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팬카페에 오른 '총선 낙선 의원 명단'…반란표 색출 난리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2-28 14:21:18

42명 이름·지역구 명시…개딸, '수박 리스트' 공유
여러 버전 '반란군 살생부' 돌아…전화번호도 공개
최강욱 "살생부 바람직하지 않아"…이경 "멈춰달라"
이재명 "나 대신 물가 잡아라"…'거취' 질문엔 함구

더불어민주당은 28일 '무더기 반란·이탈표'로 몸살을 앓았다.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이 난리를 쳤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기권·무효표를 던진 의원들을 찾는다며 대대적 '수박 색출' 작업을 벌였다. "총선 공천에서 심판해야 한다"고 이유에서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은어다. 비명계에 대한 멸칭으로 쓰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온라인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 28일 공유된 '총선 낙선 대상 의원 명단'. [재명이네 마을 캡처]

이 대표 온라인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총선 낙선 대상 의원 명단'이 공유됐다. 명단에는 42명 이름이 지역구와 함께 명시됐다. 

박용진·설훈·윤영찬·이상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이 대표를 공개 비판하거나 쓴소리를 했던 인물이 다수다. 친문계도 올랐다. 대부분 비명계로 꼽힌다. 한마디로 '수박 리스트'다.

이 대표와 당 지도부는 개딸 눈치를 보며 요구를 대부분 수용해왔다. 그런 만큼 '수박 리스트'는 공천 국면에서 일정 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총선용 '살생부'가 되는 셈이다. 해당 게시물에는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낙선", "수박을 쳐내야 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명단에 오른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에 어떻게 투표했는지는 당사자만 알 수 있다. 무기명 비밀투표이어서다. 그런데도 강성 지지자들이 확인, 검증 없이 리스트를 퍼뜨린 건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파 갈등을 부채질하는 자충수"라는 비판도 높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민주당 낙선 명단' 등의 제목으로 의원 46명의 신상정보를 담은 이미지 게시물도 유포됐다. 지난달 비명계 주축으로 구성된 '민주당의 길' 멤버가 대거 포함됐다. 홍영표, 이원욱, 김종민 의원 등이다.

강성 지지층은 '반란군 명단', '살생부' 등으로 부른다고 한다. 버전은 여러가지다. 의원 이름, 지역구는 물론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단도 있다.

친명계는 살생부 부작용을 우려해 자제를 요청했다. 최강욱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심정이야 충분히 느낄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것이 특정인들에 대한 어떤 명단공개나, 확인이나 이런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 출신인 이경 상근 부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30~40명, 살생부 같은 의원 명단을 만들면 이 대표를 옹호했던 의원들마저 등을 보일 수 있다"며 "그러지 말아달라고 개딸(개혁의 딸)과 양아들(양심의 아들)에게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오히려 국민의힘이 즐거워하고 바라는 분열로 갈 뿐"이라고 했다.

비명계 주축 '민주당의 길'은 이날 비공개로 만찬 모임을 가지려다 취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이 대표가 당대표 선거에 나설 당시 '사법 리스크'를 들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개딸들을 의식해 만찬을 취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대표는 당 안팎의 논란에도 이날 예정된 민생 행보 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표는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수색초등학교를 방문해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진단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를 찾아 조리실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급식 노동자들이 처한 환경이 매우 열악하고 2021년부터 열 명 중 세 명 이상이 폐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며 "민주당에서 급식실 상황을 체크하고 노동환경 개선이나 건강 진단 문제를 정책적으로 논의해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을 잡느냐 못 잡느냐 이런 문제보다는 우리 물가도 잡고 경제도 개선하고 사람의 삶도 더 낫게 만드는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향후 거취 문제, 비명계와의 소통 계획 등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쳤으나 함구로 일관한 뒤 자리를 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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