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대오 깨진 민주 시계제로…이재명 사퇴론에 내전 불가피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02-27 20:17:39

이탈 최소 31명, 내용상 '가결'…정족수 10표 부족
사법리스크·총선 불안감 반영…李사퇴 요구 거셀듯
친명계, 비명에 반감…개딸들, 이탈표 색출 작업
李 "영장청구 부당함 확인, 더 소통"…버티기 모드

더불어민주당이 '시계(視界) 제로' 상태에 빠졌다. 27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의 후폭풍은 가늠키 어렵다. 표결 내용을 보면 사실상 '가결'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날 표결은 재석 297명에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명으로 나왔다. 가결 정족수에 딱 10표 모자란 '아슬아슬한' 부결이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후 취재진과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의원은 169명이다. 최소한 31명이 찬성·기권·무효로 이탈한 것이다. 더욱이 친여 무소속 의원이 7명이고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부결 투표를 예고한 터다. 이를 감안하면 이탈표는 30명대 후반에 달한다. 

이탈표는 이 대표에 대한 불신임으로 볼 수 있다. 당내에선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사법 리스크'와 '방탄 프레임'에 대한 우려가 쌓일대로 쌓인 상태다. 내년 총선을 위해선 이 대표가 물러나야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 대표가 있는 한 당 지지율 제고가 어렵고 총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의 위기감은 상당하다고 한다. 그런 만큼 이탈표는 이 대표에 대한 비명계 비토론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선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당 지도부와 친명계는 검찰 수사에 맞서 단일대오를 독려하며 '압도적 부결'을 자신해왔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탈표에 대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비명계는 이번 표결에서 광범위한 '반 이재명 정서'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 대표 사퇴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대표가 비명계 요구를 수용해 사퇴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버티기'를 통해 당권을 틀어쥐어야 리더십을 유지하며 검찰 수사와 재판에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친명계는 예상 밖 이탈표에 허를 찔린 듯 비명계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은 권리당원 게시판 등을 통해 이탈표 색출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비명 간 반목이 커지면서  당내 분열은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검찰이 이 대표에게 다른 의혹으로 영장을 재청구할 수 있다. 추후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이 다시 이뤄지면 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비명계 진영에선 "다음 번 검찰이 이 대표 체포동안을 국회로 보낸다면 100% 가결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계파 갈등에 따른 내분이 길어지면 분당 목소리가 분출하는 시나리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 대표는 본회의 안건 처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체포동의안을 부결하게 해 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며 "검찰의 영장 청구가 매우 부당하다는 것을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확인해줬다"고 자평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정적 제거, 야당 탄압, 전(前) 정권 지우기에 들이는 에너지를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데에도 좀 더 써주시길 당부한다"며 "이런 일로 정쟁하기엔 세상일이 너무 힘들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내와 좀 더 소통하고, 많은 의견을 수렴해 힘을 모아 윤석열 독재정권의 검사 독재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탈표가 많이 나올 것을 예상했느냐", "비명계에서 거취 표명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탈표가 비토의 의미라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이 대표가 '2선 후퇴' 등을 요구하는 비명계 사퇴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대여 강경 투쟁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친명계와 강경파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도입 등을 주장하고 있다.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하루 만에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사태도 민주당에겐 대여 공세의 호재다.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 등 쟁점 법안 처리도 대기상태다. 이 대표가 밖으로 전선을 확대하면 정국 경색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