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면 지옥 시작"…경남도청 공무원노조 게시판에 잇단 폭로글

박유제

pyj8582@kpinews.kr | 2023-02-07 15:12:37

"커피 심부름에 밤늦게 전화…사업소 여직원 의원면직"
"익명 신고해도 비밀보장 안돼"…근본대책 마련 시급

최근 경남도 출자출연기관인 경남FC의 직장 내 성희롱과 갑질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경남도청 안에서도 일부 간부 공무원들의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도청 공무원노조 게시판에는 간부 공무원의 갑질에 의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글이 최근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간부 공무원이 직원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키는가하면, 사무실 안에서 고성을 지른다는 글에서부터 노조가 나서 갑질 행위를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 경남도청공무원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갈무리 

여성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한 조합원은 지난 6일 게시판에 '퇴직을 앞두고 있는 직장 상사가 미혼이든 기혼이든 본인 마음에 들면 술 먹고 밤에 전화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또 '퇴근 후 전화하는 것만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다'라고 밝혀 또 다른 비위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글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고 있지만, 조직차원에서는 할 수 있는게 없다는 얘기들이 많다"며 "직장 내 괴롭힘 실체를 낱낱이 보여주기 위해 본인이나 주변 동료가 괴롭힘을 당한 사례가 있으면 글을 작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당장 고발하라'거나 '터질게 터진다'라는 동조의 글에서부터 '사업소 여직원은 의원면직까지 했다'는 조합원도 있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상급자가 자신에게 직급을 생략한 채 "어이, 야, 너 등으로 부르며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네가 제대로 하는 일이 뭐가 있느냐'고 폭언을 쏟아냈다"고 했다.

부서 서무 업무를 맡고 있는 한 직원은 "개인비서도 아닌 서무가 굳이 아침마다 신문, 물, 커피를 쟁반에 받쳐서 가져다드리는 거 싫다"면서 "식었으니 다시 가져와라, 오늘은 믹스커피로 가져다 달라고 요구한다"고 전했다.

▲ 제10대 경남도청노조 출범식 [경남도 제공]

'의원면직'이라는 닉네임 작성자는 '당신과 나, 누가 비정상일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눈뜨면 지옥이 시작되는 것 같아서 무섭다"며 '유서' 등 극단적 표현까지 담아 우려를 낳았다.

이 밖에도 직장내괴롭힘 신고 방법을 문의하는 몇몇 공무원도 있었고, 담당공무원이 내선 전화번호를 안내하며 신고를 독려하는 글도 올라왔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보복이나 불이익을 당할까 제대로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관련부서에 익명으로 신고를 했지만, 상급자에게 혼이 났다거나 '비밀 보장은 안 되고 입장만 난처해 진다'는 글이 다수였다.

한편 경남도청에서는 지난 2019년 7월 21일 직장내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한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충격을 준 바 있다.

경남도청공무원노조도 사건 발생 5일 만인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내괴롭힘 재발방지를 위한 경남도의 특별대책을 촉구한 바 있지만, 지금까지 근본적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