㎡의 임야 등에 주거형 기숙사 건립 사업비로 신청해 받은 대출액은 △진주 A농협 35억 △진주 B농협 12억 △진주 C농협 16억 △창원 D농협 37억 원 등이다.

대협은 앞서 지난 2015년 5월부터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직원들을 수용하기 위해 이곳에 주거형 기숙사를 건립을 추진해 왔다. 거제시도 경사도가 높은 임야 등임에도 당시의 숙소난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성을 인정해 경사도 완화 심의를 거쳐 사업을 승인해 줬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 186개 협력사 중 134개 사가 1600실을 신청하는 등 사업전망이 비교적 밝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조선 경기 침체로 인한 협력업체 부도와 임금체불 등이 잇따르고 협력사 직원들이 거제를 빠져나가면서 사업추진이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2020년 2월에는 착공계를 제출하는 등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되는 분위기였지만, 부지 매입을 위한 대출금 반환 등 자금난까지 겹치면서 7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거제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협의 착공계 접수 후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듯 보였으나 일부 토목공사 외에는 지금까지 공사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자 자금난 해소를 위해 부동산 담보대출을 추진한 대협은 자본감식으로 대출이 어렵게 되자 자회사인 ㈜부경GNC를 설립, 부경GNC를 채무자로 하고 대협이 담보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100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사업부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임야의 경우 산50번지 일대 정부의 공시지가는 2022년 기준으로도 ㎡당 4140원에 불과했다. 사업 부지 4만1000㎡로 따져보면 1억7000만 원에 못 미쳤지만, 감정평가액은 190억2700만 원으로 나왔다.

담보 목적의 감정평가액이 이렇게 높게 나온데 대해, 감정평가사는 사업권과 인근 부동산 매매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해당 농협 관계자도 "(사업 인허가 등으로)공시지가와 감정가액의 차이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며 "대출은 절차대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직 농협 감사인 E 씨는 "공시지가와 감정가의 차이는 당연히 인정할 수 있지만, 공시지가 2억 짜리 부동산을 담보로 100억 원의 대출이 이뤄졌다면 누가 봐도 대출규정이나 상식과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 거제시 아주동에 있는 대우조선 협력사 직원 기숙사 건립예정 부지. [카카오맵 캡처] 

그런데 대협이 기숙사 건립을 목적으로 대출받은 100억 중 절반 이상은 부지 매입 당시의 대출금 반환으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숙사 건립을 위한 대출이 일종의 '대환대출'로 뒤바뀐 셈이다.

이에 대해 대협 관계자는 "대출받을 당시 기존 채무를 갚아야 한다는 농협 측의 요구가 있었고, 50억 정도의 채무상환 후 20억 원은 토지매입비로 사용했고 6개월 간의 선이자를 납부하기도 했다"고 그 경위를 해명했다.

이자 연체에 대한 농협 측의 대응도 논란이다. 법적 채무자인 부경GNC와 대협은 최근 수개월째 대출이자를 내지 못해 이자와 연체이자가 3억 원 이상 밀려 있다. 그런데도 해당 농협들은 지금까지 채권회수를 위한 법적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다.

통상 1개월 연체 시 연체사실을 통보하고 3개월 연체 시 법적 조치를 예고한 뒤 6개월 이자 체납 시 경매 처분까지 들어가는 게 통상적인 절차다. 이자와 연체이자 가산금 등을 환산하면 6개월 이상 이자납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농협 측은 이자납입 독촉 외의 별다른 조치는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대출을 해 준 농협 지점 관계자는 "이자 연체 등 채권추심은 본점으로 이관한 상태라 더 이상 말씀드릴 것이 없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또 다른 농협 관계자도 "대출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설명드릴 수 없다"며 담보대출 과정과 문제점 및 채권회수 계획 등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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