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있는도서출판, '을묘사직소-조선을 움직인 한 편의 상소' 출간
박유제
pyj8582@kpinews.kr | 2023-02-23 16:19:21
지금의 정치권에는 '직언(直言)이 사라졌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돈다. 여야를 불문하고 대통령이나 당 대표의 정치적 이슈가 터질 때마다 '호위무사'처럼 감싸고 돌기 일쑤다.
권력자를 향한 직언이 사라진 지금, 서슬 푸른 칼날이 쏟아졌던 조선시대 명종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한 유학자의 직언을 재조명한 책이 다음 달 1일 출간된다.
경남 창원에 소재한 '뜻있는도서출판'은 남명(南冥) 조식(1501~1572) 선생의 상소문을 쉽게 풀어쓴 132쪽 분량의 '을묘사직서, 조선을 움직인 한 편의 상소'를 펴냈다. 남명 선생의 글을 풀어쓴 이는 출판사의 이상영 편집장이다.
'뜻있는도서출판'이 야심작으로 출간하는 이 책은 잘못된 정치와 권력을 독점한 임금에게 벼슬을 마다하고 문제를 제기한 '충신의 교과서'로 평가받을 만하다.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상소의 형식은 막 제수받은 현감 직을 사직하는 사직 상소였으나 그 내용은 격렬했다. 임금인 명종을 어린아이라고 말하고 대비인 문정왕후를 과부라고 말한다. 곧 임금은 임금이 아니고 대비는 대비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권력을 독점한 권신(權臣)들을 향해서는 '야비한 승냥이 떼'라는 독설을 퍼붓는다.
왕조 시대 임금의 권위를 생각하면 이 상소문은 조식이 자신의 목을 잘라 올려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당대의 학문인 유학의 이념과 논리를 바탕으로 치밀한 논리를 전개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지식인은 많지만 지성인이 부족한 시대, 때로는 공인이라는 이름 뒤에 숨고 때로는 전문가라는 이름 뒤로 물러하는 시대, 해야 할 말을 하지 않는 시대, 곡학아세(曲學阿世)와 견강부회(牽强附會)가 판을 치는 시대에 조식의 '을묘사직서'가 소중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남명 조식은 1501년 지금의 경남 합천군 삼가면인 '삼가현'의 회가에서 태어나 경상도 일대의 산림에 머물며 학문에 몰두했던 유학자다.
성리학 이론보다는 실천을 더 중시했던 조식은 10여 차례의 벼슬을 제수받았지만, 단 한 번도 벼슬길에 나가지 않은 채 1572년 지금의 산청군 시천면인 진주목 덕산동의 산천재(山天齋)에서 일생을 마쳤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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